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혹독한 탄압 받았지만 박정희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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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혹독한 탄압 받았지만 박정희 용서˝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7.23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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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 준비된 대선주자 ˝민주화 세력 대표하며 산업화 세력 인정하는 사람이 대통령 돼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화'가 된 시점에서다. 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이유가 궁금해 직접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2012년 7월 20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됐다. 김 지사의 첫인상은 상당히 좋았다. 그의 외모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대통령 외모로 아무런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 솔직히, 마른 체질의 김 지사를 보면서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기자의 머리에 떠올랐다. 김 지사의 답변은 거침 없었다. 또, 상세하고 구체적이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선거에서 5전 5승의 기록을 갖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선, 극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선전에 뛰어 든 이유를 물어봤다.

 

"굉장히 이길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러나 희박하기 때문에 도전한 것입니다. 저가 처음 (경기도 부천 소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할 때(1996년 15대 총선)도 희박했습니다. 제가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박지원 1등, 박규식 2등, 김문수 3등이 당시 여론이었습니다. 그러나 투표일 2~3일 전에 1등으로 올라섰습니다. 마지막에 확 올라갔습니다. 그야말로 진인사대천명,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지사 본인은 지금 어떤 점에서 박근혜 후보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나요.

"박 후보는 인기도 좋고 아버지의 후광도 있고,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저는 경기도 일원에서만 좀 알려졌지 전국적인 인지도는 낮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경선에 들어가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시기 시작하면 저의 인생역정, 철학, 정책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사실, 많은 국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선택을 받고 싶었는데, 박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주장했던 완전국민경선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새누리당 상황에 대한 강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리 당이 사실 '박근혜당'이라고 봐야 합니다. 누군가가 어떤 제안을 했을 때 박근혜 후보가 받아들이면 하고 안 그러면 안 되는 식이죠. 이회창 총재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997년과 2002년 선거에서 두번 도와 봤는데, 이 총재 때는 이렇게 불통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공감경선 서약식에서) 박 전 대표를 처음 봤습니다. 예전 같으면 벌써부터 (후보들끼리) 차라도 마시고 식사라도 여러번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불통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과 대한민국, 둘 다 위기입니다. 총선 승리에 취해 안일한 대세론으로 후보 추대식 경선을 밀어 붙이려고만 합니다. 사실 총선 때도 의석수만 앞섰지 대선 표 계산법으로는 졌는데도, 마치 다 이긴 것처럼 생각합니다. 총선의 축배가 대선의 독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에 경선…오만함의 발로"

 

-새누리당 경선이 런던 올림픽과 겹치기 때문에 경선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이 올림픽보다 중요하지 않나요'라고 말했다는데요.

"그렇게 말한게 사실이라면 현실을 도외시한 겁니다. 물론 여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선거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이 정치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우리 나라에서 제일 뒤떨어진 분야가 정치고, 정치 뉴스가 나오면 텔레비전을 돌린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정치가 꼴보기 싫어 국민들이 외면하고, 국민들이 외면하니 더 함량불량인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정치가 더 깨끗해지고, 더 재미있어지고, 더 흥미진진해야 국민들의 관심이라는 가장 큰 동력을 갖고 정치를 개혁할 수 있는데,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떨어지는 때 경선을 벌이자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과 생각과 의사는 전혀 안중에도 없다는 일종의 오만함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민심에 발 딛고 있지 않은 후보는 필패입니다."

-올림픽 기간에 경선이 치러지는 것은 김 지사로서도 상당히 불리하지 않나요.
 
"저희를 알릴 기회가 차단됐습니다. 흥행할 수 있는 요소를 없앤 것입니다. 저희로서는 굉장히 악조건입니다. 경선을 하자는 건지 안 하자는 건지…. 저도 참여하지만 답답합니다.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합니다."

