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나온 폐암석 다시 넣는 게 무슨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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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나온 폐암석 다시 넣는 게 무슨 문제"
  • 박지순 기자
  • 승인 2010.02.25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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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LNG 생산기지 건설 시행, 시공사, 강원도 입장
삼척 LNG생산기지 건설공사는 당초 3월에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가 강원도의 산업단지 승인 절차에 시간이 걸려 3월 중순 경 승인이 나면 4월 초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인 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 성석경 과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원도의 승인절차와 토지, 어업 보상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공사착공이 4월 초로 늦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 어업 보상 문제가 처리되지 않아 공사 승인은 3월 중순 경 날 것으로 보인다. 건설공사 예정부지 주변 어촌이 한가롭다.     © 시사오늘


성 과장은 석회석 폐암석을 LNG생산기지 건설 공사에 사용할 경우 환경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아느냐고 묻자 “그런 지적이 있는 것은 알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폐암석’이란 용어가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며 ‘석재’라는 표현을 써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폐암석은 석회석 광산의 부산물로 시멘트 원료로 부적합 할 뿐 공자 자재로 사용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성 과장은 삼척 지역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를 이미 접하고 있다며 지난 16일 ‘백두대간 보존회’ 김경환 사무국장을 만나 폐암석 사용에 따른 여러 가능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얻었다고 말했다. ‘호산 바다 지킴이’ 권현구 대표와도 전화 통화를 했고 조만간 만나 설득 작업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국토해양부와도 협의

성 과장은 “(삼척 LNG생산기지는) 설계기준상 석재를 사용할 수 있으며 국가도 석재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인정을 했다”고 폐암석 사용에 문제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일부 시민단체에서 제기하는 문제가 환경 오염이나 재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지만 실은 폐암석이 바다 속에서 물리적으로 변화하면서 시설 결함이나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석은 석회석의 부산물로 본래 바다에서 나온 물질을 다시 바다에 넣는 것이어서 안전상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성 과장의 설명이다. 또한 폐암석은 호안이나 방파제 부분에만 투입될 것이어서 시설 안전성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성 과장은 과거 타 지역 항만공사에 폐암석이 사용된 예도 있어 이미 안전성은 검증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성 과장은 ‘호산 바다 지킴이’가 제기하고 있는 지역 시멘트 업체와 가스공사 사이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정면 반박했다. 가스공사에서도 폐암석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국유림을 개발해 석재 채취를 검토했다고 한다.
 
지역 시멘트 업체와 가스공사 간 유착 의혹은 사실무근

이를 위해 지난 해 초 삼척시와 협약을 추진했지만 강원도 지역 대부분의 산이 보존지역이어서 개발 허가가 날 수 없었고 주무 중앙부처인 환경부에서도 새 산을 개발하지 말 것을 권고해 동양, 쌍용 시멘트에서 보유하고 있는 폐암석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법적으로 문제 안 된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홍보실 강평래 차장은 지난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않아 삼척 현지 사정은 잘 모르지만 폐암석 사용에 법적 제약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간단히 말했다.
 
강 차장은 “삼척 지역 시민단체들의 항의를 받은 적도 없어 폐암석 사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현대건설 측 입장을 전달했다.

삼척 LNG생산기지 건설공사가 착수되려면 강원도의 일반산업단지 승인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 도청 내 주무부서인 기업유치과 신승용 주무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산업단지심의위원회에서 아직 심의 중에 있어 3월 중순 경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대규모 국책사업인데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불승인될 리는 없다”고 말했다.
 
▲ 삼척시 주민들은 LNG생산기지 건설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건설공사 예정지 주변 마을.     © 시사오늘


신 주무관은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환경 재앙 우려는 검토했는지 묻자 “이미 환경영향평가를 마쳤고 오염원을 차단하는 전문가 차원의 대안을 마련해 놨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오염원 차단의 구체적 대안을 소개해 달라고 요구하자 “전문가가 아니어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폐암석의 표면에 정화처리를 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호산 바다 지킴이’가 앞장서 삼척 LNG생산기지 건설공사가 가져올 환경 재앙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백두대간 보존회’와 시행, 시공사인 가스공사와 현대건설, 사업 승인 관청인 강원도는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강원도청에서 밝힌 대로 아직 심의가 진행 중으로 사업 승인이 나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단기적 경제 효과보다 미래 세대까지 고려하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업 승인 여부가 결정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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