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은 물 건너갔나’…지난해 이커머스업체 실적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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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은 물 건너갔나’…지난해 이커머스업체 실적 살펴보니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4.08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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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높이기 위해 몸집 키우기 집중
만성 적자·투자심리 악화…악재로 작용할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모습 ⓒ권희정 기자

IPO(기업공개) 작업에 나선 이커머스 기업들이 지난해에도 여전한 만성 적자 문제를 드러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수익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상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컬리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6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8% 늘었다. 총거래액(GMV)은 2조 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컬리는 GMV 확대를 위해 비식품 상품 비중을 늘려오고 있다. 비식품 부문 상품 비중이 상품 수 기준 33%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뷰티 카테고리 판매량은 전년대비 3.1배, 가전은 2.3배 증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컬리가 지난해 4월부터는 숙박상품과 여행상품 또한 판매 중”이라며 “이를 통해 객단가 제고와 GMV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컬리의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1015억 원 확대된 2177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조2903억 원으로 480% 급증했다. 컬리 측은 "지난해 김포 신선물류센터 투자, 개발자·상품기획(MD)·새벽 배송 등 물류부문 직원 확대 등 인프라 투자로 인한 적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도 외형 성장, 수익성 악화 흐름을 보였다.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1조49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5% 성장했다. 총거래액도 5조7174억 원으로 22% 늘었다. 반면, 영업적자는 1079억 원으로 전년(-469억 원)보다 악화됐다.

올해 이마트는 지난해 인수한 지마켓글로벌과 SSG닷컴의 통합에 속도를 내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린 이마트 주주총회에서 강희석 대표는 “상장을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며 “쓱닷컴 상장과 이마트 성장을 합해야 성공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1번가는 다소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 연간 매출액은 561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손익은 2020년(-98억 원)보다 적자폭이 커진 -694억 원을 기록했다. 11번가 측은 "시장 경쟁이 매우 심화되면서 대응 비용과 신규 서비스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한 탓"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11번가는 지난해 하반기 미래 성장기반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라이브 커머스, 아마존웹서비스 솔루션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쇼킹배송(자정 전 주문 시 익일 도착) 사업 확대와 동영상리뷰·팁콕 등 성장 동력도 선보였다.

11번가 측은 “지난해 확보한 지속성장의 기틀을 바탕으로 2022년에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성장과 오픈마켓 사업 본원적 경쟁력의 강화 그리고 직매입 기반의 빠른 배송 서비스 제공 등 시장을 선도하는 e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지난해에도 적자 규모를 줄이기보다는 기업 가치 산정에 유리한 거래액 확대를 택했다. 앞서 쿠팡 역시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뉴욕 증시에 입성해 5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조달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쿠팡 이후 국내 이커머스 상장은 시기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커머스 산업은 비대면 소비로 주목받으며 몸값이 치솟았다. 쿠팡 역시 이를 발판 삼아 지난 2021년 미국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시장 경쟁 심화,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투자심리가 그때만큼 좋지는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당초 컬리는 올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시기가 늦어지며 하반기 상장 작업이 본격 이뤄질 전망이다. 컬리는 지난달 2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황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8월 상장을 공식화하고, 주간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11번가는 IPO 일정을 다음해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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