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지주사 전환’ 등 논란에도 ‘싱겁게 마무리’ [철강업계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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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지주사 전환’ 등 논란에도 ‘싱겁게 마무리’ [철강업계 주총]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3.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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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세아베스틸, 지주사 전환으로 신사업·경쟁력 제고 박차
현대제철·동국제강은 사망사고 속 경영진 신뢰 굳건…ESG 강화 숙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사망사고, 지주사 전환 등 다양한 이슈 속에서도 큰 잡음 없이 주총 시즌을 마무리지었다. 각 업체가 상정한 안건들에 대한 일부 반대 권고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주주들의 선택은 리더십 재신임이었다. 철강사들도 지난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사업 염두에 둔 지주사 전환 마쳐…주주가치 제고 책임도 커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총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유튜브 생중계 화면 갈무리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총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유튜브 생중계 화면 갈무리

업계에서 가장 먼저 주총 스타트를 끊은 건 포스코홀딩스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월 말 임시 주총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확정지은 데 이어, 이달 18일 열린 공식 첫 정기주총까지 무사히 마쳤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에 부합하는 신사업 전문가들을 사내·사외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회사 사업전략을 이끌어 온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 사장과 정창화 미래기술연구원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여기에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 부사장을 새롭게 추가하며 신사업 육성이라는 경영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또한 이차전지·첨단소재 신기술 개발 전문가로 정평이 난 유진녕 엔젤식스플러스 공동대표(전 LG화학 사장)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신사업 관련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이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쟁력과 함께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처럼 지주사 전환을 내걸었던 세아베스틸도 25일 주총을 통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비롯한 주요 의제를 모두 원안대로 처리했다.

앞서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홀딩스와 달리 회사 정관에 자회사 상장을 막겠다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신을 산 바 있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정관 명시 등의 보완 장치 마련이 거부돼 향후 분할신설회사 상장으로 주주 가치 훼손 위험이 남아있다"며 반대표를 권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주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를 위한 중장기 전략 격인 지주사 전환 조치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하며 회사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도 주총장에서 자회사 상장은 절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못박았다.

다만, 세아베스틸은 그룹 지주사인 세아홀딩스의 지분율이 61.7%에 달해 개미들의 반대 의견이 묵살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학연에 의한 이사회 독립성 우려도 극복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세아베스틸은 이순형 회장과 경기고 동문인 김지홍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과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안전사고에도 사내이사 재선임 무난…주주 신뢰에 시장 주도 각오


동국제강 정기 주주총회 현장 모습. 장세욱 부회장이 지난해 경영실적을 설명하는 모습. ⓒ 동국제강
동국제강 정기 주주총회 현장 모습. 장세욱 부회장이 지난해 경영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 동국제강

연이은 안전사고로 큰 부담을 느끼던 철강사들의 경우 주주들이 현 경영진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며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올해에만 사업장 내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살얼음판을 걸었다. 그럼에도 지난 23일 열린 정기주총에선 안동일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주주들은 안동일 사장에게 3년간 다시 방향키를 맡겨보기로 했다.

안 사장도 주총 인사말을 통해 사망사고에 대한 사과와 함께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예방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안동일 2기 체제에서 최대 목표로 삼은 친환경과 사고예방 등 ESG 경영을 강화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국제강 역시 최근 발생한 사망사고로 우려를 샀지만, 25일 주총을 무사히 마무리지었다. 장세욱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첫 여성 사외이사에 박진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선임한 것이다. 박 교수는 기술 분야 전문가로 철강 본원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앞서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장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두고, 형인 장세주 회장의 위법 행위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 등 선관주의 의무 이행에 관한 우려를 표하며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동국제강 주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장 부회장의 리더십을 지지하며 재선임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장세욱 부회장이 그간 총수 부재를 비롯한 회사 경영난 속에서도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흑자전환을 이끄는 등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장세욱 부회장은 "친환경 시대에 적합한 전기로를 바탕으로 한 기술 고도화와 친환경 컬러강판 생산공정 구축 등으로 미래 철강 시장을 주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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