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눈치 봤나’…한국알콜 지용석, 가족회사 배당금 확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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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눈치 봤나’…한국알콜 지용석, 가족회사 배당금 확 줄였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4.05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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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배당' 케이씨엔에이 향한 소액주주 불만 거세지자…역대 최저 배당 책정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한국알콜산업 CI ⓒ 한국알콜 KAI
한국알콜산업의 대주주인 케이씨엔에이가 고배당 정책을 철회했다. 한국알콜산업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뒤늦게 인지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알콜산업 CI ⓒ 한국알콜 KAI

지용석 한국알콜산업 회장이 소액주주들의 원성에 고개를 숙인 모양새다. 한국알콜의 대주주이자 지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인 케이씨엔에이(KC&A)가 고배당 정책을 철회한 것이다.

케이씨엔에이는 관련 업계에서 고배당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업체다. 배당의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의 증감과 무관하게 배당성향을 적게는 4%대, 많게는 50%대까지 책정해 왔다. 2017년에는 당기순손실 7억8108만 원으로 적자전환했음에도 1주당 1700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달랐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케이씨엔에이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2021년도 배당금을 1주당 1000원(배당성향 1.85%)씩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케이씨엔에이가 배당을 실시한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특히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소폭 늘었음에도 배당을 줄였다는 측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케이씨엔에이가 대주주(지분 33.49%)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한국알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인지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분석이다. 한국알콜 소액주주들은 지 회장과 그의 친인척 등이 주식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인 케이씨엔에이가 매년 고배당을 유지한 반면, 한국알콜의 경우 수년째 1주당 배당금을 100원으로 동결한 것에 대한 원성이 높았다.

더욱이 케이씨엔에이는 한국알콜의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한 업체다. 실제로 최근 3년 간 케이씨엔에이가 한국알콜,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2019년 1472억9674만 원에서 2020년 1666억657만 원으로 13.11%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2353억6280만 원으로 41.27% 확대됐다. 지난해 케이씨엔에이의 전체 매출이 7114억7117만 원임을 감안하면 전체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알콜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케이씨엔에이가 한국알콜을 통해 번 돈으로 지 회장 오너일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리고 쌓였던 불만이 최근 폭발했다. 케이씨엔에이가 2020년도 배당금을 역대 최고 수준인 1주당 2만8000원(배당성향 52.95%)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소주·손소독제로 번 돈, 오너일가 호주머니로…‘동학개미 분노’",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5789). 

실제로 지난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국알콜 대주주 전횡을 조사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한국알콜은 주당 100원으로 21억 원을 배당했는데 대주주 지용석 회장이 소유한 모기업 케이씨엔에이는 주당 2만8000원으로 무려 146억 원을 배당했다"며 "한국알콜은 1997년부터 미국 부동산을 대규모로 매입했다. 이 부동산 장부가액은 732억 원이지만 실제 가치는 최소 2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기업 이름이 지 회장의 딸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알콜은 대주주 배만 불리고 있는 기업이다. 자본총계가 4200억 원임에도 시가총액은 2300억 원 수준이다. 주주는 항상 고통 속에 살아간다"며 "이는 대주주 리스크의 전형이다. 한국알콜이라는 악덕 기업을 조사하고 처벌해달라"고 덧붙였다.

지용석 케이씨엔에이·한국알콜산업 대표이사 회장 ⓒ 한국알콜산업
지용석 케이씨앤에이·한국알콜산업 대표이사 회장 ⓒ 한국알콜산업

이에 대해 당시 한국알콜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알고 있다면서도 "(배당 문제는) 케이씨엔에이 주총에서 결론이 난 사항으로 마땅히 입장을 내놓을 게 없다. 대답할 만한 위치가 아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어 한국알콜은 지난달 29일 진행한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오는 2023년 이후부터 경영실적을 배당에 반영하겠다"며 배당 확대를 약속했고, 올해 케이씨엔에이는 고배당 정책을 철회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알콜 동학개미들의 원성은 쉬이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한 소액주주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알콜이 자체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사업임에도 지용석 가족회사인 케이씨엔에이에 일감 몰아주기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알콜과 케이씨엔에이가 내부거래와 관련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계당국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주총에 참석했는데 사측에서 주주들의 전화에 친철하게 응대하겠다는 둥, 내후년부터 배당을 확대한다는 둥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는 없는 말들만 늘어놨다. 주주들은 외면하고 시가총액 2500억 원짜리 회사에 대표이사만 셋이나 앉혀 놓고 자기들 배만 채우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의문이다. 주가 부양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집단행동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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