-이처럼 상황이 불리한데도 경선에 참여했습니다. 김문수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세론에 빠진 당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 넣고, 우리 당이 약세인 수도권과 20~30대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사람이 후보가 되어야 본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경기도에서 국회의원 세 번, 도지사 두 번 하면서 나름대로 수도권에서 지명도도 있고, 새누리당 정치인 중 트위터 영향력 (부문에서)1위를 할 정도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는 제가 그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김 지사는 '서민과 민생을 잘 안다'고도 말했다.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최근의 유럽발 경제위기로 수출중심의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성장률이 3%도 안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요. 서민 내수 경제도 안 좋습니다. 골목상권 잠식, 불법 하도급 등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를 위협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경제문제, 특히 민생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서민을 잘 알고, 서민을 잘 살게 하는 방법을 아는 저 김문수밖에 없습니다. 거시경제지표만 좋아진다고 해서 국민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지난 5년간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습니까. 국민들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할 사람은 서민 대통령, 민생 해결사인 김문수라고 자부합니다."
 
그러면서 '김문수 필승론'을 얘기했다.

"지금 야당은 당내 경선을 하고, 진보당하고 또 경선하고 마지막에는 안철수 교수와 3단 경선하면서 흥행바람을 불러 일으킬 계획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심심하게 박근혜 추대식을 하려고 합니다. 제가 대역전 드라마로 후보가 되면 야당이 어떤 꼼수, 어떤 흥행계획을 세워도 새누리당이 필승합니다. 본선 필승 후보는 김문수입니다."

"필패로 가는 대세론 후보 아닌 감동의 대역전 주인공 뽑아야"

-현재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 사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당심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인데 당원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우리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두 번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이회창 후보의 두 번의 대세론이 허망하게 무너진 사실입니다. 대세론이란게 원래부터 허망한 것인데도 또다시 대세론의 함정에 빠져 패배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지금 당의 현실입니다. 필패로 가는 대세론 후보가 아닌, 감동의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을 뽑아야 본선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다른 분들과 달리 나라를 걱정하고 책임감이 강하신 분들입니다. 반짝 인기 있는 사람이라고, 단지 친숙하다는 이유만으로 대선 후보로 뽑는 분들이 아닙니다. 당의 대선 후보는 본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대통령직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우물 안 화초 같이 살아온 박근혜 후보인지, 평생을 야생화처럼 살아온 김문수인지 답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김 지사는 이 대목에서 "박 후보 본인은 민주주의를 체험할 기회가 없었다. 수평적 인간관계에서 매우 빈곤하다. 매우 패쇄적이고 신비주의적이다. 불통의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에 대해 "평소 내가 청와대를 '불통대'라고 하는데 '불통대'가 '불~불통대'가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사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해선 "민심 만이 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하면서 "당 내에서는 (사당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당화 해소하기 위해 몸 낮춰 국민 속으로 들어갈 것"

-김 지사는 19년 동안 새누리당에 몸담은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박근혜 사당'이라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기본적으로 공천권을 일반 당원과 국민들, 특히 국민들에게 돌려 드리는 것이 당의 사당화를 막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겐 어쩔 수 없이 공천이 제일 중요한데, 그것이 특정사람 혹은 특정세력에 달려 있지 않고 일반 당원과 국민들에게 있다면 눈치 볼 이유가 없어집니다. 저는 당원속으로, 국민속으로, 더 몸을 더 낮추고 더 뜨겁게 봉사하는 정치에 집중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정치의 질이 한 단계 더 높아지고 사당화 논란은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 김문수 지사는 대의가 아닌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살아 있는 당의 권력에 너무 쉽게 머리를 숙이는 국회의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새누리당이 사당화 문제로 시끄럽지만 몇몇 의원들을 빼고는 침묵하고 있는데요.

 

"저는 기본적으로 당을 장악하려고 하는 사람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당의 승리나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보다, 자신들의 재선과 정치적 입지 구축을 위해 살아있는 당 권력에 너무나 쉽게 머리를 숙이는 국회의원들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같은 당원인데도 이리저리 눈치보고, 일신의 안위만 생각하면 사당화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습니다."

