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등기부등본’ 잡아라”…삼성·LG·카카오·네이버, ‘NFT’에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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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등기부등본’ 잡아라”…삼성·LG·카카오·네이버, ‘NFT’에 열광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1.11 17: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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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퍼랩스 170억 등 NFT 스타트업 투자…TV 플랫폼 탑재
LG전자, OLED TV로 NFT 시장 공략…카카오 '그라운드X'에 참여
라인, 올해 상반기 라인 NFT 출범…카카오, 거래소 '클립 드롭스' 출시
NFT에 눈 빛내는 이유…"디지털 아이템, NFT 만나면 자산이 된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삼성·LG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NFT 기반의 디지털 예술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TV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LG

#2021년 3월 11일, 미국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작가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의 작품 '매일: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days)이 6980만 달러(한화 약 780억 원)에 낙찰된 것이이다. 해당 작품은 작가가 2007년부터 온라인에 게시해 온 사진을 모아 만든 JPG파일 형식의 작품을 NFT로 발행한 형태다. 이날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선 NFT를 이용한 ‘디지털아트 전성시대’가 열렸다. NFT가 단순 코인 시장의 전유물에서, 일반 예술품시장의 새로운 주축으로 등장한 셈이다. 

국내 양강(兩强)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IT 공룡 카카오·네이버까지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과 LG는 NFT 기반 디지털 예술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TV에 싣고, 카카오·네이버는 관계사를 통해 NFT 거래소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자사 웹툰 IP(지적재산권)를 업계 최초로 NFT 발행하면서 수익 창구를 다변화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투자는 끝났다…'디지털 액자' TV로 NFT 거래 실현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마이크로LED △네오 QLED △더 프레임 등 TV 신제품엔 NFT 플랫폼이 탑재된다. TV에서 게임·영화·OTT를 감상하는 기능인 ‘스마트 허브’에 NFT 거래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해당 기술은 최근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TV에서 NFT를 거래하는 시스템을 출시한 건 삼성전자가 전(全)세계 최초다. 소비자는 다양한 외부 거래소에서 발행된 NFT 디지털 예술품을 TV 규격에 맞게 감상할 수 있으며, TV에서 NFT 예술품을 선택해 창작자나 작품 해설 등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의 경우 세계 유명 미술·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액자’라는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NFT 기능을 냉장고 등 생활가전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NFT 기업’을 향한 삼성의 야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은 그간 투자를 통해 NFT 사업을 간접적으로 진행해 왔다. 삼성전자의 투자 계열사 벤처캐피털 삼성넥스트는 2018년 ‘크립토키티’를 개발한 대퍼랩스에 170억 원 투자를 단행했다. 크립토키티는 NFT를 활용한 돈 버는 게임(P2E)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최근까지도 △슈퍼레어 △애니모카 브랜즈 △니프티스 △페이즈 △오프 등 NFT 스타트업 지분을 흡수해 왔다. 

 

LG전자, OLED TV에 NFT 플랫폼 계획…블록체인 개발자 채용


LG전자도 이에 질세라 NFT 플랫폼을 TV에 적용하기로 했다. LG전자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NFT 플랫폼을 TV에 탑재할 계획은 분명히 있다”며 “지금까지 몇 년간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OLED TV가 예술과 미술품에 최적화돼 있다고 판단해 관련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0월 디지털 예술 플랫폼 기업 ‘블랙도브’와 초대형 가정용 사이니지 ‘LG 다이렉트뷰LED 익스트림 홈 시네마’에 NFT 작품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트 컬렉션을 추가한 바 있다. 지난달엔 NFT 기반 예술품 전시회 ‘더 게이트웨이’에 참가해 OLED 제품을 활용한 NFT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LG전자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추진 중인 ‘클레이튼 거버넌스’에 주요 계열사들과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공개채용을 통해 블록체인 관련 개발인력도 본격 채용했다. LG전자 조택일 E&M센터장은 “가전과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다가올 블록체인 시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 올해 상반기 내 NFT 거래소 출범…카카오, 업계 최초 웹툰 NFT 발행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달 자사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빈껍데기 공작부인’을 NFT로 발행해 판매했다. 웹툰 NFT가 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는 NFT 거래소를 공략한다. 네이버는 관계사 ‘라인’을 통해 올해 상반기 내 거래소 ‘라인 NFT’를 선보일 예정이다. 라인 NFT는 라인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발행된 NFT를 이용자들이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일본 엔화뿐 아니라 암호화폐를 통한 거래도 지원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고 최근 디지털 작품을 사고팔 수 있는 NFT 거래소 ‘클립 드롭스’를 정식 출시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는 게임·스포츠·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개발 중이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웹툰·웹소설을 디지털 아트로 출시, NFT로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이달 ‘나 혼자만 레벨업’, ‘빈껍데기 공작부인’을 국내 최초로 웹툰 NFT로 구현해 판매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웹툰 NFT는 팬들에게는 IP를 색다른 방식으로 즐기는 특별한 경험이자, 회사 차원에선 자사 IP의 새로운 확장성에 도전해보는 계기”라며 “지속적으로 IP와 NFT, 메타버스 등 새로운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창작자들의 예술적 지평과 수익 창출 판로를 넓힐 것”이라고 전했다.

 

왜 NFT에 열광하나?…"NFT는 메타버스 월드의 등기부등본"


NFT(Non fungible Token)는 암호화폐마다 고유 번호가 매겨져 다른 암호화폐로 대체할 수 없다는 개념이다.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대체가능토큰)과 혼용되기 쉽지만, 비트코인은 내가 가진 1비트코인과 타인이 가진 1비트코인이 동일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교환할 수 있다.

반면, NFT는 각각의 고유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1 대 1 교환이 불가능하다. 한 번 발행하면 제3자가 복제하거나 위조할 수 없고, 소유권과 거래내역이 명시된다. 일종의 디지털 소유 증명서이자, 가상 세계에서의 '등기부등본'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NFT는 원본과 복사본을 구분할 수 없는 '디지털 자산'과 결합되면서 지금과 같은 파급 효과를 낳았다. NFT 발행을 통해 디지털 파일에도 절대 바꿀 수 없는 코드를 생성할 수 있게 됐고, 디지털 아트에도 단 하나의 원본을 나타내는 코드를 부여 가능하게 된 셈이다. 이렇게 디지털 아이템은 NFT를 만나 '자산'이 됐다.

'2020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인별 평균 인터넷(디지털) 이용시간은 2019년 17.4시간에서 2020년 20.1시간까지 16%(2.7시간)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디지털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공간에 대한 수요와 디지털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들이 가상 공간에서 생산되고, 이들이 NFT라는 그릇을 통해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DappLader)'에 따르면, NFT 거래액은 2020년 9500만 달러(한화 1100억 원)에서 2021년 230억 달러(한화 27조5000억 원)까지 늘었다. 1년 만에 관련 시장이 242배 성장한 것이다.

이장우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NFT는 메타버스 세상으로 가는 가장 큰 시너지를 내는 도구"라며 "블록체인 기술과 NFT를 활용한다면 다양한 메타버스 간에 상당히 용이한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는 빠른 인터넷망을 근간으로 게임, 케이팝, 웹툰, 영화, E-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콘텐츠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NFT의 속성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인프라’와 결합돼 더욱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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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 2022-01-11 17:57:48
삼성은 대한민국의 자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