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김두관②>김두관을 위한 세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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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김두관②>김두관을 위한 세븐 전략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2.07.17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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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각인+안철수 공정열망 원조+곰돌이푸우+2030+호남+민통련+정동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치고 올라왔다.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다음으로 4위를 기록했다. 아직은 5%대 지지율. 하지만 손학규 상임고문을 따라잡은 것은 눈에 띄는 성과다. 김두관 캠프에서는 ‘예선이 어렵지, 본선은 승승장구’라고 전망한다. 가파른 상승세가 기대되는 지금, 일곱 가지 제안을 해본다.

①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평등'을 각인시켜라.

김두관 후보가 내세운 평등은 한 번도 우리나라의 시대정신이 된 적이 없다. 헌법에 나와 있는 이념인데도 불구하고 어찌 보면 찬밥신세로 취급됐다.

시대가 변하면 시대정신도 변한다. 우리나라 시대정신을 보자. 1930~40년대는 해방이 민족 염원이었다. 1950년대는 전쟁참사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리고 통일이었다. 전쟁은 가족간 생이별을 만들어냈다. 생사를 확인하고 싶은 고통은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1960년대는 '밥'으로 상징된다. 격동기 한복판에서 살아남은 국민들은 입에 풀칠하는 게 소원이었다. 한 번 잘 살아보고 싶은 열망, 경제성장이 화두가 됐다. 1970~80년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갈망이었다.

경제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한편, 독재에 대한 증오가 같이 자랐다.

당시를 보낸 한 시민은 "박정희 대통령은 머리 좋은 젊은이들은 군대 보내려고 애썼다"며 "서울대 떨어진 내 남동생도 곧장 군대로 끌려갔다. 낙방하면 영장연기가 안 됐다. 꽃 한번 피어보지 못하고 지뢰를 수색하다, 터져 죽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대학을 가면, 대학 가서 ‘문제’인 세상이었다. 숱한 젊은이들은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화를 부르짖었다. 불나방처럼 죽음을 각오하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군정체제가 막을 내리고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난 알아요'가 유행을 탔다. 어느 정도 이룩된 경제성장과 처음 가져본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자유의 즐거움', 전체주의가 아닌 개인주의를 각인시켰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 8일 '자유롭고 평등한 국가를 만들겠다'로 약속했다. 민주주의 기본은 평등과 자유이다. 이제까지 자유를 위한 싸움이었다면, 앞으로는 평등을 위한 싸움이 될 것이다. 좌클릭으로 간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김 후보가 말하는 평등은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과거의 개념이 아니다. 공동체를 향한 상생의 길, 개인이기주의를 넘어선 진정한 미래적 가치다.

여느 대선주자들보다 파격적이고 명료한 시대정신. 그런 점에서 김두관은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

② 안철수로 대표되는 '공정 열망', 김두관이 원조임을 알려라.

정운찬 전 동방성장위원장은 올해 초 한 출판기념회 축사 자리에서 "안철수 열풍의 근원지는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런데 '김두관'이야말로 지금까지 '공정'을 부르짖은 이 아닌가.

'불환빈 환불균' (不患貧 患不均), 백성은 가난한 것에 노하기 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노한다, 이것이 '김두관'의 평생 좌우명이다. 국민이 안철수를 좋아했던 것은 그에게는 '과거'가 아닌 '미래'가 보였기 때문이다.

김두관이 이제는 '안철수보다 현실적인 미래'임을 보여줄 때다. 국민 위에 박근혜, 특권층의 박근혜의 대항마 '김두관'을 넘어 과거가치 박근혜를 꺾는 미래가치 김두관을 보일 때다.

ⓒ뉴시스.
③ '내 친구' 같은 '곰돌이 푸우' 이미지를 부각시켜라

혹자는 김두관 후보 얼굴이 '새마을 운동 시대'를 연상시킨다고 한다. 세련됨 보다는 촌스럽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야권을 지지할 계획인 한 시민은 "김두관 후보가 강아지를 안고서 해맑게 웃는 사진을 봤다"며 "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친근해졌다"고 했다. 대중은 김 후보를 잘 모른다. 거기다 여심을 잡기에는 어딘지 부족한 외모다. 훈남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까지 그나마 언론에 비쳐진 걸 보면, 웃는 모습보다는 묵직한 인상이 많다. 그러나 '김두관'의 매력 포인트는 웃음에 있다. 촌스럽지만 친근한, 형제들을 보듬는 맏형 같고 큰오빠 같은 이미지. 강해보이는 얼굴이 수줍게 웃으면 동생 같기도 한. 그게 김두관 후보 이미지의 강점이다.

