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어도 실적 좋으면 괜찮다?…오스템 주총, ‘대략난감’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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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어도 실적 좋으면 괜찮다?…오스템 주총, ‘대략난감’ [주간필담]
  • 방글 기자
  • 승인 2022.04.09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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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예상했더니…‘기대’로 바뀐 오스템 주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지난달 31일 2000억 원대 횡령으로 상장폐지 갈림길에 선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주총회가 ‘별 다른 충돌 없이’, ‘차분히’ 끝났다. ⓒ시사오늘 김유종

지난달 31일 2000억 원대 횡령으로 상장폐지 갈림길에 선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주총회가 ‘별 다른 충돌 없이’, ‘차분히’ 끝났다. 

주주들은 “회사가 내놓은 강화된 내부통제안이 만족스럽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빠르게 거래가 재개됐으면 좋겠다”며 ‘만족’과 ‘기대’를 내비쳤다. 

주총이 열리기 이틀 전,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 재개 혹은 상장 폐지 여부 결정을 미뤘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주총회에서 사측과 주주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가 있었다. 2000억 원대 횡령의 이유로 내부 통제 시스템의 문제점이 드러났고, 상장 폐지 논의까지 진행된 상태였다.주주들은 급락한 주가를 감당하든지, 상장폐지 돼 휴지조각이 된 주식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4만 2964명,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총 발생 주식의 62.2%(888만 8944주)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 정지 직전 종가는 14만 2700원으로, 시가총액은 2조 385억 원이다.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만해도 1조 2679억 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들은 횡령 사태 직후, 회사를 상대로 2억 73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에 등록한 피해 소액주주만 2000명에 달했다. 최근에는 2020년 감사보고서 작성 당시 회사의 외부감사인이던 삼덕회계법인의 감사조서 등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때문에 주주들의 불만이 주총에서 폭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찰을 예상한 주총에서는 의외의 기대가 비쳤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는 30여 명에 불과했고, 횡령에 대한 질문도 많지 않았다. 

회사는 한술 더 떠 거래 재개 이후 주가 부양과 주주 정책 강화 등에 신경 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상장 폐지를 논의하는 중 거래재개에 자신감을 보인 셈이다. 

사실 시장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폐지까지는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자기자본의 108.18%에 달하는 횡령 사태 이후의 사측의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자기자본의 5%이상만 횡령해도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실적이 괜찮다면, 신뢰를 잃어도 괜찮은 걸까. 전망이 밝다면 투자할 회사의 횡령 쯤은 문제 삼지 않을 수 있는 걸까.

두 번의 ‘횡령’에도 너그러운 주주들과 상장 폐지 논의 중에도 ‘미래’를 이야기하는 회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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