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보다 나은 대형건설사 ‘子’회사들, 올해 ‘신성장동력’ 확보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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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보다 나은 대형건설사 ‘子’회사들, 올해 ‘신성장동력’ 확보 분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3.15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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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자이에스앤디·DL건설 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모(母)회사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은 대형 건설사 자(子)회사들이 올해에는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진 상황인 만큼, 외형성장과 내실경영 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들린다.

오는 23일 현대엔지니어링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홍현성 대표이사 내정자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기존 김창학 대표이사 사장은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따른 상장 실패 책임을 지고 고문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홍 내정자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미래 신사업으로의 전환 등을 위해 친환경 플랜트 프로젝트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내정자는 플랜트수행사업부장,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친환경 플랜트 프로젝트는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폐플라스틱 자원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신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직접 플랜트를 운영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해 수소충전소 등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초 미국 엔시나사(社)와 폐플라스틱 활용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에 대한 기본설계(FEED) 용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암모니아 수소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소 충전소, 산업용 수소 플랜트를 위한 암모니아 수소 전환 설비 설치·운영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전환 기술을 보유한 업체인 AAR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암모니아를 분해해 친환경 고순도 수소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상장 철회로 인해 투자금 유치에 실패한 게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사업 전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 있으나, 지배적인 분석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이 현대자동차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모회사인 현대건설보다 우수한 수익을 거두며 상승 흐름을 탄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75% 늘었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증가율(37.25%)보다 약 5% 가파르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자이S&D)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자이에스앤디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4357억3083만 원, 영업이익 508억2248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2.32%, 영업이익은 85.87% 각각 확대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모회사인 GS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자이에스앤디는 올해에도 외형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세련 연구원은 "현재 자이에스앤디의 주택부문 수주잔고는 1조 원 정도로 쌓여 있다. 이는 정비사업 수주잔고를 보유한 대형 건설사들과 비슷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자이에스앤디는 GS건설과 함께 최근 LG그룹 계열 건설업체인 S&I건설을 인수했다. GS건설과 자이에스앤디는 S&I건설을 매입하고자 지에프에스사(社)를 설립, 약 2900억 원을 투입해 S&I건설 지분 60%를 사들인 바 있다.

사업 다각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자이에스앤디는 지난 1월 음식물 처리기인 '파이널키친'(Final kitchen)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완료했다. 상품 출시 시기는 오는 6월께로 예상된다.

DL이앤씨(구 대림산업)의 자회사인 DL건설(구 대림건설) 역시 최근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 DL건설이 오는 24일 주총을 앞두고 공시한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살펴보면 지난해 DL건설은 매출 2조103억 원, 영업이익 2296억3433만 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89%, 12.91%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7.57% 늘었다. 같은 기간 DL이앤씨의 매출과 영업이익(대림산업의 건설사업부 실적을 분할 기준으로 분리해 재작성한 투자자 편의를 위한 전년도 실적 참고 수치)은 각각 14.31%, 10.22% 줄었다. '엄마'보다 '아들'이 더 나은 모습을 보인 셈이다.

2022년에는 신사업도 추진한다. DL건설은 이번 주총을 통해 △소프트웨어·정보처리 개발·공급업 △지식·정보·기술·상표권·라이센스 등 무형자산과 지작재산권 관리·판매·용역사업 △시장조사·자문·컨설팅업 △전자상거래·기타통신판매·통신판매중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는 사내 벤처를 통해 선보이는 토지정보 플랫폼인 '랜드테크컴퍼니'를 본격 론칭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랜드테크컴퍼니는 프롭테크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으로, 토지 정보 등록 시 사업성을 분석하고 매매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전반적인 수익성 감소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세련 연구원은 DL이앤씨에 대한 보고서에서 "2022년 DL이앤씨의 연결 실적은 DL건설의 이익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소폭 감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대형 건설사 자회사들이 몸집 키우기에 앞서 내실 쌓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공약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 자회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규모, 재무구조 등 측면에서 봤을 땐 어디까지나 중견 건설업체다. 재벌 대기업집단 소속이 아닌 중견 건설사에 비해선 유리하겠지만 일감 확보에 오히려 애를 먹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물가 인상 등으로 불투명성이 확대됐다는 점도 감안해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나 신사업 투자에는 속도 조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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