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전 밀어내자’…지방 비규제지역에 신규분양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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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 전 밀어내자’…지방 비규제지역에 신규분양 봇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4.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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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4월 지방 비규제지역 분양시장에 건설사들이 물량을 쏟아낸다. 정권교체로 부동산 규제 완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건설사 등 공급자들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부동산시장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달 지방 비규제지역에는 1만447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전체 지방 분양 예정 물량(1만9759가구) 중 73.2%에 이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북 지역이 5275가구로 가장 많으며, 이어 △충남 3783가구 △충북 1593가구 △강원 1573가구 △경남 969가구 △울산 618가구 △전북 330가구 △전남 285가구 △제주 48가구 등 순으로 집계됐다.

주요 단지로는 충북 '서중추 푸르지오 더 퍼스트', 충남 '아산 벨코어 스웨첸' 등이 꼽힌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은 경북 경주에 608가구를, 대우건설은 경남 김해에 534가구를 각각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전북 완주에서는 신일 330가구를, 경북 울주에서는 두산건설이 393가구를 공급할 전망이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지방 비규제지역 신규 공급에 대거 나서는 배경에는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더 악화되기 전에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방 미분양주택은 2만402호로, 전년 동월 대비 33.6% 증가했다. 또한 부동산R114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1년 동안(2021년 3월~2022년 2월) 전국 1순위 청약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32.45% 감소했는데, 특히 지방광역시의 경우 73.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방 비규제지역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를 예고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눈치다. 차기 정부에서 대출 규제를 거둬들이고, 규제지역 조정에 착수할 시 지방 비규제지역 물량이 갖는 강점이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재는 계약 후 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곳은 지방 비규제지역이 유일한데, 수도권이나 광역시 내 규제가 풀리면 분양권 전매를 노리는 수요자들은 굳이 지방 비규제지역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이와 관련,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당장 시행까지는 시간이 남은 만큼, 비규제지역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규제지역도 입지나 브랜드에 따라 청약 결과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더 늦기 전에 미리 물량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라며 "지방 비규제지역이야 미분양·미계약 물량이 나와도 금융 부담이 크지 않으니, 차라리 더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먼저 수요자들에게 선보이고 차차 물량을 해소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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