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여명, 새 시대-과제와 전망 ③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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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의 時代架橋] 여명, 새 시대-과제와 전망 ③안보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2.04.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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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도발, 리더십 시험대
한미일 ‘원팀’으로 봉쇄해야
文 5년 ‘동맹 균열’ 해소할 출발점
尹 정제된 메시지로 전환 준비해야
미국·유럽-러시아·중국 간 진영 대립
국제 정세 직시하고 철저한 대비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연합뉴스 제공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연합뉴스 제공

국가 안보의 사상적 이데올로기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국정 운영의 건강성을 가름한다. 그 만큼 중요하다. 윤석열 시대, 변화는 뚜렷하고 현안은 긴박하다. 文 정권이 온통 휘저어 놓은 안보 토양 위에서 완전한 시험대에 다시 올랐다. 어떤 결말로 치닫게 될 것인가.

정권교체 시기를 틈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수순에 돌입했다. 최근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우리의 정권 전환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허를 찌른 도발이다.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을 시험 발사한 지 4년 4개월 만으로, 미북 관계의 안전핀으로 여겨지던 2018년 핵실험·ICBM 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을 사실상 파기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규탄한 것은 당연하다. 미국은 미사일 발사 1시간 만에 북한과 러시아의 미사일 관련 기관과 인사들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한반도의 안보 지형이 2017년 위기 상황으로 돌아갔다.

앞으로 미국이 대북 제재에 나서면 북한은 핵실험을 재개할 공산이 크다. 현실에 빨리 눈을 떠야 한다.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도발에 대처하는 것은 향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윤석열 당선인 앞에 놓인 엄중한 과제다. 윤 당선인은 이미 북한의 도발에 대해 선제 타격 가능성까지 거론한 바 있다.

열쇠는 한미일 공조

보폭을 맞춰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가 쥘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쇠가 있다면 한미일 공조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분석한 결과, 신형 ICBM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앞둔 성능 시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미가 정보판단을 공개한 것은 드문 일로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북한이 ICBM 성능 시험을 한 데 이어 한·미 양국의 발표에 맞춰 김 위원장 행보까지 공개한 것은 조만간 ICBM 발사를 본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또 북한이 2018년 폭파했다고 주장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 최근 건물이 새로 들어서는 등 핵실험 준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게다가 북한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태양절)에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열어 신형 ICBM을 선보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文 정부 대북정책 파산 상징

북한이 시험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7’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때 처음 선보였는데 다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최대 사거리가 1만3000~1만5000㎞에 달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삼아온 북한의 모라토리엄 폐기가 현실화 됐다고 판단하고 추가제재를 예고했다.

북한의 의도는 뻔하다. 남한의 정권 교체기를 맞아 한반도의 긴장감을 고조시켜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북한이 새 정부 출범 전후에 도발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 가능했다. 북한은 2012년 대선 일주일 전에 ‘위성 발사’라며 장거리 로켓을 쏘더니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전에 3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에는 6차 핵실험을 했다. 전문가들은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이나 새 정부 취임을 맞아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양국이 파악한 신형 ICBM은 최대 사거리가 1만5000㎞에 달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닥친 첫 안보 시험대다.

윤석열 후보 당선 직후 김정은이 ICBM 카드를 꺼낸 것은,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파산을 상징한다. 지난 5년간 북한의 가짜 비핵화 쇼에 현혹돼 끌려다니는 바람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더 커진 반면, 한미동맹의 균열은 심각해졌다. 중국의 한반도 입김을 키우는 우를 범했다. 

도발에는 어떤 보상도 없을 것이고 레드라인을 넘으면 파멸을 재촉하는 초강도 제재가 뒤따를 것임을 북한은 유념해야 한다. 핵보유국의 헛된 꿈을 포기하고 대화와 협상의 마당으로 나오는 것만이 살 길이다.

한미동맹, 안보지형 굳건히 해야

핵실험과 ICBM 카드를 흔드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확정 후 5시간 만에 이례적으로 일찍 통화를 한 것은 북한의 위협 상황에서 동맹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미 국무부는 “윤 당선인과 협력의 최우선 순위는 북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이라는 입장을 냈고, 재무부는 ICBM 관련 대북 제재 발표를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위협”이라며 윤 당선인에게 취임 이후 백악관을 방문해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5월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 바이든 대통령과 조속히 만나 한미 동맹을 복원하고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그래야 올해 들어 아홉 차례의 미사일 발사 도발도 모자라 ICBM 카드까지 꺼내 한반도 주변 지역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려는 북한의 망동을 막아낼 수 있다.

비핵화 압박 위한 4강 중심 전환을

이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안보 리더십을 발휘해 대북정책기조를 바로잡아야 할 때다. 미 국무부는 “윤 당선인과 협력의 최우선 순위는 북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사안 관련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위기를 계기 삼아 한·미동맹을 정상화하고 한·미·일 안보 공조도 다지기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최근 북한 동향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윤 당선인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윤 당선인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대북 원칙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북이 도발로 얻을 건 없을 것이다. 한·미 당국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북한의 의도를 신속히 분석해 발표한 것은 북한에 대한 사전 경고성 메시지다.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크게 다를 것이다. 사실 문 정부는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에 매몰돼 주변 4강 외교를 비롯한 모든 대외정책을 여기에 종속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며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도발까지 준비하는 상황이다. 상호주의를 내건 원칙적 접근법을 강조해온 새 정부의 외교는 비핵화 압박을 위한 4강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은 문 정부가 친북(親北) 친중(親中)에 치우쳐 한미동맹이 무너졌다고 비판해왔다. 그런 만큼 외교의 우선순위도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 강화로 나타날 것이다.

신냉전 시대의 북한 동향 위험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되고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면서 세계는 단절과 분열의 신냉전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치열하게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까지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이는 다시 미국·유럽 등과 러시아·중국 간 진영 대립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 북한까지 준동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 중단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것임을 대놓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정찰위성을 띄우려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게 되는데 이는 ICBM과 기술적으로 사실상 동일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감행되는 미 제국주의 침략 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적대적 군사 행동을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강한 적의를 드러냈다. 북한 최고 권력자가 한국 대선 다음날 의도적으로 무력 강화를 천명하고 투지를 불태운 속내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위태로운 한반도, 통일한국 철저 대비를

우리는 이런 국제질서 혼돈기에 할 말을 하는 당당한 외교와 함께 국익을 위한 지혜로운 외교도 겸비해야 한다. 힘이 지배하는 세계 질서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평화의 길은 여전히 멀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부딪치는 곳이 한반도였다. 이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어난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고하는 국제 정치적 틀의 변화를 한반도는 피해 갈 수 없다. 

힘을 기르지 않으면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세계 질서 속에 자국이기주의로 각종 협정이 휴지 조각이 됐던 예는 허다하다. 1938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맺은 뮌헨협정이 단적이 예다. 그 협정은 제2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했다. 이듬해 체결된 독소불가침조약도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으로 허사가 되고 말았다.

우리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70여년 전 6·25전쟁으로 유례가 드문 사상자를 내고도 아직도 ‘휴전' 상태에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미국의 기류는 대북정책을 둘러싼 동맹 갈등을 청산하고 윤석열 시대 동맹을 발전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위기를 한·미·일 안보 공조 강화 계기는 물론, 한미동맹을 정상화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로마의 전략가 베게티우스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명언을 남겼다. 지금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은 위태롭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만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나아가 통일 한국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YS 대권전쟁>,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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