"박근혜, 수평적 인간관계 매우 빈곤…검증 두려워하면 어려워질 것"

-박근혜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박 후보는 국민들에게 친숙한 후보이긴 하지만 비토 세력도 많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수장학회와 저축은행비리 연루 의혹 등 각종 의혹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경선에선 2007년에 도입했던 후보검증위원회와 후보검증청문회마저 없애 버렸습니다. 본선에 나가면 야당 후보들의 온갖 공격에 노출될 텐데, 후보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전장에 내보내려는 것과 마찬가지죠. 경선 과정에서 혹독한 검증을 통해 의혹을 털고 가야 본선에서 야당 후보들의 흑색선전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두려워하고, 그런 문제에 눈을 감는다면 박 후보의 본선은 지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 저는 어떤 의혹도 없고, 어떤 흑색선전도 이겨낼 수 있는 청렴성, 도덕성을 갖춘 후보입니다."

이 대목에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승리한 것에 대해 물었다.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은 참패했지만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득표율 52.2%를 기록하며 승리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대선 본선에서 김 지사의 경쟁력이 박 후보보다 더 높다고도 말한다.

"경기도지사 선거, 대선 빼고는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선거"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평소 국민들 말씀 듣고 겸허히 섬긴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경기도지사 선거는 대선을 빼고는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선거입니다. 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연속으로 두 번 이긴 사람은 역사상 저 하나밖에 없습니다. 도지사 선거 두 번외에도 세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5전 5승입니다. 본선무대에서의 경쟁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 제가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타이틀'까지 하나 더 달고 본선에 출마한다면 볼 것도 없이 승리는 확실합니다."

 

 -이회창 전 총재와 박근혜 의원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하나요.

"두 분이 살아온 배경도 다르고 경력도 다르지만, 대세론에 안주해 당을 패배의 길로 이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똑같이 사당화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회창 총재도 박 후보 만큼이나 당 장악력이 대단했습니다. 문제는 대선에서 지고도 당 장악력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 지고, 잃어버린 10년이 온 것입니다. 박 후보가 이런 뼈아픈 경험에서 교훈을 찾길 바랍니다. 2002년 박 후보가 당의 민주화와 후보 선출방식의 개혁을 요구하다 탈당까지 했었는데,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이번 경선에 임하는 것이 모두가 승리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에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혼재해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양쪽 모두 새누리당의 훌륭한 자산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 둘 중에 하나라도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한 대한민국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문민정부 이후의 정권의 성격을 보면 김영삼 정부는 민주화세력이 중심이 되고 거기에 산업화 세력이 가미된 정권이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민주화세력이 주가 되었습니다. 반면 이번 이명박 정부는 산업화세력이 주가 된 정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 , 경제가 너무 좋지 않다보니 경제를 살릴 산업화세력의 집권이 이뤄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5년 가까이 지난 지금, 경제도 좋지 않고 민주주의도 후퇴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이번엔 민주화 세력 역할이 더 중요"

-그렇다면 어느 세력이 이번에 집권하는 게 맞다고 보나요.

"대한민국의 성공이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축으로 이뤄진 것처럼, 이번에 탄생할 정부도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함께 힘을 모아 탄생시켜야 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주가 되어야 하느냐, 그 점에서는 민주화 세력의 역할이 더 크다고 봅니다. 경제는 기업인과 경제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정치개혁, 정치선진화를 통해 정치가 대한민국의 성공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할 사명이 이번에 탄생할 정부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새누리당 내 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면서도, 산업화 세력의 공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저 김문수가 이번 대통령에게 적임자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당 합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합친게 3당합당입니다. 물론 부작용도 많으나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봅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현 모습에 대해  군사독재세력 아류들이 득세하고 있다고 개탄하는 동시에 진보 진영에 대해서는 종북성을 우려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입니까?

