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vs. 이통사…미국發 ‘5G 주파수’ 논란, 국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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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vs. 이통사…미국發 ‘5G 주파수’ 논란, 국내 영향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1.05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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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라이즌·AT&T, 5G 연기 요청에 발끈…"계획대로 하겠다"
美 항공사-통신사 5G 대역 가까워…항공기 안전 문제 가능성
한국 상황은…과기정통부 "지금까지 문제 발생 없었다" 일축
삼성전자, 지난해부터 버라이즌에 5G C-밴드 공급…여파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미국에서 이동통신사와 항공업계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5G 주파수가 항공 전자장비에 간섭을 일으켜 항공 안전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산업에는 해당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지만, 버라이즌 등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 ⓒ양사 CI
미국에서 이동통신사와 항공업계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5G 주파수가 항공 전자장비에 간섭을 일으켜 항공 안전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산업에는 해당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지만, 버라이즌 등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 ⓒ양사 CI

미국에서 이동통신사와 항공업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AT&T와 버라이즌 등 미국 이통사들이 사용하려는 5G 주파수 대역이 항공 전자장비에 간섭을 일으켜 항공 안전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현지 항공사들 사이에서 나오면서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빠르게 국내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못 박고 시중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다만, 버라이즌 등에 해당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향후 사업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美 항공업계 “5G로 운항 취소 가능성” vs 통신업계 “무책임하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 블룸버그 통신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업계와 통신업계는 5G 상용화를 두고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항공사들은 5G 중대역 서비스 ‘C-밴드’가 항공 이착륙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으니 2주 이상 연기해 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통신사들은 글로벌 경쟁에 뒤쳐질 수 있어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근 미국항공산업협회(AIA),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내선항공사협회(RAA) 등 현지 항공 관련 10개 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개입해 중·저대역 5G 서비스의 전면 도입을 연기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C-밴드가 항공기 신호를 간섭하면 전파고도계의 수치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다수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경로를 변경하거나 매일 수천 대의 운항을 취소하게 될 수 있다”며 C-밴드가 전파고도계 수치에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파고도계는 비행 중인 항공기의 고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반대로 AT&T와 버라이즌은 5G 신규 서비스 도입을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항공업계 요청은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운영 제어권을 무책임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2주를 연기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韓정부, "국내 주파수는 달라" 일축…버라이즌 장비 공급社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CI
이번 미국 5G 갈등이 북미 5G 통신장비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삼성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CI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국내 산업계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다. 때문에 국내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동통신산업 주무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즉각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국내 5G 서비스에 활용되는 주파수 대역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미국은 3.7~3.98㎓ 대역을 5G로 할당했다. 이는 항공기의 전파고도계 주파수인 4.2~4.4㎓ 대역과 간섭이 우려될 만큼 인접한 주파수다. 반면, 국내 5G 이동통신 주파수는 3.42~3.7㎓ 대역으로, 국내 항공사 전파고도계 주파수인 4.2~4.4㎓ 대역과 500㎒이상 떨어져 있다. 

과기정통부 측은 "5G 상용화 이후 지금까지 인천공항·김포공항 등 공항 근처에 5G 이동통신 무선국을 운용 중이지만, 문제 사례 보고는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국토부 등 관계 당국과 함께 미국 상황을 지속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미국에서 5G 통신장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정부가 항공업계 손을 들거나 소송전으로 비화되면 북미 5G 통신장비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삼성전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과 AT&T, 스프린트에 5G 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 2018년 10월 버라이즌에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같은 해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 장비'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25조 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현재 외신에서는 미국 통신사가 C-밴드 5G 서비스를 강행할 시 항공업계와 소송전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WSJ는 "특히 항공업계가 C-밴드 연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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