④ 2030어필이 너무 취약하다. 문화예능인 되는 것을 두려워 말라.

하다못해 TV광고만 해도 브랜드의 가치는 상승된다. 대중은 김두관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정치권에 관심 많은 40~50대는 알아도 젊은 대학생들은 ‘김두관’을 잘 모른다. 목소리와 말투는 어떤지, 인간적인 매력은 무엇인지.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모두 예능에 나갔다. 정치학구파 손학규도 북콘서트, MOM이 편한 세상 같은 청춘과 여심잡기에 나섰다. 김 후보 또한 최근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희망토크에 참석, 드럼 솜씨를 뽐냈다. 젊은 표심을 얻고자 반값 등록금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인지도를 높이려면 적극적인 스킨십 ‘한방’이 필요하다. 바람을 일으키려면 2030의 SNS 입김이 중요하다. 지난해 안철수 원장이 기획한 청춘콘서트 스텝들이 올해는 청년당을 조직했다. 안철수를 통해 꿈을 발견한 청춘들. 김두관이라고 못할 게 없다.

⑤ ‘스토리’는 기본, ‘텔링’에 종지부를 찍어라.

김두관 스토리는 드라마틱하다. 지역감정 극복을 위한 7전8기의 도전, 이장출신 최초의 행정자치부 장관, 최연소 민선1기 자치단체장, 경남도지사까지 입지전적 전기문을 읽는 듯하다.

보통의 전기문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라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입지전적이라는 것이 큰 매력은 아니다. 그보다는 한 단계 한 단계 쌓아 온 행정전문가로서의 모습이 비전을 주고 매력을 준다. 그런 점에서 김 후보가 출정식에서 한 텔링은 매우 인상적이다.

“작은 이슬방울에도 우주의 원리가 담겨있습니다. 작은 마을이 이슬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은 우주입니다. 이제 그 우주에서 나눔과 배려와 연대를 실현하겠습니다. 평등국가를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김 후보는 주지사 출신들이 많은 미국 대통령들보다 경쟁력이 있다. 그는 리․읍(이장)->군(남해군수)->도(경남도지사)를 안다. 작은 마을의 쟁점은 무엇인지, 조율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큰 곳까지. 행정과 거버넌스 모두에 능통하다. 전문가다운 모습으로 연상기법을 쓰자. 이장, 군수, 도지사 뒤엔 뭐가 남았나. 이제는 나라의 이장이 될 때다.

ⓒ뉴시스.
⑥ 경남민심은 문재인에게 갈 수 있다, 호남은 무조건 잡아라.

도지사 사퇴로 경남 여론이 부정적일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연대해 정당득표율 40%를 얻어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그때는 대선 출마 전이다. 호남은 안철수 다음으로 김두관을 주목한다. 땅끝마을을 출정식 장소로 정한 것도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였다. 남은 것은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일만 남았다.

⑦ 민통련과 정동영은 확실히 잡아라

김두관이 대세로 불리면서 신생 조직들도 구름 떼처럼 모여들고 있지만, 그렇다고 조직력 1순위를 자랑하지는 않는다. 일각에서는 손학규 상임고문보다는 낫지만 문재인 상임고문 보다 뒤처진다고도 한다.

故김근태계인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도 대선후보 검증 중이다. 김두관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도 있지만, 망설인다는 얘기도 들린다. 확신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한때 조직하면 ‘정동영’이라는 말이 있었다. 근래 조직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신진 마니아층(SNS 파워트리안 중심)도 대거 확보한 이가 정동영 상임고문이다. 거기다 자발적 정치공동체 모임인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도 무시 못 하는 조직이다.

정 고문은 다년간의 대선 경험이 있고 뿌리 깊은 조직들은 아직 죽지 않았다. 이런 정 고문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 ‘김두관’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정동영과 가까운 천정배 전 최고위원이 김두관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상황이다. 예선 통과 고지, 어렵지만도 않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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