"시대가 변했습니다. 쿠데타가 가능하지도 않고 그것을 미화하는 세력이 정치의 중심이 될 수도 없습니다. 만일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국민들이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종북도 절대 안 됩니다. 그들이 달콤한 말과 정책으로 국민들을 유혹하지만, 그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전복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들고 나와도, 그것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바탕인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없다면 처음부터 공염불이고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바로 보고, 현실의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는 바탕 위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 있는 세력이 정권을 맡아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이 7이라면 과가 3이라고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공으로는 산업화가 많이 얘기됩니다. 하지만 18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면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또, 군사독재정권이 아닌 민주정권이었다면 우수한 우리 국민들은 더욱더 경제를 발전시켰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은데요.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물론,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도 원래는 5·16 전 민주당 정부가 만들었던 겁니다. 그러나, 역사에는 가정이 없습니다. 좀 더 민주화된 정부가 경제를 더 잘 운영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알 수 없는 것이고 박 전 대통령은 독재를 했지만 5천년 가난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당시 경제 개발에 들어갈 자금이 하나도 없었는데, 만일 민주당 정부가 계속됐다면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해서 나온 청구권 자금으로 포철을 지었겠습니까. 아마 청구권 교섭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고, 설혹 자금이 들어 왔더라도 농업 부문이나 경공업에 투자하지 중화학공업에 투자하지 않았을 겁니다. 포철이 없었다면, 지금의 중화학공업대국 대한민국이 가능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5·16과 유신독재의 불법성은 불법성대로, 경제개발의 성과는 성과대로 공과 과를 따져 명확히 평가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공칠과삼입니다."

 

"개발독재가 독재가 아니라거나 유신이 잘됐다고 해선 안 돼"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를 얘기하면서 독재를 미화하는데요.
 
"독재는 독재입니다. 개발독재가 독재가 아니라거나 유신이 잘됐다고 말해선 안 됩니다. 3선개헌, 유신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사회는 박 전 대통령 반대 편에 서있는 민주화 세력이 있습니다. 이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어우러지면서 다이나믹한 발전을 이뤘습니다. 민주화 없이 산업화만 했을 때 지금 같은 성과가 나왔을까요. 저는 민주화 세력에 가까운데 새누리당에서도 두 세력이 손을 잡고 융화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화 세력만 놓고 산업화 세력을 무시해도 안되고요. 중요한 것은 자세 문제입니다. 오만하고 독선적이면, 그리고 패쇄적이면 선거에서 필패합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다고 해도 오만한 사람은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많은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통령의 공을 인정하는 것은 나름 과거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화합된 미래를 추구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점을 알아줄까요. 쉽게 말해서 지지율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까요.

"지지율만 생각한다면 제가 이승만 대통령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고 돌아다니지 않았을 겁니다. 일반 국민들에게 이승만 대통령은 3·15 부정선거로 쫓겨난 독재자일 뿐이니까요. 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인기가 좋으니까, 박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게 아니라, 가난을 없애고 수출입국을 만들고 지금 대한민국 경제의 기반을 닦은 분이라고 마음속애서부터 진심으로 평가하고 있으니까 박 전 대통령이 훌륭한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제가 아무리 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 목적을 갖고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박 전 대통령을 흠모하는 분들이 저를 지지하겠습니까, 아니면 그 분의 딸을 지지하겠습니까."

김 지사는 그러면서 용서를 말했다.

"저는 늦은 나이에 한 제 공부와, 그동안의 경험과 양심에 비추어 박 전 대통령을 평가하는 겁니다, 그러기에 유신시대에 그런 혹독한 탄압을 받았어도 그 분을 용서한 겁니다."

"내가 아무리 박정희 높이 평가해도 그 지지층은 박근혜 지지할 것"

-군사독재시절 탄압 받은 내용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감옥 생활과 고문 받은 내용도 포함해서요.

