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후폭풍…‘불량 레미콘’ 아파트 입주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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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사고 후폭풍…‘불량 레미콘’ 아파트 입주민 불안↑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2.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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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단지 주민들 하자진단·안전점검 착수 움직임
"광주 참사 원인은 시멘트 함량 아닌 콘크리트 양생"
"불량레미콘 입증 어려워, 사전예방·사후처벌 최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레미콘업체 중 품질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적발된 회사가 대다수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불량레미콘이 사용된 공동주택·집합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9일 본지에 제보된 내용을 종합하면 서울에 위치한 대규모 단지인 A아파트(2020년 준공) 입주민대표회의는 일부 공용부 벽 갈라짐, 일부 세대 내 결로, 지하주차장 누수 등 부실시공 또는 하자로 의심되는 현상에 대한 자체 진단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A아파트는 2019년 성신양회발(發) 불량레미콘 논란이 터졌을 당시 불량레미콘이 납품된 현장으로 밝혀진 단지 중 하나다.

해당 단지 입주민들은 균열, 결로, 누수 등이 불량레미콘 사용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달 말로 입주한지 2년이 흘러 마감공사 등 시공사의 2년차 하자보수책임이 사라지는 만큼, 경우에 따라 전문업체 등에 하자진단과 안전점검을 맡겨 시공사와 담판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신양회의 불량래미콘이 쓰인 것으로 확인된 경기권의 B아파트, C아파트 등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는 눈치다. B아파트의 경우 2020년 입주를 앞두고 콘크리트 강도검사와 품질검사 등을 거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했으나, 입주 당시 빗물이 안 빠져 공용부가 침수되는 일이 발생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A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상반기 중 2년차 하자보수책임이 소멸되기 전에 전반적인 진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준공된지 이미 4년이 지난 C아파트의 일부 입주민들은 이번 광주 사태를 목격하면서 입주 초기 잦은 하자보수가 불량레미콘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수도권 소재 D오피스텔의 한 주민은 자신이 거주하는 단지에 2020년 신성콘크리트공업발(發) 불량레미콘이 사용됐는데 누수, 층간소음 등 현상이 잦다며 본지에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입주 후 몇몇 동대표들과 함께 시공사에 문의한 결과 신성콘크리트의 레미콘이 일부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 누수와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데 이게 불량레미콘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며 취재를 요청했다.

다만,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근거가 없는 우려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익명을 요구한 성신양회 불량레미콘 사용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광주 참사의 주된 원인은 공기 단축 압박으로 인해 한파 속 콘크리트 양생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제대로 굳기 전에 동바리가 해체됐다는 부분도 확인되지 않았느냐. 개인적으로 시멘트 배합 비율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이라며 "일부 입주민들이 불량레미콘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콘크리트는 건축물 준공 후에도 수십년 간 계속 굳어진다. 점점 더 튼튼해진다. 또한 누수, 결로 등 현상을 불량레미콘과 결부 짓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불량레미콘으로 인한 하자를 주장하더라도 입증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균열, 누수, 결로 문제, 특히 층간소음 문제가 많은 건 비용 절감을 위해 최근 레미콘 사용을 최소화하는 공법이 연이어 개발돼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불량레미콘이 이런 현상을 야기했다는 건 설사 그렇다고 해도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콘크리트 자체가 주변 환경에 변화를 많이 받는 편이고, 품질관리가 미흡한 레미콘 사용 시 수밀성(물 침투 방지 성질)에 문제가 생겨 균열, 누수 등이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상황에서 이게 시공 중에 발생한 부실이라고 어떻게 주장하겠느냐. 불량레미콘 문제는 처음부터 관리를 잘 하고, 적발 시 제대로 처벌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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