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염원 사라지는 시대…경제·안보 이유로 찬반 격돌 [동반성장포럼 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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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염원 사라지는 시대…경제·안보 이유로 찬반 격돌 [동반성장포럼 後]
  • 방글 기자
  • 승인 2022.04.1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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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 "현 정부 들어 통일 인식 저하"
"통일비용 부담에 부정적 인식↑…통일편익도 고려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국민의 비율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국민의 비율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우리의 소원은 통일?” 언제부턴가 통일에 대한 열망이 사그라들었다. 故김대중 대통령 시절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박근혜 대통령 시절 ‘통일은 대박’ 한 마디로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분위기가 흐르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통일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로. 반대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경제적인 이유를 내놓는다. 

동반성장의 관점에서도 남과 북의 협력관계는 항상 논의되던 과제 중 하나다. 이영선 통일과 나눔 이사장은 동반성장연구소 10주년 기념 국민 대토론회에 참여, 통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말하는 통일의 방법과 비전을 살펴보고,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우리는 통일을 염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통일에 대한 열망이 식어가고 있다. 이는 현 정부가 통일에 대한 가치를 뒤로 하고 현상유지, 곧 평화공존만을 앞세운 결과다.”-이영선 이사장

이 이사장의 말대로 통일의 찬반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염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주 이성적인 답변들이 돌아왔다. 

“통일을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국민들의 인식에서 멀어져있다.”-20대 김모 씨(여)

“한민족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세대들이 사라지고 있다. 분단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 세대를 시작으로 점점 한민족이라는 유대감은 약해지고 있다. 통일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통일사례와 다르게, 남북의 경제규모는 많이 벌어져서 무리하게 통일을 추진한다면 우리 경제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연합이나 경제동맹이라면 모를까 통일은 싫다.”-20대 이모 씨(남)

“통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서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는 무너져야 한다고 생각한다.”-30대 장모 씨(여)

“지하자원이나 인적자원 등에 있어서는 통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일을 하기엔 북한과 남한의 경제적 격차가 너무 크다. 동독과 서독은 분단한지 50년이 채 되기 전에 통일을 이뤘다. 또, 분단 이전의 삶을 사셨던 분들이 있어 쉽게 융화될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분단된 지 70년이 넘어섰고,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은 대부분 생존해있지 않다. 젊은 세대 중 일부는 찬성할 수 있겠지만, 과연 북한과 융화가 돼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을까?”-30대 조모 씨(여)

 

"통일 불필요" 2030 중심으로 급증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다’거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을 내놓은 이들은 대부분 2030세대였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평화통일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보는 국민은 2018년 59.8%에서 2020년 52.8%로 감소했다. 반대로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람은 2018년 16.1%에서 24.7%로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2030세대에서 더욱 급진적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018년 54.1%였지만 2020년 35.35까지 떨어졌다.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17.6%에서 35.3%까지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이 남과 북의 동반성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동반성장연구소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이 남과 북의 동반성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동반성장연구소

“통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지금 이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가기도 바쁘다. 북한과의 통일이 인건비가 저렴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통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저렴한 인건비에 떠밀려 일자리까지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20대 심모 씨(여)

“학창시절에는 남북통일 슬로건으로 글짓기도 하고 포스터도 만들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도 부르고 삼팔선 인근으로 소풍을 간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정말 관심 없이 살아온 듯 하다. 통일은 막연하게 돼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통일로 인해서 한동안 혹은 오랫동안 있을 혼란을 생각하면 그냥 이대로 사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금 사는 것도 힘든데 엄청난 노력을 해서 융화돼야한다니 피곤하다. 또,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 쪽에서 큰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럽다. 그만한 노력과 경제적인 부분을 지금 우리나라 빈민층과 취약층의 발전을 위해 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결론은, 현실적으로는 이대로 살고 싶지만 이상적으론 통일이 돼서 단일국가가 되면 좋겠다.”-30대 이모 씨(여)

통일에 대해 ‘피곤하다’, ‘지금도 살기 힘든데 북한을 도와가면서 살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다. 

