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고분양가 논란, 국방부 고도제한 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힐스테이트 더 운정'(시행사 하율디앤씨·시공사 현대건설) 오피스텔 분양현장에서 또다시 잡음이 발생했다. 악성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상품권 증정'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앞서 정당계약을 체결한 기계약자들 사이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지난 28일부터 이날까지 미계약 호실에 대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 내 계약자들에게는 신세계상품권 50만 원이 제공된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이 이 같은 이벤트를 실시하는 이유는 잔여 세대가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적체되기 전에 빨리 털기 위해서로 보인다.

해당 단지는 지난 7~11일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정당계약에서 높은 분양가에 부담을 느낀 계약 포기 가구가 다수 나오면서 완판에 실패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과정에서 1000실 안팎 규모 미계약 물량이 나왔다. 또한 현재 실시 중인 '초치기 청약'(계약금 입금순으로 당첨 자격 부여)을 통해 'RR'(로얄동·로얄층) 물량 일부를 해소했으나, 아직도 수백여 세대가 미계약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당초 '중도금 60% 중 50% 무이자·10% 자납'을 '중도금 60% 무이자'로 변경한 데 이어, 궁여지책으로 '줍줍'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상품권까지 증정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중 상품권 증정 혜택이 기존 정당계약자들에게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기계약자인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주민은 "시행사가 정당계약자들은 '나 몰라라'하면서 초치기 계약자들만 챙기고 있다"며 "고분양가임에도 분양 초기 선뜻 계약한 사람들부터 챙겨야지 이거 완전 거꾸로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기계약자는 "시행사가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으니까 완판이 빨리 안 될까봐 별 수작을 다 부리는 것 같은데, 왜 줍줍 계약자들에게만 상품권을 주느냐. 우리가 호구냐"며 "이러다 일산에 탄현 두산위브더제니스처럼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 할인 분양까지 할 판이다. 지금 돌아가는 걸 보면 그때 가서도 기계약자들만 뒷통수를 맞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한 지역 주민은 "애초부터 분양가를 낮춰서 공급했어야지 이런 뒷말이 안 나오지, 분양 대행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 고생하고, 수요자들은 수요자들대로 원성이 높고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난 계약을 포기해서 그냥 관망하고 있는데, 만약 계약을 했다면 집단민원이라도 넣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힐스테이트 더 운정의 한 분양 관계자는 "상품권 증정 행사는 미계약 물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국방부-파주시 간 소송으로 분양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에 대한 사과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현재 '똘똘한 한채' 계약(미계약 호실 계약)은 순항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