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손소독제로 번 돈, 오너일가 호주머니로…‘동학개미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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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손소독제로 번 돈, 오너일가 호주머니로…‘동학개미 분노’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1.26 11:0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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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알콜 최대주주 케이씨엔에이, 배당성향 6%→53%
주정 제조업체 한국알콜, 오너 가족 이름 딴 부동산 투자
소액주주 "지용석 일가 배만 불리고, 주주는 '나 몰라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한국알콜산업 CI ⓒ 한국알콜 KAI
한국알콜산업 CI ⓒ 한국알콜 KAI

초산에틸·초산부틸·주정 등 원료 생산업체인 한국알콜산업을 향한 동학개미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알짜 회사임에도 소액주주들은 외면하고 오너일가에게만 내부거래와 배당을 몰아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알콜은 코로나19 사태 수혜를 톡톡히 누린 기업 중 하나다. 팬데믹, 기후변화 등 영향으로 에탄올용 사탕수수 가격이 세계적으로 급등, 에탄올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초산에틸·초산부틸·주정 등 한국알콜의 주력 제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초산에틸·초산부틸은 도료, 페인트, 잉크, 제약, 식품, 화장품, 전자재료 등에 쓰이며, 주정은 소주(정제주정)와 손소독제 등 의약품(합성주정·무수주정) 원료로 활용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한국알콜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2020년 연결기준 매출 3717억4081만 원, 영업이익 561억377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7.55%, 영업이익은 69.49%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3.38% 뛰었다. 이 같은 상승세는 2021년에도 이어졌다. 한국알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75% 늘어난 3639억417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국알콜의 대주주인 케이씨엔에이(KC&A, 한국알콜 지분 33.49% 보유)의 실적도 개선됐다. 2020년 케이씨엔에이는 매출 5379억6247만 원, 영업이익 150억7014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6.53%, 영업이익은 14.17% 각각 신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2.50%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내부거래 영향이 컸다. 케이씨엔에이가 한국알콜,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2019년 1472억9674만 원에서 2020년 1666억657만 원으로 13.11% 늘었다. 케이씨엔에이는 지용석 한국알콜 회장과 친인척 등이 주식 100%를 가진 비상장사다.

소액주주들이 문제 삼는 건 배당금이다. 지용선 일가의 사실상 가족회사인 케이씨엔에이는 1주당 배당금을 2019년 2000원에서 2020년 2만8000원으로 확대했다. 배당성향은 6.15%에서 52.95%으로 치솟았고, 배당금 총액은 10억4610만 원에서 146억4551만 원까지 증가했다. 모두 지 회장과 그 특수관계자에게 돌아가는 돈이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알콜의 배당금은 최근 3년 동안 1주당 100원으로 고정됐다. 소액주주 입장에선 한국알콜이 오너일가만 챙겼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한 소액주주들은 한국알콜이 미국 법인 'Soosan Corporation'(이하 수잔)을 통해 현지에서 영위하는 부동산 임대업에 대해서도 불만이 상당한 모양새다. 한국알콜이 지분 100%를 가진 수잔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억 원 이상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업체로,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3억5307만 원(3분기 기준)의 순이익을 냈다. 소액주주들은 한국알콜이 이 같은 적자 자회사를 손해를 보면서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지용석 일가를 꼽고 있다. 이 회사가 투자한 부동산 유한회사명이 'Soojin Avalon Plaza, LLC'(수진 아바론 플라자), 'Yoojin, LLC'(유진), 'Soojin Palisade, LLC'(수진 팰리세이드) 등 지 회장의 친인척이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주주인 지수진, 지유진 등 이름을 딴 것으로 보여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국알콜을 규탄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시사오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국알콜을 규탄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시사오늘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국알콜 대주주 전횡을 조사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한국알콜은 주당 100원으로 21억 원을 배당했는데 대주주 지용석 회장이 소유한 모기업 케이씨엔에이는 주당 2만8000원으로 무려 146억 원을 배당했다"며 "한국알콜은 1997년부터 미국 부동산을 대규모로 매입했다. 이 부동산 장부가액은 732억 원이지만 실제 가치는 최소 2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기업 이름이 지 회장의 딸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알콜은 대주주 배만 불리고 있는 기업이다. 자본총계가 4200억 원임에도 시가총액은 2300억 원 수준이다. 주주는 항상 고통 속에 살아간다"며 "이는 대주주 리스크의 전형이다. 한국알콜이라는 악덕 기업을 조사하고 처벌해달라"고 덧붙였다.

증권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도 한국알콜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감지된다. 한 소액주주는 "상장기업 소액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을 대주주 개인기업에게 일감을 몰아서 가져가는 게 공정한 행위이냐. 불공정한 지배구조를 시정하라고 계속 문제 제기를 해도 시정하지 않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을 위한 정책은 1개도 발표하지 않고 뭐하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유진 빌딩, 수진 빌딩, 서초동 땅(저가 매각), 모회사 통행료(내부거래) 등 스치기만 하면 상장폐지 이슈까지 야기할 수 있는 대주주 리스크 관련 사항이 수두룩하다. 소액주주 집단소송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 회장 개인에 대한 비판도 쉽게 목격된다. 한 소액주주는 "창업주이자 부친인 지창수 회장은 국세청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비록 주정제조면허를 받으면서 특혜 의혹이 있었지만 이후 회사를 깨끗하게 잘 이끌었는데 지용석 대표가 그룹을 이끌면서 엉망이 됐다"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3%룰을 잘 이용해서 감사라도 제대로 된 사람을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알콜의 한 관계자는 "마땅히 내놓을 답변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배당 등에 문제에 대해 물음에도 "(케이씨엔에이) 주총에서 결론이 난 사항이다. 입장을 내놓을 게 없다"고 답했으며 '케이씨엔에이 주주는 100% 지용석 일가와 특수관계자가 아니냐'고 되묻자 "대답할 만한 위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알콜산업의 대주주이자 지용석 일가 기업인 케이씨엔에이(KC&A)는 '정도경영'을 표방하고 있다고 밝힌다. 케이씨엔에이 홈페이지 캡처 ⓒ 시사오늘
한국알콜산업의 대주주이자 지용석 일가 기업인 케이씨엔에이(KC&A)는 '정도경영'을 표방하고 있다고 밝힌다. 케이씨엔에이 홈페이지 캡처 ⓒ 시사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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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j 2023-05-06 08:30:08
진실이 밝혀지길

댓글뭐지 2022-02-02 22:10:28
댓글이 4개 밖에 없네 ㅋㅋ

악처치맨 2022-01-29 23:32:48
이런 악덕기업은 소액주주에게 배상후 문닫는게 답이다..
정부는 뭣들 하는지 개판인 이나라

뭐지뭐지 2022-01-26 18:34:35
아,, 괜찮은 회사라고 생각햇는데,, 뭐지,

이엔에프테크놀로지 2022-01-26 17:34:10
대한민국 악질기업 top1. enf테크놀로지 top2. 한국알코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