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의혹사건과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 [역사로 보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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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의혹사건과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 [역사로 보는 정치]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4.17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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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이 그 놈’인 정권교체가 되지 않기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그 놈이 그 놈인 정권교체가 되지 않기를 사진(좌) 악마의 유혹에 빠진 권력자들,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우) 윤석열 초대 내각 후보자들 사진출처: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
그 놈이 그 놈인 정권교체가 되지 않기를 사진(좌) 악마의 유혹에 빠진 권력자들,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우) 윤석열 초대 내각 후보자들 사진출처: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

혁명공약(革命公約)은 대의명분이다. 혁명 주체들은 이를 근거로 현 정부를 몰아냈다는 근거를 찾는다. 

한국 현대사의 최대 분수령은 5·16 군사정변이다. 한민족의 역사가 근대화로 급변하는 순간이었고, 30여년 군부독재의 출발점이다. 근대화와 군부독재를 동시에 안겨줘 한민족사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1961년 5월 16일 새벽 전 국민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게 되는 천지개벽할 뉴스를 듣게 된다.

이날 정변주체인 김종필은 KBS를 점령하고, 군사혁명위원회 장도영 육군 중장의 명의로 혁명공약을 공포한다. 정작 당사자 장도영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고, 박정희와 김종필 등 정변 주체들이 정변의 당위성을 강변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한 원고였다. 

이들은 군부가 궐기한 이유에 대해서 부패하고 무능한 현 정권과 기성 정치인들에게 더 이상 더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다고 단정하고 백척간두에서 방황하는 조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공을 국시의 제1의 의(義)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 태세를 재정비 강화한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정변 지도자인 박정희 소장이 좌익사범으로 사형직전까지 몰렸던 숨기고 싶었던 과거를 일시에 해소하기 위한 책략가 김종필의 작품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공약은 세 번째다. 이 나라 사회의 모든 부패와 구악을 일소하고, 퇴폐한 국민 도의와 민족정기를 다시 바로잡기 위해 청신한 기풍을 진작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신들은 부패한 구태 정치인과는 전혀 다른 청빈한 군인들이기에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이다. 하지만 얼마 안 지나 이 공약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5·16 주체들은 민정이양 공약도 어기고 군정 2년만에 3공화국을 출범시켰다. 정치는 돈이다. 돈의 성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더러운 돈이 더 빨리 손에 잡히는 법. 정권을 잡기위해선 이를 찾아야 했다.

군부는 정변 직후부터 증권, 워커힐, 파친코, 새나라자동차 등 돈이 될만한 건이라면 가리지 않았다. 이를 통해 집권자금을 마련했다. 아직도 의혹의 실체는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정권의 초핵심인 중앙정보부가 주도한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중정이 겉으로는 산업화와 외화획득 등의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돈맛을 본 정변 주체들이 이리떼처럼 달려든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이다, 결국 4대 의혹이 터지자 정변 2인자 김종필은 ‘자의반 타의반’이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남기고 외유를 떠나며 실각됐다. 

4대 의혹 사건은 3공화국이 부정부패가 이미 썩을대로 썩은 채 시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부패는 구시대 정치인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정치 신인 군부도 악마의 달콤한 유혹을 외면할 수 없다는 진실이 4대 의혹사건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석열 당선인은 0.73%p의 초박빙 승부에서 승리하며 정권재탈환에 성공했다. 명분은 ‘공정’과 ‘상식’이었다. 국민은 윤 당선인의 약속을 믿고 문재인 정권의 지난 5년을 심판했다. 특히 정권실세들의 내로남불이 정권교체를 이끈 최대 동력이었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인선이 발표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들 의대 편입 논란과 아들의 병역 의혹이 터져 나왔다. 묘하게도 조국 논란을 연상시킨다. 이종섭 국방부장관 후보자의 관사재태크 의혹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논란을 상기시킨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정’과 ‘상식’은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을 깨끗이 씻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다 줬다. 하지만 정권 출범 이전에 터진 내각 후보자들의 숱한 의혹은 문재인 정권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진정한 정권교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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