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야 진짜 차박이지”…넘사벽 공간성에 힘도 장사 ‘쉐보레 타호’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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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야 진짜 차박이지”…넘사벽 공간성에 힘도 장사 ‘쉐보레 타호’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4.11 17: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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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차박족 고민 ‘싹’…2·3열 시트 접으면 가족들도 반할 ‘바퀴달린 집’
늠름한 외관에 성능도 괴물…6.2 8기통 직분사 엔진얹어 426마력 발휘
오프로드에 트레일링 기능까지 척척박사…주차 민폐·기름값 부담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다재다능 패밀리카 타호는 근육질의 바디와 전면부 넓찍한 크롬 그릴을 통해 무게감을 더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다재다능 패밀리카 타호는 근육질의 바디와 전면부 넓찍한 크롬 그릴을 통해 무게감을 더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차박, 캠핑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동차를 기르는 기준 역시 더욱 깐깐해졌다. 최신 기술이 깃든 상품성은 기본이고,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평평한지 여부와 시트와 트렁크 공간에 사람이 앉거나, 누울 수 있는지까지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번 차를 사면 기본 5년에서 10년은 타는 게 대부분이니, 기왕이면 더 크고 다양한 용도성, 활용성을 갖췄으면 하는 욕심은 당연한 이치다. 물론 이러한 고민이 무색한 다재다능 패밀리카도 존재한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시작한 한국지엠 쉐보레의 초대형 SUV '타호'(TAHOE)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30일 만나 본 타호는 외관부터가 늠름하다. 전장 5350mm, 전폭 2060mm, 전고 1925mm에 달하는 차체를 갖췄으니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다. 외화에서 경호 차량으로 자주 등장하는 차답다는 생각이 든다. 근육질 바디 라인들과 전면부 넓찍한 크롬 그릴은 무게감을 더한다. 수평의 크롬바들에는 황동색 고드릭 액센트가 함께 들어가며, 블랙 보타이와 하이컨트리 레터링을 비롯한 마감으로 멋을 더한다. 새롭게 디자인된 전후면부 LED램프는 날렵하기보단 큼직하고, 뭉뚝하게 나있다. 탄탄한 범퍼부와 후면의 쿼드 머플러팁가 짝을 이뤄 강인한 성격이 차량임을 드러낸다.

타호 3열 가운데 좌석에 앉은 모습. 모든 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아가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진정한 의미의 3열SUV라 할 수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타호 3열 가운데 좌석에 앉은 모습. 모든 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아가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진정한 의미의 3열SUV라 할 수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내는 힘을 조금 뺀 느낌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실용성을 중시한 간결한 구성이 눈에 띈다. 우선 차문을 열면, 전동식 사이드 스텝(발판)이 전개되며 탑승자를 반긴다. 1열은 운전에 집중하기 용이하도록 12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15인치 대형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배치, 차량·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곳곳의 우드 마감과 스티어링휠 안쪽에 자리잡은 고드릭 액센트 마감 등은 프리미엄 차량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솟아있는 10.2인치 터치스크린은 베젤이 넓고 화면이 다소 비좁은 느낌이 있지만, 사용성만큼은 우수한 편이다. 큼직한 앱 아이콘들을 배치해 터치가 쉽다. 그 옆에 나있는 버튼식 기어시프트 또한 제법 편리하다. 운전 중 팔을 편하게 거치할 수 있도록 센터 콘솔부가 넓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최대 강점인 우수한 공간성과 편의 장치들은 2열과 3열에서 진면목을 드러낸다. 타호는 5세대에 걸친 업그레이드로 직전 4세대 대비 125mm 길어진 3071mm의 휠베이스를 확보했다. 어느 자리에 앉아도 불편하지가 않다는 얘기다. 바퀴달린 '집'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반할 수 밖에 없다. 특히 2열 캡틴시트에선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다. 1067mm에 달하는 레그룸과 12.6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덕분이다. 센터콘솔 후면에는 공조부가나있어 별도 온도 조작이 가능하다. 2개의 캡틴시트는 멀찍이 떨어져 있어 3열로 들락날락할 때도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시트를 풀플랫한 실내 공간은 신장 180cm의 성인 남성 3명이 같이 누워도 충분할 정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트를 풀플랫한 실내 공간은 신장 180cm의 성인 남성 3명이 같이 누워도 충분할 정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3열도 무시할 수 없다. 레그룸만 886mm에 달한다. 소형 SUV 2열 레그룸에 준하는 수준으로 성인 남성이 편하게 앉아갈 수 있다. 컵홀더와 더불어 하차 편의를 위해 2열 시트를 접어주는 버튼도 나있어 편리하다. 1열과 2열에 적용된 열선시트 기능이 부재한 점만 빼면, 사실상 모든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트렁크 안쪽 벽면에는 2열과 3열 시트를 전동으로 알아서 접어주는 버튼들이 모아져 있다. 2열과 3열의 시트를 모두 접을 경우 차박에 적합한 완전히 평평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해당 공간은 성인 남성 3명이 누워도 거뜬할 정도다. 최대 적재용량만 3480ℓ다. 실제로 신장 180cm의 기자가 직접 누워 발을 쭉 뻗었는 데도 트렁크 문을 닫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이 외에도 트렁크 도어 위에 나있는 후면 창문은 밖에서 따로 열 수 있다. 가볍게 미는 방식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설계, 잔짐들을 꺼낼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캠핑 시 많은 짐들을 도맡아 챙기고 텐트까지 치느라 고생이었던 아버지들에게 타호의 존재는 희소식임이 틀림없다.

