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전환’ 까뮤이앤씨, 원가·대금회수·PC경쟁 ‘삼중고’…희망은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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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전환’ 까뮤이앤씨, 원가·대금회수·PC경쟁 ‘삼중고’…희망은 ‘SK’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3.22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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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PC(Precast Concrete,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 안철수 테마주로 널리 알려진 까뮤이앤씨가 지난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율 방어에 실패한 데다, 받을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대형 업체들이 PC사업에 직접 뛰어들면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까뮤이앤씨는 지난해 매출 1636억8660만 원, 영업손실 30억1098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1% 올랐으나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도 마이너스(-30억1656만 원)로 돌아섰다. 까뮤이앤씨가 적자를 기록한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적자전환의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원자재 값이 뛰면서 매출원가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까뮤이앤씨 측은 "예측을 훨씬 초월한 원자재가격 급등, 현장 협력업체들의 부실 발생에 따른 추가비용 투입 등으로 인해 적자로 마감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2021년 까뮤이앤씨가 사용한 주요 원재료 단가를 살펴보면 철근 10만4600원(톤당), 레미콘 7만1000원(㎡당), 시멘트 7만5000원(톤당) 등이다. 전년보다 철근은 52.70%, 레미콘은 4.87%, 시멘트는 5.06% 각각 상승했다. 

특히 까뮤이앤씨는 대형·중견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PC를 납품해 박리다매 방식으로 영업활동을 펼치는 만큼, 원가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까뮤이앤씨의 원가율은 94.13%로 집계됐는데, 이는 최근 3년 간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9년(90.03%) 대비 4%p 이상 확대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형 건설사들의 원가율 변동폭이 1~2%p임을 감안하면 무척 높은 수준이다. 공사 물량을 아무리 많이 확보해도 원가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적자 행보가 지속될 전망이다.

ⓒ 까뮤이앤씨 CI
ⓒ 까뮤이앤씨 CI

여기에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발목을 잡았다. 까뮤이앤씨의 매출채권·기타채권은 2020년 말 306억5223만 원에서 2021년 말 286억8872만 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채권은 발주처에 요청했으나 제때 받지 못한 대금을 뜻하는 것으로, 매출채권이 감소했다는 건 밀렸던 공사대금이 처리됐음을 의미한다. 전년 대비 매출채권·기타채권이 6.40% 떨어진 까뮤이앤씨에겐 긍정적으로 분석되는 항목이다.

하지만 실상은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비와관리비에 2020년엔 존재하지 않았던 '대손상각비' 37억1394만 원이 지난해 잡힌 것이다. 대손상각비는 매출채권을 결국 회수하지 못해 받는 걸 포기하고 손실로 처리한 비용을 뜻한다. 기업 입장에선 아예 돈을 묻어버린 셈이니 매출채권이 늘은 것보다 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건설사의 전형적 리스크 지표인 미청구공사도 전년 대비 82.74% 확대됐으며, 까뮤이앤씨(원고)가 돈을 받기 위해 구상금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건도 7건 늘었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 인상 현상이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과 더불어, 주력인 PC사업부문의 경쟁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부분이 까뮤이앤씨의 미래 불투명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최근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중견 건설사들이 PC를 신사업으로 삼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2020년 충북 음성군 등과 중부산업단지 내 PC 생산 기지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PC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GS건설의 PC 생산 기지는 지난해 6월 중부일반산단 내 15만 ㎡ 규모 부지에 준공됐다. 해당 공장은 연간 12만 ㎡ PC 부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중견업체인 반도건설도 지난해 경기 여주 일대 PC공장 부지를 확보했다는 소식을 알리며 PC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까뮤이앤씨의 핵심 고객 중 하나인 현대건설의 경우 PC사업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방침을 밝히진 않았으나, 최근 OSC(Off-Site Construction, 사전 제작 후 현장 조립)팀에 공을 들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에스케이에코플랜트
ⓒ 에스케이에코플랜트

이처럼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까뮤이앤씨에게 모처럼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가 기업공개(IPO)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SK에코플랜트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증권사 제안서를 받아 예비후보자 선정 등을 거쳐 다음달 중 주관사단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기업공개 작업은 오는 2023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진행되며, 구체적 일정은 최종 선정된 주관사와 협의 후 확정된다.

SK에코플랜트는 까뮤이앤씨의 VIP 고객이다. 지난해 까뮤이앤씨가 수주한 PC(민간)사업 중 3분의 1이 SK에코플랜트의 공사현장 관련 프로젝트일 정도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과 그에 따른 투자 확대는 까뮤이앤씨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까뮤이앤씨는 2020년 12월 계열사인 태흥씨앤이로부터 SK에코플랜트 주식 78만9400주를 300억 원에 취득했다. 기업공개가 현실화되면 상당한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실제로 까뮤이앤씨는 2021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전기에 취득한 SK에코플랜트(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측정지분상품) 투자주식의 평가이익 등이 반영된 총포괄이익은 169억 원 흑자를 기록해 자산·자본이 증가 개선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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