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본사, 제발 여기로”…부울경 치열한 유치 경쟁,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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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본사, 제발 여기로”…부울경 치열한 유치 경쟁, 속내는?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4.08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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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앞세운 부산시,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LCC 본사 이전 촉구
티웨이항공-대구시, 본사 이전 두고 협의…"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지역 세수 증대·일자리 창출 효과 노려…가덕도신공항 성공 보장 열쇠
지역공항 경쟁력, 김포·인천 대비 약해…"결국 수도권 중심 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본사 이전을 두고 물밑에서 이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사오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본사 이전을 두고 물밑에서 이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본사 이전을 두고 물밑에서 이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부산시와 윤석열 신임 정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통합 LCC 본사 이전을 위해 산업은행·국토교통부를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 티웨이항공도 대구시와 함께 본사를 대구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 속내에는 가덕도신공항 조기 완공에 대한 의지가 깔려 있다. 

 

장제원 비서실장 나서 통합 LCC 본사 압박…대구시, 티웨이항공 러브콜


8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자치단체들은 국내 LCC들의 본사 이전을 위해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시 정치권을 비롯해 부산상공회의소와 시민단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LCC의 본사를 부산 지역에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윤심으로 통하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직접 나서 산업은행·국토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본사 이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항공업계는 정부 입김이 센 산업이다. 윤석열 신임 정부의 핵심 인물인 장 의원이 직접 나선 만큼, 통합 LCC 위치 선정에 부울경 정치권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결합이 먼저 이뤄지고, 그 다음 소속 LCC들의 통합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두고 볼 일”이라면서도 “항공 사업은 정치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다. 정부가 허용하면 바로 추진된다. 이번 본사 이전엔 신임 정부의 압박과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은 측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LCC 본사 부산 유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티웨이항공을 향해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2014년부터 대구공항을 거점으로 대구 지역 항공 수요의 40.8%를 담당하고 있는 항공사다.

티웨이항공과 대구시, 대구 상공회의소는 최근 본사를 대구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직면한 티웨이항공이 대구시에 본사 이전 의향을 먼저 전달했고, 지자체가 이에 화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본사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려고 했으나, 투자 계획과 대구시 지원책 등이 조율되지 않아 현재 연기된 상태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 없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사 이전해야 가덕도신공항이 산다'…LCC들은 '글쎄'


ⓒ뉴시스
윤 정부와 부울경 정치권이 통합 LCC의 본사 이전을 강조하는 속내에는 가덕도신공항 문제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

지역사회가 LCC에 구애를 펼치는 이유는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때문이다. 

진에어(보유 항공기 25대)·에어부산(25대)·에어서울(6대)이 통합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LCC가 설립된다. 현재 업계 1위인 제주항공(39대)을 넘어서는 ‘공룡 LCC’로 자리잡는 것. 부산시 입장에선 기업 본사를 유치할 경우 세수 증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소속 김주석·임규채 박사가 발표한 ‘LCC 본사의 지역이전 기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이 본사를 대구로 이전할 경우 대구에서 발생하는 생산유발 효과는 약 8290억 원,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약 1945억 원으로 추정된다. 830여 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33억 원 이상의 조세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윤 정부와 부울경 정치권이 통합 LCC의 본사 이전을 강조하는 속내에는 가덕도신공항 문제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CC 본사를 먼저 부울경에 유치해둬야 가덕도신공항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부산 ‘미래사회를준비하는시민공감’은 이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29년까지 신공항 개항을 하기 위해선 지역이 전담하는 건설공단과 공항공사 설립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만약 LCC 통합 본사가 수도권으로 간다면 가덕신공항과 부산 엑스포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통합 본사는 반드시 부산에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LCC 업계 입장에선 본사 이전설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지역공항의 경쟁력이 수도권 공항 대비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기준으로 여객의 약 67%가 인천공항·김포공항을 이용한 반면, 김해공항 여객은 약 11%에 불과했다. 결국 본사를 이전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 슬롯은 정해져 있고 한계가 있다"며 "결국 항공사들은 인천공항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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