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본사 배당 재개 속 희망퇴직 지속…‘노사갈등’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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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본사 배당 재개 속 희망퇴직 지속…‘노사갈등’ 재현 우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4.18 17: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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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한국사업장이 부리고, 돈은 르노그룹이 챙겨…슬림화 성과 빛바래
올해 4월도 제조본부 희망퇴직 접수…잠잠했던 노사 갈등, 다시 수면 위로?
르노코리아 측 "르노그룹 100% 배당 원칙…최근 희망퇴직은 상시적 차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코리아자동차(Renault Korea Motors, RKM)로 사명을 변경한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코리아자동차(Renault Korea Motors, RKM)로 사명을 변경했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난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였던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가 순익 흑자전환을 이루자마자, 글로벌 본사로의 배당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국내 사업장에선 올해 희망퇴직을 지속하고 있어 조만간 노사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구조조정 서바이벌 플랜 가동을 통해 영업 적자 폭을 2020년 796억7500만 원에서 2021년 80억6200만 원으로 줄여냈다. 영업손실이 1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은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전사적인 허리띠 졸라매기가 주효했다고 평가하기 충분한 대목이다.

순이익은 흑자전환까지 이뤘다. 2020년 725억5100만 원에 순손실이 1년 만에 162억600만 원의 순이익으로 돌아선 것이다. 르노코리아가 순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론 판관비 절감, 영업외 수익 확대 등 효율적인 사업 운영이 꼽힌다.

세부적으로 희망 퇴직에 따른 일시적 비용이 783억 원 증가했음에도 광고 판촉비(-276억 원)를 비롯해 판매컨설팅(-496억 원)와 연구비·경상개발비(-466억 원)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감축을 이뤄냈다. 여기에 유형 자산과 투자자산 처분 이익이 365억 원 가량 발생하면서 순익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순익 흑자전환을 통해 거둬들인 162억600만 원의 70%에 달하는 113억4500만 원 가량을 배당키로 결정했다. ⓒ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 갈무리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순익 흑자전환을 통해 거둬들인 162억600만 원의 70%에 달하는 113억4500만 원 가량을 배당키로 결정했다. ⓒ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 갈무리

다만 르노코리아의 이 같은 사업 효율성 제고 전략은 최근 글로벌 본사로의 배당 실시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흑자전환을 통해 거둬들인 순익 162억600만 원의 70%에 달하는 113억4500만 원 가량을 배당키로 결정했다. 르노코리아 지분은 르노그룹 BV(Renault Group BV)가 80.04%를 쥐고 있어 상당한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구조다.

배당성향도 다시 확대됐다. 2016년 100%에 달했던 배당 성향은 2017년과 2018년 70% 수준으로, 2019년엔 30%로 매년 낮아졌다. 2020년엔 적자로 인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순이익이 발생하자마자 70%의 배당성향을 회복한 것이다. 

부수적으로 르노그룹이 지난 10년 간 르노코리아로부터 챙긴 배당금 총액만 해도 914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2000년 M&A 당시 지출했던 인수대금 6150억 원을 회수하고도, 3000억 원이 남는 셈이다. 여기에 본사는 지난해 르놀루션이라는 글로벌 차원의 구조조정을 앞세워 수익성을 한층 극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로 실적 부진을 온전히 벗었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르노코리아는 본사의 구조조정 흐름에 맞춰 비상 경영을 명분으로 올해 4월 제조본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지속하고 있다. 노동조합 등 입장에서는 르노코리아가 본사 배만 불리고, 직원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 측은 "희망 없는 희망퇴직을 당장 철회하라"며 "희망퇴직을 종요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2년치 임단협을 통합·타결지은 상황에서 다시금 노사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이에 대해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르노그룹은 내부적으로 100% 배당을 원칙 삼고 있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사업장에서 통용하고 있다. 배당성향도 그 기준이나 추이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이뤄진 희망퇴직은 지난해 진행한 서바이벌 플랜의 일환이 아니다. 그간 해왔던 상시적인 희망퇴직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고 항변했다.

르노그룹은 지난 10년 간 르노코리아로부터  9140억 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집계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르노그룹은 지난 10년 간 르노코리아로부터 9140억 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집계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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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2022-05-03 23:35:24
정말 악의적인 기업이네요.
이런걸 알리려는 기자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