직급 줄이고 능력 우선…유통가, 인사 실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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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줄이고 능력 우선…유통가, 인사 실험 나선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12.27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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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롯데, 인사 체계 간소화해 성과주의 강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CJ, 롯데 CI ⓒ각 사

유통업계가 급변하는 환경에 발맞춰 인사 체계를 손보고 있다. 특히 직급 체계를 간소화하거나 통합해 능력·성과 중심의 민첩한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CJ그룹과 롯데그룹은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인사 체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우선, CJ는 오는 2022년 1월부터 6개 임원 직급(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다. 단일 직급인 경영리더(임원)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보직에 오르게 된다. 체류 연한에 관계없이 부문장이나 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역량 있는 인재의 조기발탁과 경영자 육성 시스템이 구축된다는 게 CJ의 설명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은 기존 7단계이던 직원 직급을 전문성, 리더십 등 구성원의 역량·역할 중심의 ‘Associate-Specialist-Professional’ 3단계로 축소하고 승진에 필요한 최소 근무연한을 철폐했다. CJ CGV와 CJ푸드빌도 젊은 인재의 빠른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7단계에서 4단계로 직급 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CJ는 임원 직급 단일화를 인재육성 시스템 개선의 선도 조치로 시행하고, 이후 일반직원들의 직급체계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도 오는 2022년 1월부터 롯데쇼핑을 시작으로 전 계열사 직급을 한 단계씩 간소화한다. S1·S2(차부장급)로 나눠진 수석 직급이 하나로 통합되며, 기존 사원(A)·대리(SA)·책임(M)·수석(S2·S1) 5단계로 나눴던 직급은 4단계로 줄어든다. 통상 S1이 3년, S2가 4년으로 임원에 오르기까지 최소 7년이 걸렸으나 이번 직급 통합으로 그 기간도 줄어들게 됐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호칭을 변경하는 곳도 있다. 이마트는 최근 과장, 부장과 같은 직급 대신 ‘님’을 붙여 부르는 방식의 호칭제를 도입했다. 직급 호칭제를 없앤 건 이마트 창사 이래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사원부터 대표이사까지로, 직급, 직책, 나이에 상관없이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호칭하기로 했다.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유통 기업들이 이 같은 변화에 나선 데는 젊은 직원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기업 내 공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늘며 기존 연공서열제가 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말 기준 CJ그룹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자) 구성원 비중은 75%로 4년 전인 2017년(65%) 대비 10%p 증가했으며 특히 1990년대생 비중은 22.1%에서 37.3%로 약 15%p 급증했다.

CJ 관계자는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있다”면서 “그룹의 인적 구성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나 조직문화도 구성원 특성에 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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