실제로 2020년 동아시아연구원(EAI)이 발표한 ‘우리가 보는 세상 15년을 말하다: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조사’에서는 이런 문구가 등장한다. 

“젊은 세대는 취업난 주택난 등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힘이 부친다. 통일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는 상황인데다 통일이 되면 낙후된 북한지역을 재건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거다. 결국 그 비용은 증세로 돌아올 것이란 점 등을 생각해서 통일이 싫다는 생각을 넘어 재앙이라는 인식까지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와 관련 이 이사장은 “남한주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통일 비용 때문에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단기적인 이해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분단을 통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 즉 안보비용과 통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은 인식하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북핵·인권 문제 먼저…통일은 먼 미래" 인식 많아



현 정부가 통일에 대한 가치를 뒤로 하고 있다는 이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이사장은 2018년 이후 통일 의식이 저하된 이유에 대해 “현 정권이 평화 프로세스를 주장하면서 통일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도발이 계속되면서 의식이 변한 게 아닐까 싶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평화 공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통일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윤모 씨(40대·여) 씨는 “국정과제 중 통일은 당장 시급한 문제가 아니다”며 “정치권에서도 통일을 체감상 멀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 당장은 통일보다 북핵 문제 해결이나 남북 대화 재개 교류 물꼬, 북한 인권 촉구 등에 대한 관심이 더 커 보인다. 통일은 백년 뒤로 내다보는 아주 먼 과제”라고 말했다.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이 '통일을 향한 초당적 남통일 정책의 모색'에 대해 발표했다. ⓒ동반성장연구소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이 '통일을 향한 초당적 남통일 정책의 모색'에 대해 발표했다. ⓒ동반성장연구소

 

통일 반대 이유 1위 경제‥‘비용부담’
北 핵도발 등으로 부정적 인식도 ↑



통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또,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따른 부정적 인식들이 뒤섞여 나왔다.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남한을 위협하는 걸 보면 화합하기 힘들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또, 통일을 한다면, 정치적.문화적으로 통합할 수 있을까?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20대 김모 씨(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더더욱 평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하지만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쏘아대고 핵도발하는 모습을 보면 남한의 경제적 지원이 우려스러울 때도 많다. 경제적 지원에 따른 남한 측 이익이 동반돼야 한다.”-40대 전모 씨(남)

 

"北 지원, 상호주의 입각해 이뤄져야"



이 이사장도 북한에 경제적 지원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독일의 예를 들며 “경제적 지원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개발로 인해 야기되는 경제적 피해를 북한에 인식 시켜줘야 한다”면서 ‘비핵화의 경우 경제적으로 보상한다’ 등의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독일의 경우도 서독인이 동독으로의 방문이 허용될 경우 그 명수에 비례해 지원금이 전달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또, “엄격한 경제적 가치상의 일대일 상호주의는 아닐지라도 북한의 적절한 대응을 끌어내고 북한 사회의 제도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통합을 통한 통일로 가는 길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성에도 경제적 이유 커
코리아디스카운트 STOP
평화·안보 필요성은 계속



통일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경제적 이유가 컸다. 동시에 평화와 안보를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같은 이유로 통일에 찬반이 나뉘는 모습이었다. 

“안보, 국토, 경제 3가지 측면에서 통일에 찬성한다. 북한이라는 존재는 계속해서 한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존재일 거다. 평화통일을 통해 ‘코리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북한은 헌법상 미수복 지역으로, 반드시 수복해야할 영토 중 하나다. 통일 후 한국 제 1무역국인 중국과 무역이 용이해지고, 흑자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도 쉬워질거다. 부가적으로, 북한을 그냥 뒀다간 중국이 언제 집어삼킬지 모르니 차라리 우리가 가져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20대 박모 씨(남)

