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결산-자동차] 생산 감소에도 친환경·수입車 ‘쾌속질주’…틈새시장 공략 성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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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결산-자동차] 생산 감소에도 친환경·수입車 ‘쾌속질주’…틈새시장 공략 성과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12.3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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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에 생산량 지속 감소…더욱 어려워진 마이너 3사
친환경차, 연 20만 대 시대 개막…순수전기차 비중도 30% 넘어
수입차·프리미엄 성장세 견고…30만 대 달성은 내년으로 미뤄
틈새 시장 파고든 캐스퍼…경차 설움 씻고, MZ세대 놀이터 부상
경영난 쌍용차…수입차에선 재규어랜드로버·푸조시트로엥 열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올 한해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 등의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으로 인해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프리미엄과 친환경 시장 확대 등에 적극 발맞추며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등 '위기 속 기회'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시사오늘〉은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마무리하며, 자동차 시장 내 주요 이슈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반도체 수급난에 생산량 지속 감소…더욱 어려워진 마이너 3사


지난해 12월 XM3의 첫 유럽수출 선적이 이뤄지는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지난해 12월 XM3의 첫 유럽수출 선적이 이뤄지는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처음 마주한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까지 겹치며 부진을 이어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1% 감소한 314만322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2%에 달하는 낙폭을 겪은 데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특히 내수 시장의 부진이 뼈아팠다. 기아 스포티지와 K8, 현대차 아이오닉5와 캐스퍼 등이 새롭게 출시되며 시장 내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이 뒷받침되지 못해 물량 적체가 심화되는 등 그 효과가 반감됐다. 기존 메이커별 볼륨 모델들의 출고도 원활치 못해져 내수시장 판매량은 11월 누적 기준으로 11.3% 감소한 131만 대 수준에 그쳤다. 

문제는 신차 호재가 부족했던 마이너 3사들의 판매 급감이 두드러졌다는 데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내수 판매 낙폭이 한자릿수에 그쳤지만, 후발주자들은 △한국지엠 -29.7% △쌍용차 -36.4% △르노삼성 -38.7% 등의 심각한 부진을 내비쳤다. 업체별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심화됐음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르노삼성은 생산량 측면에서 XM3 수출 본격화로 3.7% 증가했다는 점을 위안 삼을 수 있었다.

 

친환경차, 연 20만 대 시대 개막…순수전기차 비중도 30% 넘어


놀라운 점은 생산 감소 등의 당면 위기 속에서도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졌다는 데 있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올 11월까지 41.3% 증가한 21만278대를 기록, 연간 첫 20만 대 시대를 열었다. 

하이브리드 차종 위주의 친환경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1년새 19.6%에서 32.3%까지 치솟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전기 신차들과 포터EV와 봉고EV 등 1톤트럭의 판매호조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세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통용된다. 올 11월까지 수입 친환경차 판매량은 8만9974대를 기록, 2배 넘게 급증했다. 해당 기간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25만2242대로 3.6% 올랐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는 친환경차가 이끈 셈이다.

 

수입차·프리미엄 성장세 견고…30만 대 달성은 내년으로 미뤄


수입차 시장은 친환경 바람과 함께 보복소비, 소비 양극화 현상 심화등의 트렌드와 맞물려서도 그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연간 24만4780대 규모였던 수입차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는 27만 4859대로 연간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고, 올해도 11월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3.6% 증가세를 내비치며 예년 실적을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연초 기대를 모았던 30만 대 달성은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어려워졌다. 다만 이같은 기세라면 내년 30만 대 달성은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입차 시장 내에서는 1억 원 이상 고가 차량의 판매 역시 급속하게 늘고 있다. 올 11월까지 판매된 1억 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대수는 5만9435대로 전체 판매 비중의 23.6%를 차지한다. 올해 수입차 고객 4명 중 1명은 1억원 이상의 고가차량을 구매한 셈으로, 시장 내 구매여력을 갖춘 소비자들과 그 수요가 충분함을 입증한다.

 

틈새 시장 파고든 캐스퍼…경차시장 설움 씻고, MZ세대 놀이터 부상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트리 SUV 모델 '캐스퍼'(CASPER)의 외관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차 엔트리 SUV 모델 '캐스퍼'(CASPER)의 모습. ⓒ 현대자동차

물론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들만 자동차 시장에서 각광을 받은 것은 아니다. 메이커들에겐 돈 안되는 시장으로, 소비자들에겐 더 이상 구매가치가 없던 시장으로 여겨졌던 경차 시장 내 신차 투입이 큰 반향을 이끌고 있었서다. 그 주인공은 현대차의 경형SUV 캐스퍼다. 

캐스퍼는 시장 내 첫 100% 온라인 판매를 도입한 것은 물론 경형 내 처음 선보여지는 SUV 모델로, 타겟고객인 2030세대(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캐스퍼는 두자릿수 감소율을 지속했던 경차 시장이 올해 보합세를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올 11월까지의 경차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4% 감소에 그치면서 10%대의 낙폭을 상쇄해냈다. 캐스퍼의 원활한 출고만 뒷받침된다면, 부흥기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다.

캐스퍼의 투입은 그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준중형 이하급 모델이 지속 단종돼 온 흐름을 거스른 행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모은다. 3만 대 이상의 계약고를 낸 캐스퍼가 실속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모델 다양화의 초석을 닦을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진다.

 

경영정상화 요원한 쌍용차…수입차에선 재규어랜드로버·푸조시트로엥 열세


한편 신차 위주의 소비 경향과 고급차·친환경차 등에 몰려있는 인기를 좀처럼 누리지 못하는 일부 업체들의 어려움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쌍용차는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났지만, 본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등 경영정상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가 지닌 SUV 중심의 제품 경쟁력과  M&A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전동화 시대를 이끌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기는 했지만, 속도감있는 기업회생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내년 1분기 중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출시를 비롯해 '무쏘'를 콘셉트로 개발중인 ‘J100’(코드명) 등이 추가로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돼 반등 기대감도 피어난다. 픽업트럭 시장 내 렉스턴 스포츠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추고 있음도 나름 고무적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푸조 시트로엥과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일부 브랜드들이 열세를 보였다. 한불모터스를 떠나 스텔란티스코리아로 통합될 예정인 푸조 시트로엥과 고객 중심의 4P전략을 강조한 재규어 랜드로버가 내년에는 재기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도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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