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케치㉙]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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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케치㉙]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2.02.27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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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무지갯빛 청춘
'서른, 아홉', 진중한 네이비빛 젊음의 무게감
방황과 성장통을 공감있게 그려 몰입감 높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거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분명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했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시인의 잠언시집 제목으로 더 익숙한 이 문구는 미국작가 킴벌리 커버거가 쓴 시의 제목 ‘If I Knew’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삶에 있어 큰 울림을 주는 문구이기도 하지만 일상의 작은 일에서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문구다.

회한의 지나간 시간들

한때 이 시에 꽂혀 뼛속 깊이 공감하며 탄식했던 적이 있다. 스스로 한 선택에 개탄을 하고, 만시지탄하며 허우적댔던 날들….

누구에게나 과거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엄연히 존재한다. 지난 삶이 상당 부분 기억에서 사라졌더라도 여전히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채색됐을 수도 있고 후회와 회한을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10대 때는 대학 입학이 주요한 화두고 어떻게 해서든 목표한 대학이나 꿈을 향하여 설정한 과녁을 향해 돌진한다. 자신의 20대를 보란 듯이 성공적으로 열어 안착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전긍긍하며 어렵사리 맞이한 20대는 바라던 것을 얻지 못해서, 혹은  바람과 전혀 다른 선택을 하는 날들의 연속일 수도 있다.

대다수는 자기 나이 때 보이는 만큼만 보고 그게 다인 줄 알기에 오류와 시행착오를 범하기도 한다. 서투른 판단과 선택으로 인해 뒤늦게 후회하고, 후배 세대를 바라보며 회한과 추억에 젖는다. 자평하길 다소 실패한 측면이 있는 인생일 경우 더더욱.

요즘 나이를 화두에 올린 드라마가 주목받고 있다. 10대의 아픔과 성장을 다룬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40대를 목전에 둔 여성 3명의 낭만과 애환을 담은 JTBC ‘서른, 아홉’이 그 주인공이다.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tvN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tvN

행복을 외치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배우 김태리·남주혁이 주연을 맡아 청춘(靑春)의 싱그러움으로 중장년층의 복고 감성까지 건드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청춘(靑春)이란 단어만큼 싱그러운 것이 또 있을까.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그 청춘을 달리는 열여덟 살 나희도(김태리)와 스물두 살 백이진(남주혁)을 조명한다.

비록 아직은 불완전할지라도, 좌절이 아닌 희망을 추구하며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담은 착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좌충우돌 풋풋한 청춘을 통해 보는 이에게 위로를 선사하고 잠시나마 어두운 현실을 잊게 만드는 초긍정 마력을 지녔다.

펜싱 소녀 나희도(김태리)는 긍정 마인드의 캐릭터, 강한 에너지로 극을 끌고 간다. 이렇게 시대의 아픔에 씩씩하게 덤비는 나희도와 부드러우면서도 비관적인 현실에 함몰되지 않으려 애쓰는 백이진(남주혁)이 만나 서로의 캐릭터를 완성하며 시너지를 낸다.

극중 미래인 현재에 희도는 이진과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은 이미 드러났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1990년대 순정만화처럼 애틋한 감성을 자극하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경쾌한 속도로 동시대의 연애를 그려나가  귀추가 주목된다.

서른하고도 아홉인 세 친구들의 우정과 삶을 다루는 서른 아홉. ⓒJtbc 스튜디오
서른하고도 아홉인 세 친구들의 우정과 삶을 다루는 서른 아홉. ⓒJtbc 스튜디오

현실 휴먼 로맨스 ‘서른, 아홉’

여기에 배우 손예진·전미도가 출연하는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다. 18세, 고2 때 처음 만난 미혼 여성 셋이 40대의 길목에서 느끼는 삶이란 어떨까?

'내일이 없는 것처럼, 슬픔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오늘을 살기로 했다.'

'서른, 아홉' 손예진은 하루아침에 시한부가 된 친구 전미도를 위해 안식년 미국행을 접는다. 김지현은 복권에 당첨됐지만 당첨금 찾기를 포기한다. 그리곤 자신에게 찾아온 인생 첫 운을 전미도에게 가져가라고 외친다. 그렇게 세 친구는 일상 속 행복 찾기에 돌입했다.

이렇듯 ‘스물다섯, 스물하나’ ‘서른, 아홉’의 공통분모는 자신들 삶에 던져진 숙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는 ‘성장’이 메인 테마다. 맞닥뜨린 불행한 현실에 좌절하며 굴하지 않고 극복해내려는 의지가 충만해, 흡인력과 호소력이 시청자들에게 더욱 어필한다.

현재진행형인 삶의 무게감

누구든 성장기를 거치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드라마는 드라마 뿐일까. 대부분 그 시절에는 젊음이 좋은 줄 실감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보낸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20대건 30대건 나이와 상관없이 과거는 인생에서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되돌릴 수 없기에.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과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현재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른 획기적이고 지혜로운 선택을 했을까. 더 이상 오류와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까. 단연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삶에서 어떤 시기만 지나면 끝날 줄 알았던 고민들은 다른 차원의 결을 지닌 채 더 큰 크기로 다가오곤 한다. 과거에만 연연하기엔 현재와 미래의 세월 또한 녹록지 않다. 나이가 들어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도 예측키 어려운 난제들이  목전에 닥친다. 쓰나미처럼 들이 닥치면 이 나이에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여전히 인생 참 어렵다. 한 파고를 건너뛰어도 또 다른 집채만한 파도가 덮친다. 한 궤가 끝이 나도 끝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삶의 희노애락은 현재진행형이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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