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 지주사 소재지 논란, 지독한 백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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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스코 지주사 소재지 논란, 지독한 백신 돼야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2.28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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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에 백기 투항…최정우식 ‘기업시민’ 초심 되새겨야
정치권 입김은 여전히 숙제…지역사회 눈높이·보폭 맞춰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2년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2년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 포스코

포스코가 성난 민심에 결국 '백기 투항'했다. 당초 포스코는 신설 예정인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소재지를 포항이 아닌 서울로 결정했으나 지역사회가 들고 일어났다. 지역사회의 분노는 들불처럼 번졌고, 정치권마저 이를 거들며 포스코를 몰아세웠다. 국민 밉상이 된 포스코는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섰고, 포항시와 전향적 합의를 이루며 갈등을 일단락지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영 자율성을 침해한 과도한 간섭이라 주장하고, 반대 쪽에서는 지역사회 균형발전과 상생 가치를 강건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하는 분위기다. 과정이 어찌됐든 기업과 지역사회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며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은 나름 의미를 지닌다.

다만 당사자인 포스코 최정우 2기 체제에선 이번 사태를 더욱 엄중히 받아들였으면 한다. 지주사 전환을 코 앞에 둔 만큼, 이를 지독한 예방주사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백년기업 포스코를 만들겠다며 내실 성장과 '기업시민' 가치를 중시해 온 최정우 회장이 최근 들어서는 신사업을 필두로 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음과 무관치 않다. 백년대계에 만전을 기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포스코 지주사의 서울 설립 계획에 따른 갈등 야기도 결국엔 기본에 충실하려 했던 1기 체제의 초심을 잃어버린 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2기 체제의 공적 쌓기에 몰두하다 보니 가장 사소하면서도 기본적인 부분을 놓쳤고, 이에 지역사회가 나서 따끔한 회초리를 가했다고 볼 수 있다.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성과 창출을 위한 조급함 대신, 모든 이해관계자가 수긍 가능한 성장 기틀을 다져야 2기 체제의 지주사 전환 명분과 사업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음은 자명해 보인다.

포스코가 이번 사태를 겪으며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를 노출했다는 점도 분명한 숙제로 남는다. 국영기업의 태생적 한계가 민영기업으로 거듭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대권 주자들까지 일제히 나서 포스코 지주사의 서울 설립 비판과 포항 유턴을 강조하다 보니, 이번 합의는 사실상 정략적이자 강압적이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역사회의 분노를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이 백번 맞더라도, 표심에 몰두한 정치권 목소리에 좌지우지되는 결정은 우리 모두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지주사 서울 설립 논란은 포스코에게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조한 '기업시민' 이념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다가온다. ESG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대두에 앞서 일찍부터 '기업시민'이라는 선구자적 역할을 자처해 온 포스코기에, 이번 사태가 더욱 크게 느껴지고 일방적 반감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점은 기업과 지역사회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많아졌다는 데 있다.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 과정에서 묵인만 하려했던 기업의 진정성과 당위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사사건건 태클을 걸기보다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상생 제고 노력을 응원해야 할 것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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