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웬만해선 삼성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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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총] ‘웬만해선 삼성을 막을 수 없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3.1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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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동학개미 반대에도…노태문·경계현·박학규 등 사내이사 선임
2030 "노태문 책임지고 물러나야" vs 5060 "갤럭시 흥행 공로 있다"
2대 주주 국민연금, 경계현·박학규 등 반대에도…약 70% 이상 찬성표
주주들 "귀족노조 15% 연봉인상 반대"…노조 비판할 때마다 박수갈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이 주주들의 높은 지지 속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이 주주들의 높은 지지 속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경계현 DS부문장·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역시 2대주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다.ⓒ삼성전자 온라인 중계 갈무리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논란 중심에 있는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이 주주들의 높은 지지 속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논란이 해외까지 확산되며 집단소송·국민청원 등 소비자 단체행동이 불거지자 책임론이 부상했지만, 같은 날 상정됐던 경계현 DS부문장과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보다 높은 찬성률로 가결되면서 동학개미 운동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친 모양새다. 다만, 주총 현장에선 노 사장을 비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2030세대와 5060세대 주주간 신경전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노태문, 98%로 선임…2030 "총괄서 물러나야" vs. 5060 "공과 인정"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주총에선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모두 가결됐다. 

특히 주총 전부터 원치 않은 주목을 받았던 노태문 MX부문 사장은 주총 현장에서도 주주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으나, 그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의안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찬성률 98.04%) △경계현 DS부문장(86.34%)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86.11%) 등 4인 중 두 번째로 높은 찬성표(97.96%)를 받으며 통과됐다.

주총 현장에선 세대별로 노 사장에 대한 평가가 갈렸다. 2030세대는 노 사장에게 GOS 사태로 인한 삼성전자 신뢰도 하락의 책임을 묻는 반면, 5060세대는 갤럭시S·갤럭시Z 흥행 등 실적을 고려해 그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로 추정되는 한 삼성전자 주주는 이날 주총에서 “현재 GOS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노 사장은 현재 삼성 팬들에게 합리적인 납득을 주지 못하고 있고, GOS 이전까지도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며 “따라서 사내이사 임명도 불허하고, 현재 진행 중인 하드웨어 사업에 대한 모든 총괄직에서 손을 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연금은 노태문 후보에 대한 임명 건을 찬성했기 때문에, 여기 계신 주주분들이 현명한 표결을 진행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젊은 주주도 “원가절감을 통한 영업이익도 물론 중요하지만,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주가에 영향을 준다. (GOS 사태처럼) 선을 넘는 행위를 했으면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5060세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 주주는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실(失)도 있고 과(過)도 있는 법”이라며 “실적이 높으면 (경영진은) 높게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노 사장 임명건에 대해 찬성 의사를 표했다. 

 

국민연금, 힘 못 썼다…주총선 '귀족 노조' 비판 의견에 박수갈채까지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삼성전자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한 경계현·박학규·김한조·김종훈 선임건도 전부 통과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이번 주총에선 국민연금이 반대한 경계현 사장과 박학규 실장도 사내이사로 결국 선임됐다. 국민연금은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 8.6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삼성전자 최대 주주는 지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삼성생명(7.69%) △국민연금(7.58%) △홍라희外(5.19%) △삼성물산(4.40%) △씨티뱅크(4.36%) 순이다.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의 침해 △감시 의무 소홀 등을 근거로 이들 사내이사의 신규 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선임건과 관련해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경계현·박학규 건과 마찬가지로 재직 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임원들은 앞서 삼성전자 사외이사이자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직을 역임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임원직 유지의 적정성 등 지배구조정책에 대한 감독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경계현·박학규 후보를 비롯해 김한조(69.53%)·김종훈(74.46%) 후보자 선임건은 모두 과반수 이상으로 가결됐다. 

지난해(900명) 대비 2배 가량의 참석률(1600여 명)을 기록한 이번 주총장에선 노태문 사장뿐 아니라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향한 비판도 줄을 이었다. 주주들 사이에선 노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노조에 대한 주주들의 깊은 반감이 드러난 것이다.

한 주주는 이날 "우리나라 문제가 귀족 노조다. 노조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타당한 요구가 많지 않다"며 "(이사회가) 노조와의 임금협상에서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가치 제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주도 "경영진은 온 힘을 바쳐 세계적인 기업을 선도하고 있는데, 노조의 모습을 보면 무리한 요구와 생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 임금의 15.72%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노조가 창립 이래 첫 파업을 단행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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