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3000억 원 상생’ 약속…‘갑질·먹튀’ 비호감 이미지 쇄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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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000억 원 상생’ 약속…‘갑질·먹튀’ 비호감 이미지 쇄신할까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4.06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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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000억 원 상생기금 조성안 발표…구체적 집행안은 '나중에'
문어발 비판에 계열사 30개 정리…"80개는 k-콘텐츠 위한 것" 해명
계열사 통폐합·물적분할·IPO 입장은…"카카오 쪼개기 상장 아니다"
창작자-CP간 정산 문제 해결 강구…"투명한 정산시스템 구축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문어발식 경영 확장과 계열사 임원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지탄을 받고 주가 폭락의 길을 걷고 있는 카카오가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사진은 남궁훈 신임 대표이사. ⓒ카카오
문어발식 경영 확장과 계열사 임원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지탄을 받고 주가 폭락의 길을 걷고 있는 카카오가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사진은 남궁훈 신임 대표이사. ⓒ카카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카카오는 다양한 서비스와 인프라, 이용자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실과 바늘의 역할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임기 동안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우리 자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나아가고자 한다.” -남궁훈 신임 대표

문어발식 경영 확장과 계열사 임원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지탄을 받아 주가 폭락의 길을 걷고 있는 카카오가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3000억 원의 ‘상생 전용’ 기금을 조성해 앞으로 5년 동안 6개 분야에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에 기여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상생 기금 활용 방향성이 구체적이지 못해 카카오의 '비호감 딱지'를 떼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계열사 숫자보다 어떤 계열사인지가 중요"

"올해 연말까지 계열사 100여 개로 정리할 것"

"쪼개기 상장?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는 달라"

6일 카카오는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 △공연 예술 창작자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 △스타트업 및 사회혁신가 △지역 사회, 이동·디지털 약자 등 6개 부문에 5년간 3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분야·날짜·계열사별 구체적 집행 방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갑질’로 뭇매를 맞은 이후 6개월 만에 발표한 계획이지만, 세부 내용은 △소상공인 1000억 원 △디지털 창작자 550억 원 △공연예술창작자 150억 원 등의 집행 금액이 전부다. 

홍은택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센터장은 “구체적인 사업별 투입 비용은 나중에 밝히겠다.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메타버스·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신사업이나 자회사 IPO(기업공개)와 관련해서도 “구체적 인수 내용은 비공개”라며 “IPO 계획은 추후 확정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함구했다. 

반면, 시중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어발식 경영 논란과 물적분할 후 상장(쪼개기 상장)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내놨다. 올해 연말까지 계열사를 기존 134개에서 100개까지 줄이고, 주요 사업부를 물적분할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김성수 CAC 공동 센터장은 “계열사 숫자보다, 어떤 계열사가 있는지 봐야 한다.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 134개 중 80개 업체는 엔터·웹툰·웹소설·게임 등 K-콘텐츠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 인수한 파트너사”라면서도 “자회사 인수합병과 계열사 통폐합 등에 대해서는 계열사가 자율 판단할 일이지만, 골목상권을 침해하거나 핵심 사업에서 벗어난 계열사들은 계속적으로 정리해 나가겠다. 올해 연말 기준으로 지금보단 훨씬 줄어 100여 개 정도로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계열사 상장은 쪼개기 상장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 증권시장에선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계기로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에 따른 주주 이익 훼손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금융 당국도 쪼개기 상장에 제재를 시사한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 진화과정에서 다양한 신규 사업과 서비스를 만들고 인수를 진행했다”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업 초기에 신규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키워냈고,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는 외부의 회사를 인수한 후 사업이 빠르게 성장한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매출 기여도가 높은 사업을 나중에 분사한 게 아니고, 사업 초기에 별도 법인을 설립하거나 인수해서 외부 자금을 유치하고 현재 규모로 성장시켰기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되는 분할상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카카오, 웹툰·웹소설 작가 불만 잠재울까…"11일 전수조사 발표"


ⓒ카카오
카카오가 상생안에서 가장 힘을 싣는 부문은 콘텐츠(IP) 관련 지원이다. ⓒ카카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내 소상공인이 카카오톡 채널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소신상인’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업자를 직접 찾아가는 전담 ‘디지털 서포터즈’를 운영할 예정이다.

계열사 카카오페이와 연계해 소상공인을 위한 ‘소신상인 쉬운 결제’도 지원한다. 공동 주문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농수산물을 대량 매입하는 ‘제가버치 프로젝트’도 확대 운영한다. 

이중에서 카카오가 가장 힘을 싣는 부문은 콘텐츠(IP) 관련 지원이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운영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창작자들이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100억 원을 출자해 창작지원재단을 설립한다. 특히 꾸준히 논란이 제기된 ‘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뷰어엔드 광고 수익을 작가와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홍 센터장은 “지난 국감에서도 카카오가 CP(콘텐츠 제공 사업자)한테 정산하고, CP가 소속 작가에게 배분하는 이중 구조가 문제가 됐다. 작가들이 생각보다 적은 정산 금액에 불만을 제기했다”며 “카카오엔터와 카카오페이는 CP에게 얼마나 배분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작가가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수조사해서 오는 11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 임원진은 이날 '내수기업'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거래액을 오는 2024년까지 3배 성장시켜 연 거래액 5000억 원을 달성하고, 북미 내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궁훈 대표는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우선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성수 센터장도 “현재 10% 정도인 해외 매출을 3년 안에 3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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