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 누린 유한킴벌리, 기부는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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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 누린 유한킴벌리, 기부는 ‘인색’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4.22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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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後 美본사에는 수천억 쏘고, 기부금은 대폭 줄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유한킴벌리 CI.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좋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한 유한킴벌리,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대주주인 킴벌리 클라크 측에 배당 등을 대거 지급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 CI.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수혜를 누리면서도 기부금은 되레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 유한킴벌리

코로나19 사태 속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분류되는 유한킴벌리가 정작 팬데믹 기간 동안 기부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인 미국계 개인용품 제조업체 킴벌리 클라크에 수천억 원 규모의 배당·로열티를 지급한 것과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유한킴벌리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손소독제, 마스크, 보호복 등 위생용품 수요가 폭등하면서 실적이 크게 올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유한킴벌리의 최근 5년간 매출·영업이익은 2017년 1조3568억 원·1877억4041만 원, 2018년 1조3271억 원·1483억3574만 원, 2019년 1조3331억 원·1733억8081만 원, 2020년 1조4977억 원·1733억4548만 원, 2021년 1조4671억 원·2159억2009만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하반기 발생한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 연루되면서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가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1조5000만 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온전한 실적 정상화를 이룬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는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20년은 유한킴벌리 역사에서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마스크를 기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 활동에 나섰고, 펜데믹에 따른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 의미 있는 경영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 활동에 나섰다'는 평가는 사실과 다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수익을 누렸음에도 재무제표상 기부금은 오히려 줄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경제·산업계에서 기업 기부금을 비교할 땐 액수 자체가 아닌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매출 규모에 따라 각 기업이 기부에 대한 부담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행위라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7~2019년 유한킴벌리의 연도별 기부금과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7년 31억3502만 원·1.67%, 2018년 31억5246만 원·2.13%, 2019년 28억4799만 원·1.64% 등으로 집계됐다. 3년 평균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1.79%로 계산된다. 

하지만 팬데믹 후에는 2020년 31억4592만 원·1.81%로 사회공헌 지출이 확대되는가 싶더니,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29억9508만 원·1.38%로 대폭 축소됐다. 2020~2021년 2년 평균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1.57%,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음에도 기부금을 줄인 것이다. 생리대 발암물질 사태로 실적 부진을 겪을 때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지분 70%(나머지 30%는 유한양행)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미국계 개인용품 제조업체인 킴벌리 클라크(헝가리 자회사 Kimberly-Clark Trading LLC.)에게 라이센스·기술지원 비용, 배당금 명목으로 수천억 원을 확대 지급한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 유한킴벌리가 킴벌리 클라크 측에 보낸 배당금과 기술사용료는 팬데믹 전인 2018~2019년 총 2585억9489만 원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된 후인 2020~2021년 총 2703억9884만 원으로 4.5% 증가했다. 특히 배당의 경우 당기순이익을 거의 다(배당성향 약 99%)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코로나 속 수천억 국부유출…유한킴벌리의 아쉬운 두 얼굴 [시사텔링],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028).

한편, 기업 재무제표상 기부금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참고 사항일뿐이다. 다른 명목으로 사용된 영업외비용을 회계 편의상 기부금으로 잡거나, 백마진·리베이트와 임직원 자체 기부금 따위를 재무제표상 기부금으로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아서다. 즉, 재무제표의 기부금 증감폭과 실제 기부금 증감폭은 다를 수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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