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죄기서 풀기까지…“들었다 놨다” [가계대출 총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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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죄기서 풀기까지…“들었다 놨다” [가계대출 총량제]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2.03.30 0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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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상반기 가계대출 1000조 넘어가자 금융당국 은행에 관리 주문
NH농협은행 상반기에 연 가계대출 증가율 5% 넘겨 가계대출 중단해
다른 은행들도 도미노처럼 가계대출 한시중단…실수요자 곡소리 나와
가계대출 3개월째 감소세…총량관리 여유 생기자 가계대출 빗장 풀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곽수연 기자)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을 옥죄기했다가 다시 풀기시작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을 옥죄기했다가 다시 풀기시작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코로나19가 초래한 민생위기로 정부는 시중에 유동성을 풀었다. 그 결과 자산가격이 급등했다. 사람들은 가계대출을 받아 부동산·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가계대출은 1000조 원을 가뿐히 넘겼다.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고,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주문했다. 금융당국 기조에 맞춰, 은행들은 우대금리와 대출한도를 축소하고, 심지어 가계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도 시행했다.

강도높게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한 결과, 가계대출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은행들은 여유가 생겼고, 다시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시사오늘>은 은행들이 가계대출 빗장을 잠궜다가 다시 풀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봤다.

 

 2021년 6월 말 가계대출 1000조…NH농협은행, 11월 신규대출 취급 중단


2021년 7월 14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30조 4000억 원. 구체적으로 2021년 상반기에 늘어난 가계대출은 모두 41조 6000억 원. 200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상반기 증가액으로는 가장 많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대출이 1000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를 기록하자 금융당국은 은행에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은행에게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로 관리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연간 5%'기준을 맞추고자 각종 대출 우대금리를 줄이고, 고액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방법으로 대출총량 급증을 막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함) 수단으로 꼽히는 신용대출은 적용금리도 더욱 높였다.

농협은행의 경우 7월 6일부터 개인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기존 2억 5000만 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다. 아울러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1~0.2%포인트 줄이는 방법으로 금리도 조정했다. 농협은행이 이처럼 연달아 가계대출 조이기엔 나선 이유는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작년 대비 5.8% 증가하며, 금융당국이 은행에게 권고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5%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7월 말이 되자 농협은행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이 7.1%을 넘어섰다. 타은행인 KB국민은행(2.6%), 신한은행(2.2%), 우리은행(2.9%), 하나은행(4.4%)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NH농협은행은 8월 24일부터 11월 말까지 모든 가계 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동안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아파트 집단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았고, 기존 대출의 증액, 재약정도 불가능했다.

NH농협은행의 가계 담보대출 중단 소식에 우리은행 SC제일은행도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취급을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5% 넘겨…대출 막힌 실수요자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 글 


9월에 들어서자 하나은행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관리 목표인 5%를 넘어 5.04%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도 3.62%에서 4.37%로 크게 뛰며 관리 목표인 5%에 육박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9월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한도를 일제히 줄이고, 금리도 또 올렸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운용기준이 기존 100~120%이내에서 70%이내로, 전세자금대출 가운데 생활안정자금대출의 DSR기준도 100%이내에서 70%이내로 낮아졌다.

아울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를 지표금리로 삼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우대금리도 각 0.15%포인트 줄였다. 앞서 9월 3일 KB국민은행은 같은 종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낮춘 바 있다. 결과적으로 대출자 입장에서 불과 약 열흘 사이 사실상 0.3%포인트 금리가 오른 셈이다. 

이처럼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해 가계 대출억제에 나서자 자금 조달이 막힌 실수요자의 불만이 커졌다. 대출규제 관련한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올 정도였다. 대부분이 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에 관한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9월 17일에 글을 올린 청원인은 "생애 최초 주택구입 꿈 물거품, 집단대출에 막혀 웁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현재 신규 분양아파트 입주 한 달을 앞두고 집단대출을 막는 바람에 은행으로부터 4% 고금리 대출을 선착순으로 받는 상황"이라며 "입주를 앞둔 서민·실수요자들에게 집단대출을 막지 말아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27일 또 다른 청원인은 자신을 40대 후반에 자녀 2명을 둔 가장이라고 소개하며 "아파트 사전청약 11년 만에 입주하는데 집단대출을 막아놓으면 실 수요자는 죽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강도 높아진 금융권의 가계대출 옥죄기…제2금융권까지 합세


실수요자들의 하소연에도 금융권의 가계대출 옥죄기는 멈추지 않았다. 주택 매매· 전세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0월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2조 7000억 원으로 8월 말보다 6조5000억 원 증가했다. 따라서 은행들은 금융당국 가계대출총량관리 기조에 부응하고자 더욱 고삐를 조였다.

NH농협은 거래 실적에 따라 혜택을 주는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폐지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0월 27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구체적으로 아파트담도대출에 대한 우대금리 최대한도는 0.5%에 0.2%포인트(p)낮아진 0.3%로 변경했다.

상호금융권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대응하기 위해 가계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신협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판매 등을 한시적으로 전면 중단했다. 새마을금고는 11월 29일부터 주택 구입 목적의 자금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가계대출 고강도 고삐로 감소세로 전환…은행권, 빗장 풀며 가계대출 재개


1·2금융권이 전방위적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한은이 2022년 1월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 7000억 원으로 11월 말보다 2000억 원 줄었다. 지난 2월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2월에 이어 1월 말에도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4000억 원 줄었다. 전월에 이어 2개월 째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이어가자 은행들이 대출 총량 관리에 여유가 생기면서 대출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주택담보대출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부터 한도거래방식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상품의 최대한도도 늘렸다. 전문직군 대상 상품(KB닥터론·KB로이어론·에이스전문직 무보증대출 등)의 한도가 최대 1억5000만 원으로, 일반 직장인 대상 상품(KB직장인든든신용대출·KB급여이체신용대출·본부승인 집단신용대출 등)의 한도도 1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월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2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 2월 25일에는 다시 2억 5000만 원까지 대폭 올렸다. 하나은행도 1월 말 대표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되돌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달 4일부터 신용대출상품 통장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에서 상품 종류에 따라 8000만∼3억 원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도 마이너스통장과 일반 신용대출 한도 복원을 검토 중으로, 이르면 다음 주께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은행들은 지난해 설정된 비대면 가계대출 제한도 하나둘씩 없애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8일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이른바 대환 조건부 대출 신청을 허용한다. 지난해 9월 "실수요자의 실제 소요자금을 중심으로 대출하겠다"는 취지로 막았던 비대면 대환대출 문을 다시 여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4일부터 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에 적용해온 '당·타행 신용대출 합산 1억 원' 한도를 해제하기로 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정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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