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재도약➀] 에어버스 대형기 타고 레드오션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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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 재도약➀] 에어버스 대형기 타고 레드오션 건넌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3.1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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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1000억 넘어도 비싼 대형기 빌린 이유…장거리 여객·화물 노려
"LCC는 이미 포화상태…기존 공급석 확대에 추가 장거리 노선 필요"
싱가폴·호주·하와이·동유럽 노선 취항 계획…벨리카고로 화물 사업
한성항공, 예림당 인수로 티웨이항공 탈바꿈…12년 발자취 훑어보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티웨이항공이 설립 이래 대형기(A330-300)를 최초 도입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티웨이항공이 설립 이래 대형기(A330-300)를 최초 도입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7년까지 적자에서 벗어나 매출 3조 원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시사오늘

티웨이항공이 설립 이래 최초로 대형기(A330-300)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등 항공업계 내 지각변동까지 이뤄지는 상황 가운데, 차별화 전략을 통해 LCC(저비용항공사) 선두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17일 티웨이항공은 김포공항에서 A330-300 기재 반입 행사를 열고 오는 2027년까지 대형기 20대, 중소형기 30대를 확보하고 매출을 3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적자 속 대형기 도입, 왜?…“새로운 성장 모멘텀 필요”


에어버스사(社)의 A330-300 항공기는 중장거리 노선에 특화된 항공기다. 최대 운항거리는 1만186km, 기존 27대 운영 중인 보잉사 B737-800(5278km) 기종의 2배 수준이다. 좌석 수 역시 347석(비즈니스 12석·이코노미 335석)으로, 기존 모델(189석) 대비 2배가량 많다. 

다방면으로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리스비와 운영비도 더 비쌀 수밖에 없다. 2019년 첫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0년 -1483억 원 △2021년 -1552억 원(증권가 추정치) 등을 거듭하고 있는 티웨이항공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더군다나 티웨이항공은 총 3561억 원의 리스 부채를 떠안고 있다. 

그럼에도 정홍근 대표는 “대형기 도입은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라며 “성장하는 항공, 기회의 항공으로 가기 위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LCC들이 주로 운영하는 중단거리 노선이 이미 레드오션인 상황에서, 기존 노선을 뛰어넘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인천공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공항은 슬롯(이착륙 시간) 포화로 인해 추가 증편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기존 슬롯과 FSC(대형항공사) 합병으로 배분될 신규 슬롯에 대형기를 투입해 공급석을 증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LCC가 본격 진출하면 해외여행의 실속을 중시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일본 당일치기, FIT(해외 개별 자유여행) 확대 등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싼 대형기, 어떻게 쓰이나…싱가폴·호주·하와이·동유럽 여객에 화물까지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신형 대형기로 여객뿐 아니라 화물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은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정홍근 대표.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A330 기종으로 제주 노선부터 시작해 향후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하와이 호놀룰루 △동유럽 등 기존 LCC가 다니지 않았던 중장거리 노선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기에 따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노선에도 A330을 투입해 고객 편의를 확대하는 등 효율적인 기재 운영도 이어간다.

신형 대형기로 여객뿐 아니라 화물 사업도 확대한다. 기존 국내·해외 일부 노선에서 진행됐던 화물 사업을 장거리 지역으로 넓혀 나가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FSC(대형항공사)처럼 화물 사업 비중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화물 수송은 주로 밸리 카고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정홍근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로선 화물 전용기를 운영할 계획은 없지만, A330 기종이 밸리 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에 화물을 최대 20톤까지 실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회복 속도가 느릴 경우를 산정해, 컨틴전시 플랜(시나리오별 위기대응 전략)으로 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는 노선도 이미 선정하고 검토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A330 자체가 타 LCC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물을 많이 적재할 수 있는 항공기”라며 “위기가 닥쳐도 금방 극복할 수 있는 기회의 항공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티웨이항공 발자취…한성항공에서 대구 허브 전략까지


티웨이항공의 전신(前身)은 국내 최초의 LCC 한성항공이다. 그러나 자금난과 경영분쟁을 겪고 기업 회생 절차를 걸치면서 예림당에 인수된 이후, 사명을 티웨이항공으로 바꾸며 2010년 8월 새출발하게 됐다. 

새 이름을 단 티웨이항공은 2010년 9월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기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첫 국제선 정기 운항은 2011년 10월 진행된 인천~방콕 노선이다. 이후 대구공항에 취항하면서 2014년 국내선(대구~제주), 2015년 국제선(대구~상하이) 운항을 개시했다.

2012년 화물 사업 면허를 취득했으나 한참 뒤인 2019년 대구공항 국내선(대구~제주)을 통해 화물사업을 개시했다. 객실화물운송 사업은 2020년 11월부터 시작됐다. 

2013년엔 진에어 출신의 정홍근 대표를 영입하면서 ‘대구 허브’ 전략을 추진했다. 경쟁이 심한 김포·인천공항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지방 공항을 공략한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대구공항을 허브로 삼고 노선을 확장하면서 2017년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는 효과도 얻었다. 

2018년엔 코스피에 상장했으며, 이달 16일 기준으로 지배구조는 △티웨이홀딩스(40.98%) △더블유밸류업 유한회사(22.40%) △우리사주조합(9.70%) 순이다. 티웨이홀딩스는 출판사 예림당(지분 50.04%)의 자회사, 더블유밸류업 유한회사는 사모펀드 운용회사 ‘JKL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더블유밸류업 유한회사로부터 800억 원 규모의 자본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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