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사업 합친 롯데…빙그레와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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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사업 합친 롯데…빙그레와 정면승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3.24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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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푸드 합병으로 빙과 1위 재탈환
롯데·빙그레, 인수·합병으로 활로 모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시내 대형마트 아이스크림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롯데가 제과와 푸드를 합치면서 빙과 시장에서 빙그레와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는 아직까지 수익성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의 반격과 마주하게 됐다.

지난 23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양사는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양사의 합병이 이뤄지면 총 매출 3조7000억 원이 넘는 초대형 종합식품기업이 탄생한다.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CJ제일제당에 이어 식품업계 2위 자리에 단숨에 오르게 된다.

이번 합병은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양사가 각각 보유한 인프라를 접목해 개인 맞춤화,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식품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라는 게 롯데제과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롯데제과는 최근 “빙과사업 합병과 관련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공시를 내기도 했다. 

특히 양사가 합병에 속도를 낸 데는 빙그레에 1위 자리를 빼앗긴 빙과사업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아이스크림 4개 사업자가 경쟁을 벌였으나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번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해태를 품은 빙그레를 넘어 다시금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현재 롯데제과는 월드콘, 스크류바, 수박바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푸드는 돼지바, 구구콘, 보석바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연구원은 “국내 빙과 시장은 약 1조4000억 원 규모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빙과 시장 점유율은 빙그레(41%), 롯데제과(30%), 롯데푸드(16%), 하겐다즈 등 기타(12%) 순으로 파악된다”면서 “롯데 양사 합병 시 점유율은 50% 내외로 점유율 1등 업체로 등극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빙그레-해태 연합과 롯데제과-푸드 합병 모두 빙과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지면서 빠른 시간 내 사업 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빙그레도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인력·설비를 효율화하기 위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결정한 바 있다.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다만, 업계에선 빙그레가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빙그레는 매출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빙그레 매출액은 1조1474억 원으로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62억 원으로, 전년(398억 원) 대비 34% 줄었다. 해태아이스크림의 영업적자와 전반적인 원가·비용 상승이 악영향을 줬고, 여기에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적발로 인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까지 선반영됐다.

아이스크림 시장 성장성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빙과업계 양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 소비층인 유년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고 대체 시장이 커지는 등 아이스크림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상황에서 출혈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2조 원대를 기록했지만 2019년 기준 1조4000억 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줄곧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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