“시베리아 횡단열차 연결로 대륙접근성이 용이해질 거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해수면 올라가면서 기존 수에즈운하 교역로 대신, 러시아(블라디보스톡), 일본 그리고 한국이 신무역항으로 떠오를 거다. 물류사업 뿐 아니라 전쟁 리스크 등 코리아디스카운트 방지를 위해 통일은 필요하다. 통일 후 숏텀 비용이 발생할 거고 증세도 불가피할 거다. 하지만 이후 통일독일과 같이 분단 시절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음을 이미 확인했다. 또, 코스타리카는 중립국으로서 국방비 제로를 선언했다. 이 비용을 사회복지와 교육예산에 투자 중이다. 한국 안보상 국방비 제로는 어렵겠지만 통일 후에 과도한 안보태세 갖출 필요 없어지게 된다. 이 경우, 국방비가 상당 부분 절약될 거다.”-20대 정모 씨(남)

“늙은 선진국이 성장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발도상국과 병합하는 거다. 남한 자본과 북한 노동력이 결합하면 다시 7080 시대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 빗대어 봐도 통일은 필요하다. 통일은 대박, 당연히 해야한다. -40대 김모 씨(남)

“한반도의 성장을 위해 통일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중 하나다. 당장 교류만 돼도 어마어마한 블루오션이 펼쳐질 거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중국에 흡수 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자원도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은 세계가 건드리지 못한 마지막 블루오션 같은 곳이다. 건설 등 발전시킬 사업들이 무궁무진하다. 일단은 남북간 경제 균형이 맞춰져야 통일도 될 수 있을 듯하다. 지금은 인식이 다른 나라 사람과 같다. 같은 민족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만큼 갭이 크다.”-40대 윤모 씨(여)

“점진적으로 통일은 해야 한다. 한민족이니까. 전쟁도 없어져야 한다. 전쟁 리스크가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하면 주가가 추락하는 일은 반복되고 있다. 또, 선진국이 되려면 인구가 1억은 돼야하는데 통일이 돼야 그나마 가능해질거로 본다.”-40대 옥모 씨(남)

“통일은 국가 부강을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 나라가 작고 자원이 부족하니 다른 나라에 항상 기댄다. 그러다보니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통일은 필요하다. 흡수 통일로 당장은 통일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미래를 봐서는 통일 비용을 치르는 게 큰 부담은 아니다”-50대 김모 씨(남)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은 "통일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치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연구소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은 "통일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치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연구소

 

이영선, "통일=한반도에 평화·번영 줄 것"
"남북 동반성장 가능…통일 이익은 영속적"



통일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찬반에 대한 의견이 나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의 염원을 담아 이같은 문제에 대해 이영선 이사장이 제시한 해법을 정리했다.

“통일은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치를 가져올 거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는 하나의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통일이 한민족에게 큰 가치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통일 비용은 단기적이지만 통일의 이익은 영속적일 거다. 다만 그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건지의 문제가 남아있다.”

세계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서독은 동독주민들의 생활 보장을 위해 재정적 이전지출을 감당해왔다. 통일 후 매년 서독GDP의 4~5%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현재는 동독주민의 생활 수준이 서독의 80~90%까지 도달했다. 

이 이사장은 이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통일 후 10년간 평균 남한 GNP의 5~6%를 이전해주고, 그 이후에는 점차 이전지출을 줄여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이사장은 “비용은 통일편익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며 “통일에 대한 이득을 후세대가 얻게되는 만큼, 일부 국채 활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방비 절감, 남북한의 부존 생산요소 활용, 대륙 연결을 통한 물류비 절감, 인권과 국제적 위상 등에서 오는 비경제적 이익 등을 꼽았다. 

“통일 후 북한경제의 급속한 성장도 가능할 거다. 이 때는 남한도 성장한다. 남북한의 동반성장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무엇보다 통일은 한반도와 한민족의 영구적 평화와 번영을 보장한다. 민족공동체이자 이익공동체가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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