"그 시절에 노동운동, 반독재 민주화운동 하시던 분들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겪은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국회의원 세 번, 도지사 두 번 등 과분한 자리를 받기도 했지만, 끝까지 빛을 못 보고 가신 선배, 동지들도 많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감옥의 징벌방, 먹방이라고 합니다만, 거기에 갇혀 있던 경험입니다, 때리고 거꾸로 매달고 온갖 고문을 자행해도, 고문은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지만 빛도 없고 다리도 못 펴는 독방에 갇혀 있으니 죽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죽으려고 머리를 벽에 찧으니 자살 못 하도록 검도할 때 쓰는 호구를 제 머리에 씌우고 손발을 묶고 시체처럼 쭈그려 있도록 만들더군요. 지금은 다 잊었습니다. 그렇게 혹독하게 고문을 받고 감옥생활을 했어도 지금은 제가 그토록 바랐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까지 갖고 있으니, 다 용서하고 싶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워 감옥 벽에 머리 찧으니 호구 씌워"

-이재오 의원과는 민주화 운동을 같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의원 및 정몽준 의원 등 당 내 비박(박근혜)계의 지원을 이끌어 낼 계획이 있나요.

"이재오 의원과는 원래 가깝고, 정몽준 의원과도 서울대학교 동기입니다. 이번에 같이 참가하셔서 새누리당 경선을 더 큰 축제의 장,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만드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관해서도 의견을 같이 했고, 그 분들이 지향하는 목표와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힘을 합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좋은 덕담과 우호적인 메시지로 이미 도와 주고 계시고, 앞으로도 더 심도 있게 협력할 것입니다. 제일 적극적인 것은 선대위원장인데 현재로서는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재오·정몽준 의원이 탈당하지는 않을까요. 새누리당의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두 사람이 탈당은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당할 게 뭐 있나요. 당에서 비박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 있지만 세(勢)가 없습니다. 이재오·정몽준 의원은 지금까지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박근혜 후보 쪽에서는 두 사람이 자신들을 도와 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안 도와줘도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 할 겁니다. 만약 집권한다면 (자신들의 권력을) 나눌 이유가 없다고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지요."  

-정운찬 전 총리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의 지원을 받을 계획은 없나요.

"정운찬 전 총리는 지금 우리 당에서 멀어졌습니다. 정 전 총리 같은 분은 우리가 모시고 나가야 하는 데 우리 당에서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바람에 새누당에서 정 전 총리가 운신할 공간이 없습니다. 결국은 정 전 총리가 처음보다 더 새누리당에서 멀어졌습니다. 박세일 이사장은 좀 쉬었다가 '선진통일연대' 시민운동으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제가 통화를 해봤는데 정치와는 조금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민생 현장 속에서 내가 겪은 고통은 별 것 아니라고 느껴"

잠시 인터뷰 주제를 '경기도지사 김문수'로 돌렸다. 그는 도지사를 하면서 직접 공장에서 일하고 택시 운전까지 했다. 또 한센인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 가운데 꼭 국민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저는 정말 형편이 어려운 시골에서 태어나 죽도 배불리 못 먹고 양말도 제대로 못 신고 살았습니다, 서울 와서는 7년 공장 생활을 하며 수배와 투옥, 고문을 밥 먹듯이 당했습니다. 저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파란만장하고 힘든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하면서 민생 현장 곳곳을 돌아보니, 제가 겪은 고생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 어려움 속에서 힘겹게 사시는 분들이 세상에 너무나 많았습니다. 내 생각이 제일 옳다, 내가 제일 힘들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만일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대한민국이 성공한 나라라고는 해도,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언제나 그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마음은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중산층 회복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일자리 창출"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에 대해 말씀했는데, 현재 우리 사회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중산층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 있나요.

