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경제] 태종 이방원의 followship과 대기업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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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경제] 태종 이방원의 followship과 대기업 오너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1.02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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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팔로어십 갖췄는지 확인이 우선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자신이 팔로어들이 따를 수 있는 리더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사진(좌) 태종 이방원의 신도비 이부 사진출처: 문화재청, 사진(우)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오너들 사진출처: 청와대
자신이 팔로어십을 갖췄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사진(좌) 태종 이방원의 신도비 이부 사진출처: 문화재청, 사진(우)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오너들 사진출처: 청와대

“팔로어십(followship)의 완벽한 체득만이 리더십을 보증한다.”

미 육사 웨스트포인트의 행동 강령이다. 실제로 웨스트포인트 교관들은 생도들에게 “먼저 훌륭한 팔로어가 되라”고 가르친다. 팔로어(follow)는 따르는 사람 즉 동료, 부하를 뜻한다.

세계 최고의 장교 양성 기관으로 알려진 웨스트포인트가 리더십보다 팔로어십을 강조하는 이유는 아무리 훌륭한 리더가 있더라도 부하들이 안 따른다면 나 홀로 전쟁에 나서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육군 보병학교 교훈도 ‘나를 따르라(follow me)'다. 장교 리더십의 상징 같은 교훈이지만 자세히 풀이해보면 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전제 하에 외칠 수 있는 구호다. 소대장들끼리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전시에 적군이 아닌 아군 소대원들에게 총을 맞을 수 있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만큼 진정한 팔로어의 중요성이 담긴 말이다.

이순신 장군에게 권준, 정운, 신호, 김완과 같은 팔로어들이 없었다면 한산도 대첩을 성취할 수 있었을까.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권오현, 장충기, 황창규, 진대제 같은 팔로어들이 없었다면 삼성 반도체 신화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누구나 리더가 되길 원하지, 팔로어가 되길 원하지는 않는다. 리더보다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리더의 품격도 없는 소인배들의 흔히 저지르는 적폐다. 이런 소인배들이 날뛰는 조직은 망할 수밖에 없다.

조선 건국 초 발생한 제2차 왕자의 난이 대표적이다. 조선 태조의 넷째 이방간은 왕위계승에 대한 야심을 품고 동생 방원의 독주를 질시했다. 방간은 제1차 왕자의 난 후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던 박포가 방원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거짓 밀고를 하자 제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지만 역부족으로 패해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방간은 리더의 품격도 갖추지 않은 데다 역신 박포의 간계에 속아 혈육 방원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차라리 방원을 따르는 팔로어가 되거나, 박포와 같은 적폐 팔로어를 버렸어야 했다.

반면 방원은 하륜, 이숙번, 조영규 같은 기라성 같은 팔로어들이 즐비했다. 이들은 방원을 리더로 삼아 대업을 이룬 훌륭한 팔로어들이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리더 방원도 태조 이성계의 아들이면서도 훌륭한 팔로어였다. 조선 왕조 개창 역성혁명 중  이방원은 최고의 팔로어로서 지대한 공을 세워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다. 먼저 팔로어가 되라는 미 육사의 강령이 상기된다.

2022년 임인년 새해가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재벌 3~4세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40~50대 젊은 오너로서 어린 시절부터 선대 회장들로부터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리더보다 훌륭한 팔로어십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만약 리더로서의 경영수업만 받았다면 실제 전장에서 ‘follow me’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주변에 이방원 같은 진정한 팔로어가 있는지, 아니면 박포 같은 적폐 팔로어가 있는지 옥석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팔로어십을 갖췄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대통령 선거로 온 나라가 ‘불확실성의 덫’에 빠져 있다. 대기업마저 불확실성의 덫에 빠진다면 대한민국은 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대기업 오너들이 리더로서 먼저 팔로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를 당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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