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갑질’ 때문에…‘한 폰에 두 번호’ e심, 갤럭시S22 지원 불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통사 갑질’ 때문에…‘한 폰에 두 번호’ e심, 갤럭시S22 지원 불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2.17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갤럭시S22, 국내폰엔 e심 적용 안한다…해외폰엔 S20부터 적용해와
사실상 통신사 반대로 무산…유심칩 판매 수익 감소·해지 쉬워져 반대
정부 칼 뽑았다…"9월 e심 전국 도입, 추가 회선에도 선택약정 할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삼성전자의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가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eSIM(e심·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을 지원하지 않게 됐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가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eSIM(e심·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을 지원하지 않게 됐다. 반면 해외 수출용엔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e심이 적용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이동통신3사의 반대 때문인데,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역차별', '통신사 갑질' 등의 불만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의 내수용 버전이 eSIM(e심·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을 지원하지 않게 됐다. e심 지원 기능이 세계적 추세인 것과 달리, 한국 시장에선 국내 이동통신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반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e심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차세대 삼성 스마트폰부턴 e심이 상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기고 있다. 

 

이통사, e심 반대하는 이유…3분의 1 가격으로 떨어져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국내 출시용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엔 디지털 유심(SIM)인 e심이 지원되지 않는다. 반면 북미·유럽 등 해외 출시용으로는 듀얼심이 지원된다. 

e심은 물리적 유심(USIM)칩과 달리,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기본 내장돼 있어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요금제를 등록하고 사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유심과 eSIM을 조합하면 2개의 번호 또는 복수의 통신사 요금제를 쓸 수 있다. 특히 업무용 스마트폰을 따로 이용하는 사람에게 환영받는 서비스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유럽을 기점으로 한 글로벌 69개국의 175개 통신사는 e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애플은 2018년 아이폰XS 모델부터 e심과 유심 모두를 지원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2020년 출시된 해외판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e심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해외판 갤럭시S21도 e심 기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내수용 기기에선 일부 알뜰폰과 스마트워치 등에서만 e심을 사용할 수 있다. 이통3사가 꾸준히 반대해서다. 이들은 e심이 도입될 경우 유심칩 판매 수익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e심 교체에 드는 비용은 2500원 선인 반면, 유심 판매가는 약 7700원으로 3배 수준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현재 신규가입 또는 번호이동을 통해 스마트폰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유심을 사야한다. 이는 곧 이통사의 매출로 직결된다. 이에 비해 e심 교체는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가능해 가입·해지·번호이동이 간편하고 자유롭다. 단말기 교체 시 QR코드 등을 활용해 e심에 통신사 프로파일을 다운로드하면 되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해지로 인해 이통사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통사가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통신 사업자 정책에 따라 제조사가 (단말기를) 제공할 수밖에 없고, 제조사는 출시하려는 시장의 통신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통신사 갑질' 불만 커지자…정부 "하반기 e심 적극 도입"


e심 탑재 여부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역차별’, '통신사 갑질'이라는 불만이 쏟아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e심 활성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e심 도입 방안’을 처음으로 발표하면서 오는 9월 1일부터 국내에서 e심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e심 확산 추세에 맞춰 국내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e심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이통사, 제조사 등과 'e심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책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현재 이통3사는 e심 개통을 위한 전산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e심이 도입되면 통신비 절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은 분위기다. 3사의 저가 음성 통화 중심 요금제에 알뜰폰의 데이터 요금제를 조합하는 방식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기정통부가 e심을 이용한 추가 회선에도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다양한 e심 맞춤형 요금제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내와는 달리 유럽 등지에선 e심이 보편화된 상태다. GSMA '글로벌 e심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엔 전 세계 5억개, 2025년에는 24억개 이상의 스마트폰이 e심에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스마트폰의 50%에 e심이 탑재돼 eSIM 지원 기기의 누적 출하량이 60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봉쇄가 풀리고 이통사간 이동 제한이 완화되면서, eSIM기반 로밍이 증가하면 시장 성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란 대저(Karan Dasaor)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은 2년 아이폰 XS부터 eSIM을 도입했고, 이후 모든 아이폰은 eSIM과 호환되고 있다"며 "5G폰의 성장은 eSIM전용 모델인 '모토로라 레이저'처럼 eSIM의 채택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