"중산층을 소득을 기준으로 정의하는 방식도 있지만, 저는 중산층을 자신의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자식들 공부를 시킬 수 있고 노후 준비가 어느 정도 가능한 계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생계 유지, 자식 교육, 노후 준비, 이 세 가지가 가능해야 중산층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런데, 생계 유지 문제는 결국,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해결의 지름길입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고, 중소기업을 충분히 지원해서 높은 보수와 안정성을 갖춘 일자리를 다량 창출할 것입니다. 저는 이미 지난 6년 동안 전국의 새로운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경기도에서 창출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선 자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김 지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힘있게 말을 이어갔다. 

"작년과 올해 걸쳐 반값 등록금 문제가 화두가 됐지만 결국 교육의 문제는 중산층 이하의 서민이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학교 교육이나 학원 교습을 통제할 것이 아니라, 공부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시골 같은 곳에는 기숙학교를 만들어 공부 외에 먹고 자는 것까지 해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 등록금 역시 일률적으로 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이자 학자금 대출, 소득 수준별/성적별 차등 장학금 지급을 통해 돈 없는 학생, 공부 열심히 하는 학생을 우선적으로 충분히 지원하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그는 노인 복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에 따라 노후 문제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출마선언을 하자마자 저는, 기초노령연금은 지금의 9만원 수준에서 27만원(1인당 최저 생계비의 절반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평생을 가족과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사신 분들이 가난 속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는 것만큼은 막아 보겠다는 절박한 마음에 내세운 공약입니다. 이밖에도 4년 연속 모범 복지모델로 뽑힌 경기도의 무한돌봄사업을 전국 단위로 필요한 분들에게 필요한 것을 맞춤형으로 충분히 지원하는 복지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생계 걱정, 교육 걱정, 노후 걱정이 없어지면 중산층은 자연히 복원되고 사회 구조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건전하고 안정적이 될 것입니다."

-출산 장려와 관련해 생각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얘기해 주십시오.

"보육과 교육을 통합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기본 방침입니다. 저는 도청 안에 꿈나무 안심학교를 만들어 맞벌이 부모의 자녀들이 부모 퇴근시간까지 공부하고 간식 먹고 적절한 지도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도청 밖에도 여러 개 만들었고, 교육대학 등에서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교대 근무자를 위한 시간연장 보육, 24시간 보육도 확대해야 합니다.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에 경기도가 노력해서 전국 최초로 24시간 직장보육시설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경기도에서 출산 여성 공무원에게 가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맞습니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사회생활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실현한 것입니다.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출산한 여성 공무원들에게 가점도 더 주고, 육아휴직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더니 여성 공무원들이 만족도가 높아지고, 아이도 많이 낳고, 여성 국장도 나오고, 여러 모로 효과가 좋았습니다. 남성들에게 조금 불편이 가더라도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해 출산 여성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원하는 건 대기업 망하게 하는 게 아냐"

-경제 민주화와 관련, 박근혜 의원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관련해서, 새누리당의 이념 정체성이 너무 '좌클릭' 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 지사의 이념 정체성과 잘 안 맞는게 아닌가요.

"경제 민주화가 대기업과 기업주의 불법행위를 막고 중소기업을 지원해 국민들을 더 잘 살게 하는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무조건적인 기업 때리기로 기업인을 죄악시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기업을 망하게 해서 수십 만, 수백 만 개의 좋은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경제민주화의 목표도 국민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 요체는 좋은 일자리입니다. 그리고, 담합, 불법 하도급, 기업인에 대한 지나친 관용 등은 법치주의 관점에서 엄격히 적용하면 되고, 중소기업 지원은 더 늘려서 국민들에게 좋은 일자리,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 드리는 것이 정치권의 의무입니다."

 

▲ 김문수 지사는 독일이 통일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통일 후에 더 큰 강대국이 되어 유럽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출마선언을 하면서 선진통일강국을 제시했습니다. 대략적인 비전을 듣고싶은데요.

