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李·尹이 약속한 공정한 경쟁, 왜 안철수만 예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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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李·尹이 약속한 공정한 경쟁, 왜 안철수만 예외인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1.18 2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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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설 연휴 전 양자 TV토론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설 연휴 전 양자 TV토론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설 연휴 전 양자 TV토론을 열기로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측 토론 실무협상단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설 연휴 전 지상파 방송에서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을 다루는 첫 토론을 펼치게 됐다.

문제는 지상파 방송으로 중계되는 토론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배제됐다는 점이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은 영리나 흥미도가 아닌 공공성에 복무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는 대선 토론 역시 국가가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해놓은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상파를 사용하기로 하면서도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 토론 기준(국회 의석 5석 이상 정당의 후보이거나 직전 전국단위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의 후보, 일정 기간 평균 지지율 5% 이상인 후보)을 만족하는 안 후보와 심 후보 측을 협상에 참여시키지 않았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첫 대선 후보 토론에 이 후보와 윤 후보만 등장한다면 자연히 차기 대선은 ‘양자 대결’이라는 이미지가 박힐 공산이 크고, 안 후보나 심 후보는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아마도 양당은 ‘법정 외 토론’이라는 이유로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제외함으로써 양강 구도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대 양당이 선관위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사용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 꼭 지상파 중계를 해야겠다면 안 후보와 심 후보도 참여시키는 게 옳고, 꼭 두 사람만 토론을 해야겠다면 지상파 방송이 아닌 유튜브나 SNS를 활용하면 될 일이다. 국가가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해 둔 최소한의 기준도 지키지 않으면서 지상파를 사용하겠다는 건 기득권을 쥔 거대 양당의 횡포로 비칠 뿐이다.

물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반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이율배반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애초에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공정한 행위는 준법(遵法)의 외피를 쓰고 있다. 법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공유하는 ‘상식’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일을 우리는 불공정이라 부른다.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는 TV토론에 지지율 15%가 넘는 후보를 제외한 결정을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동안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입버릇처럼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그리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필수 조건이 ‘기회의 균등’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정작 대선 과정에서 두 사람은 의석수와 지지율이라는 기득권을 무기로 안 후보와 심 후보가 응당 가져야 할 ‘발언 기회’마저 빼앗는 모양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그토록 부르짖었던 ‘공정’과는 거리가 먼 행보다. 두 사람이 진짜 공정한 사회 건설을 꿈꾼다면, 대선 과정에서부터 기회의 균등이라는 공정의 시작을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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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 2022-01-19 06:51:29
왜 둘만 있는 것처럼 못박냐구요~ 나머지는 들러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