3열 트렁크 윈도우는 밖에서 따로 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잔짐들을 꺼낼 때 유용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3열 트렁크 윈도우는 밖에서 따로 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잔짐들을 꺼낼 때 유용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가족들과 많은 짐을 소화할 수 있으려면 그에 걸맞는 힘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에 타호는 6.2 8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대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3.6kg.m의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면서도 부드러운 변속감을 보장한다. 여기에 4륜 구동 시스템을 기본 장착해 그 어떠한 주행 환경을 마주해도 거침이 없다.

강력한 주행 성능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경기 용인 양지파인리조트를 왕복하는 90km의 온로드 구간과, 리조트 내 슬로프를 주행하는 3km 오프로드 구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중 서울과 용인을 오가는 경부고속도로에선 시원한 가속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토크는 육중한 차체를 손쉽게 이끌어 갔다. 액셀을 강하게 밟으면 낮은 바리톤의 엔진음이 귀를 간지럽힌다. rpm 바늘이 급격히 치솟은 후 차량 거동이 뒤늦게 이어지지만, 답답하진 않다. 

타호는 최대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3.6kg.m의 압도적인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적용으로 꿀렁하지 않는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사진은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타호는 최대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3.6kg.m의 압도적인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적용으로 꿀렁하지 않는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사진은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도에 접어들어서는 고르지 못한 노면과 수많은 과속방지턱을 마주해도 그 충격들을 잘 걸러낸다. 육중한 차체가 마치 노면을 찍어누르듯 무시하고 지나치는 느낌이다. 물론 이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차량의 진동과 롤링 현상을 감쇄해주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적용된 덕분이라는 게 쉐보레 측의 설명이다. 노면에 구애받지 않는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해 줘, 2열 동승객들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타호의 3.4톤에 달하는 견인력을 확인하기 위한 트레일링 주행도 체험해봤다. 콜로라도, 트래버스에서 선보였던 수준높은 히치뷰 카메라,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 라인 기능을 통해 7m 길이에, 3톤 무게를 자랑하는 캠핑 트레일러를 결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주행에 나서면 평상 시보다 액셀 답력을 높여야 하지만, 적응이 되면 이질감을 느끼기 어렵다. 낮은 오르막에선 일부러 제동 후 다시 출발을 해봤는 데도 안정감있게 움직인다.

타호는 7m 길이, 3톤 무게를 자랑하는 캠핑 트레일러를 결착하고, 끌고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타호는 7m 길이, 3톤 무게를 자랑하는 캠핑 트레일러를 결착하고, 끌고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오프로드 주행은 휴식기에 들어간 높은 경사의 슬로프를 오르는 것으로 이뤄졌다. 가파른 흙길에선 주행모드를 '오프로드'로 두고, 바퀴굴림을 4륜 저속으로 설정하니 안정감있는 거동을 내비쳤다. 강한 접지력 덕분에 슬립을 느끼기 어려웠고, 웬만한 돌들도 쉽게 밟고 지나쳐 올랐다. 내리막에선 힐 디센트 컨트롤을 통해, 브레이크를 밟아 활성화한 속도에 맞춰 페이스를 이어나갔다. 발 끝을 분주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어 편리한 기능이다.

기자는 타호의 온·오프로드를 모두 더한 실연비를 체크해봤다. 그 결과 총 94.9km를 주행하는 동안, 6.5km/ℓ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인연비 6.4m/ℓ에 걸맞는 수준이다. 온로드 연비로만 치면 8.9km/ℓ로 우수하지만, 평균 속도가 72.6km/h임을 고려해야 했다. 이에 조악할 수 밖에 없는 3km 가량 짧은 구간 내 오프로드 연비(1.2km/ℓ)까지 포함했다.

타호는 휴식기에 들어간 높은 경사의 슬로프 흙길도 거뜬히 올라갔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타호는 휴식기에 들어간 높은 경사의 슬로프 흙길도 거뜬히 올라갔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9000만 원이 넘는 차값에 유류비 부담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타호의 분명한 한계다. 미국에선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워낙 큰 차체 때문에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민폐가 될 수 있음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여력만 뒷받침된다면야,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성능과 공간성을 확보한 타호는 모든 가족 구성원과 차박을 즐기고픈 모두에게 값어치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자는 타호를 타고 총 94.9km를 주행하는 동안, 6.5km/ℓ의 실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자는 타호를 타고 총 94.9km를 주행하는 동안, 6.5km/ℓ의 실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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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이 2022-04-13 13:27:09
기름값이 아니라 세금 때문에 못 사겠네. 대한민국의 이상한 세금체계 좀 바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