 

"얼마 전에 대한민국은 인구 5천만명,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됐습니다. 신생 독립국 중 유일합니다, 2차 대전 이후에 건국한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국가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인구 5천만, 국민소득 2만 달러라고 하면 강대국으로 가는 기본 조건을 달성한 셈입니다. 거기에 더해 통일을 이루면 인구는 8천만이 돼 유럽의 어떤 강대국과 견줄만 합니다. 게다가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에 우리의 기술이 접목되면 기업이 해외로 빠져 나갔던 침체됐던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고 만주와 극동 시베리아까지 드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통일은 부담이 아니라 대한민국 도약시킬 기회"

-하지만 통일 비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통일 과정에는 일시적으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돈을 벌 수 있는 장소와 기회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자본이 모입니다. 북한의 지하자원을 개발하고 도로 등 기반 시설을 닦고,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심지어 산지녹화까지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기업이 투자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자연스럽게 모여들 것입니다. 독일이 통일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통일 후에 더 큰 강대국이 되어 유럽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유럽발 경제위기에 모든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독일은 굳건합니다. 많은 나라들이 독일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통일은 부담이 아니라 북한 동포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도약시킬 기회입니다."

인터뷰가 어느정도 마무리 된 것 같아 김 지사 개인과 관련한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김 지사의 외모에 대해서 문제 삼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크게 불만이 없는데, 주위에서 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살을 좀 찌워라, 스타일이 촌스럽다, 이런 말들을 하십니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꾸며봤자, 이미 알려진 얼굴인데 금방 표시날 테고, 저는 그냥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이 상태로 살고 싶습니다. 대통령을 얼굴 순으로 뽑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도지사 되고 난 다음부터는 신경 써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촌티는 많이 벗었다고들 하네요(웃음).

-평소 건강 관리법이 궁금합니다.

"보통 하루에 16-17시간씩 강행군을 합니다. 그래도 잠은 6시간 정도는 꼭 챙겨서 자고, 남는 시간에는 체조, 요가, 명상으로 건강을 관리합니다. 건강에는 섭생이 중요한데, 인스턴트 음식 이런 것은 가급적 안 먹고 전통음식, 특히 된장찌개 이런 것을 주로 먹습니다. 규칙적 생활과 운동, 평범하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 지극히 평범한 건강관리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가족분들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또, 이 기회에 가족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도 해주십시오.  

"제 안 사람 설난영은 노동운동가 시절에 만나서 그런지 저에게는 동지 같은 사람입니다. 제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언제나 아내에게 제일 먼저 묻습니다. 아내는 제 가장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하지만 또 제1야당이기도 합니다. 제가 조금 게으름을 피우거나 정도에 맞지 않는 일을 하려고 하면 어김없이 꾸지람을 합니다. 젊어서 제가 도피와 감옥생활할 때는 제 대신 가장이 돼서 가계를 꾸리고 하나뿐인 딸을 반듯하게 키워낸 정말 고마운 사람입니다. 딸은 사회복지학과를 나와서 같은 전공을 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작년에 결혼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제게 떡두꺼비 같은 손자도 안겨 주었습니다. 늘 도망다니고 일하느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가족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좋은 대통령이 되어 모든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드리는 것으로 꼭 갚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끝내려는 순간 문득 두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세종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세종시에 대해서는 아시다시피 처음에는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진도가 상당히 많이 나갔기에 이제는 잘 돼서 아주 좋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종시 자체와 별도로 '수도분할'에 찬성한 박근혜 후보의 판단력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요.

"그 건 역사적 사실이 아닙니까."

-도지사직을 유지하고 출마한 것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요.

"저는 그 질문 자체가 한국 정치의 현실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은 사퇴 안해도 되고 도지사는 사퇴 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매우 뒤떨어진 여의도 국회의원 중심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하는 데 가장 적합한 사람이 경기도지사입니다. DMZ가 있고 국방과 안보의 중심이며 바다와 농촌, 그리고 도시가 함께 있습니다. 산업단지도 많습니다. 외교관계도 엄청 많습니다. 저희는 8천 가지 이상의 법정사무를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1과 6년  동안 성공적으로 끌고 왔습니다. 이렇게 검증된 사람에게 사표 내라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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