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첫 4자 토론, 왜 모두에게 아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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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첫 4자 토론, 왜 모두에게 아쉬웠을까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2.02.0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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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4자 TV 토론 시청률 40% 육박
그러나 후보도 국민도 아쉬움 가득
이유는?…시간 부족·답변 형태·자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연합뉴스
<시사오늘>은 왜 모두에게 아쉬운 TV 토론이었는지 3가지 이유로 분석했다.ⓒ연합뉴스

첫 4자 TV 토론의 막이 내렸다. 3사 합동 TV 토론 시청률은 총합 40%(KBS 1TV 19.5%·MBC 11.1%·SBS 8.4%)에 육박했으며, 3사 유튜브 스트리밍 조회 수는 약 315만( MBC 161만 회·KBS 92만 회·SBS 62만 회)에 달한다. 이렇듯 수치상으로만 보면 유권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토론이었다. 그러나 후보들도 국민들도 모두 ‘아쉬움’을 표한 토론이기도 했다. 이에 <시사오늘>은 각 개별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왜 모두에게 아쉬운 TV 토론이었는지를 분석했다.

 

1. 시간 부족


“아무래도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좀 더 설명했으면 좋았겠다는 부분이 있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진짜 5%도 못 물어봤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시간제한은 후보들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국민들은 깊이 있는 토론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연합뉴스

첫 번째는 ‘시간’이다. 이번 TV 토론은 부동산과 외교·안보를 주제로 후보 1인당 5분씩 주제 토론을 진행하고, 자유 주제와 일자리·성장을 주제로 후보 당 7분씩 주도권 토론을 진행했다. 그리고 30초씩 시작과 마지막 발언을, 2차례 공통 질문에 30초의 단답형 답변 기회가 주어졌다. 결과적으로 1인당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은 26분에 불과했다.

시간제한 덕분에 무의미하게 토론이 길어지거나, 한 사람이 답변을 독식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유의미한 질문과 답변을 하기란 쉽지 않았고, 수차례 말을 끊거나 끊기면서 겉핥기식의 ‘맹탕 토론’이 됐다. 이에 앞으로 남은 토론 중 한 차례 정도는 시간제한 없는 끝장 토론을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시간제한은 후보들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국민들은 깊이 있는 토론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2. 답변 형태


“야구할 때 구질 파악이라는 게 있다. 첫 토론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되겠다 계산하며 했다.”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처음이라 그런지 다들 제일 높은 수준의 무기들을 안 꺼내놓은 것 같다.” -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상대적으로 답변 기회가 적었던 후보들에게 아쉬움을, 여러 대안들의 가능성을 놓고 비교하고 싶었던 국민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겼다.ⓒ연합뉴스

두 번째는 ‘답변 형태’다. 거대 양당 후보가 공통적으로 시간 부족을 문제점으로 들었다면, 3·4당 후보인 심상정·안철수 후보는 일종의 ‘탐색전’이었다는 평을 내놨다.

이들이 탐색전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거대 양당 후보과 달리 질문을 받는 횟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각 후보별 7분간의 주도권 토론을 할 때 최소 2명의 후보에게 질문하라는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주도권 토론의 경우, 거대 양당 후보는 서로에게 질문을 하는데 대부분을 사용한 뒤 약 1분 정도만 3·4당 후보에 형식상 할애했다. 심 후보와 안 후보의 경우에도 대부분 양당 후보에 질문하느라, 서로에게 질문할 기회가 적었다.

선거는 한 사람의 승자를 선출하는 것이지만, 정치는 수많은 이들의 머리를 맞대 협치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일이다. 이에 공통 질문 속 모든 후보의 답변을 한 자리에서 비교하는 형태로의 변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답변 형태는 상대적으로 답변 기회가 적었던 후보들에게 아쉬움을, 여러 대안들의 가능성을 놓고 비교하고 싶었던 국민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겼다.

 

3. 자료 지참


“대장동 자료만 잔뜩 가져왔나 보다. 대선 후보라면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은 제대로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다들 보니까 자료를 다 들고 왔더라.”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자료를 지참하길 바라는 후보나 지참을 거부하는 후보 모두 각자의 입장에 따라 아쉬움을 가졌다.ⓒ연합뉴스

세 번째는 ‘자료 지참’이다. 연휴 기간 동안 양자 토론이 무산됐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자료 지참 여부 입장차에 있었다. 4자 토론의 경우 자료 지참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에 이번 토론에서는 4명의 후보 모두 각자가 준비한 자료로 질문과 답변에 활용했다.

자료 지참 여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선대위에서 준비해준 자료 없이 후보 머릿속에 있는 철학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자료를 지참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있다. 준비된 자료에 의존할 수 없으면, 그저 공약을 줄줄 읽는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료 지참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정확한 수치와 통계 자료를 언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한 실제로 대통령은 참모진들과의 토의와 수많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데, 정작 대통령을 뽑는 자리에서는 자료 없는 토론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입장도 있다.

자료를 지참하길 바라는 후보나 지참을 거부하는 후보 모두 각자의 입장에 따라 아쉬움을 가졌으며, 국민들 역시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읽는 후보를 보며 아쉬움을 가졌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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