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시장 커지자…군침 흘리는 카카오·KT·SK, 사업투자 확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중고폰 시장 커지자…군침 흘리는 카카오·KT·SK, 사업투자 확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3.15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 중고폰 JV 설립…KT, 민트폰 환급률↑
SK네트웍스, 민팃 분사…리폰·업스테어스 등 중고폰 스타트업 연이어
업계 "수익 아닌 ESG 차원 사업"이라지만…미래 성장성은 '장밋빛'
시중 유통폰중 절반 이상이 중고폰…글로벌 시장, 내년에 88조 원까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IT 업체들이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 눈독들이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유종
IT 업체들이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 눈독들이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유종

IT 업체들이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 눈독들이고 있다. 사업 초기엔 ESG를 앞세워 친환경 사회공헌 차원의 사업임을 강조했지만, 중고폰 시장이 점차 수익성이 있는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SK, KT 등 대기업들도 사업 규모를 키우는 모양새다. 국내에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 스마트폰 연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중고폰을 재유통한 '리퍼폰'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 중고폰 JV 설립…KT·SK는 브랜드 입지 강화


최근 카카오·KT·SK 등 국내 통신 관련 업체들은 중고폰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15일 카카오 통신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는 중고폰 관련 업체 ‘앙츠’, ‘코드네이처’와 중고폰 전문 합작사(JV)인 ‘레몬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고 공시했다. 3사가 각각 지분을 출자해 중고폰 사업에 자원을 투자하고 인프라를 공유하는 구조다. 카카오가 중고폰 시장에 정식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레몬코퍼레이션 첫 대표는 김준형 전 스테이지파이브 부사장이 역임한다. 김 대표는 LG유플러스에서 5G 서비스 그룹장과 디바이스 담당 등을 지낸 통신 전문가로 통한다. 

국내 이동통신3사 중 중고폰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는 곳은 KT다. KT는 지난해 8월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제휴를 체결하고 업계 최초의 중고폰 전문 브랜드 ‘민트폰’을 출시했다. 

KT는 최근 민트폰의 기기 반납 프로그램 ‘민트폰 바이백’(Buy-back)의 환급률을 높이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SK텔레콤도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중고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9년 중고폰 전문 업체 ‘금강시스템즈’의 지분(20%)을 인수하면서 ‘민팃’ 브랜드를 시장에 출시했다. 

민팃은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에서 자회사로 분사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중고폰 100만 대를 매입했으며, 출범 3년 만에 국내 연간 거래대수의 10% 비중을 차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엔 ‘리폰’, ‘업스테어스’ 등 관련 스타트업도 탄생하고 있다. 리폰은 중고 스마트폰 O2O(online to offline) 업체로, CU 등과 제휴를 맺고 전국 각지 편의점에서 중고폰을 유통한다. 업스테어스는 중고폰 견적 비교 서비스 ‘폰가비’와 B2B 유통 시세 분석 시스템 ‘중가비’를 운영하고 있다. 

 

돈 안 되는 시장, 왜 뛰어들까?…내년엔 글로벌 시장 88조까지 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대기업들과 스타트업이 중고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사업 전망성이 밝기 때문이다. 오는 2023년 예상 출하량은 3억3290만 대로, 그 가치만 670억 달러(한화 약 88조 원)에 달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아직까지 기업들은 중고폰 사업을 통해 의미 있는 규모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고폰 매매로)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스마트폰 재활용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자원재활용 측면에서 사회에 기여하려는 ESG 사업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중고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사업 전망성이 밝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는 약 1000만 대, 거래금액은 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약 1800만 대인 것을 고려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스마트폰 60~70%가 중고폰인 셈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폰 시장은 지난 2018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연 평균 1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3년 예상 출하량은 3억3290만 대로, 그 가치만 670억 달러(한화 약 88조 원)에 달한다. 

스마트폰 수명이 증가하는 것도 시장 성장성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은 구형 스마트폰에도 3~4년씩 OS(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더 연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폰을 대량 매입해 재생과정을 거쳐 재유통하는 리퍼폰 시장도 성장세다.

글로벌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성장률은 2018년부터 매년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다 2020년 -10%를 기록했다. 반면, 리퍼폰 연간 성장률은 4%로, 올해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리퍼폰은 대부분 제조사나 유통업체의 인증을 받고 품질 보증이 되는 제품으로, 몇 해전부터 고성장 틈새 시장으로 꼽히기 시작했다"며 "중고폰 보상 판매 프로모션이 활발해지고, 유럽과 같은 선진국 지역에서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면서, 리퍼폰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