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희망’이라더니…유한킴벌리, ‘신규채용·장애인고용’ 줄이고 직원수 ‘뚝’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사람이 희망’이라더니…유한킴벌리, ‘신규채용·장애인고용’ 줄이고 직원수 ‘뚝’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4.29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특수 누렸음에도 직원 수 급감
신규채용·고용창출률 줄고, 산업재해율 늘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국현 전 사장이 남긴 경영철학인 '사람이 희망이다'를 강조하는 유한킴벌리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동안 오히려 신규 채용문을 좁히고, 임직원 수를 감원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한킴벌리가 발간한 '사람이 희망이다-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유한킴벌리의 전체 사원 수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1566명에서 팬데믹 직후인 2020년 1526명으로 2.55% 감소했다. 신규채용을 53명에서 29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고, 퇴직·이직률이 0.83%에서 6.39%로 치솟은 결과다.

고용 관련 세부 지표도 악화됐다. 고용창출률은 2019년 -0.70%에서 2020년 -2.55%로 떨어졌고, 장애인고용률은 직원 수가 줄어든 가운데에도 2.47%에서 2.0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안전과 복리후생에 대한 지표 역시 크게 악화됐다. 산업재해율이 0.06%에서 0.19%로 늘고, 사원 1인당 교육시간과 교육비는 각각 43.6시간에서 33.4시간으로, 42만6000원에서 35만3000원으로 축소·삭감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2021년과 올해에도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에서 근무하는 총 인원은 2020년 말 기준 1501명에서 지난해 4분기 1472명을 기록하며 1400명대로 내려앉았다. 이어 2022년 1분기에는 1443명으로 또다시 줄었다. 바이러스 확산 전 2019년과 비교하면 7.85% 인력을 감축한 것이다.

앞선 보고서를 통해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이 "2020년은 유한킴벌리 역사에서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고객과 사우 모두의 안전 확보를 지원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마스크를 기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책임 활동에 나섰고, 팬데믹에 따른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 의미 있는 경영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들이다.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인 2020년 유한킴벌리가 신규채용을 줄였다. 전체 사원 수가 감소한 것은 물론, 전반적인 고용 관련 지표(사회관리 지표)도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그해 유한킴벌리는 팬데믹으로 인해 손소독제, 마스크, 보호복 등 위생용품 수요가 폭등하면서 매출이 1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바 있다. 유한킴벌리의 '사람이 희망이다-2021 지속가능성보고서'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인 2020년 유한킴벌리가 신규채용을 줄였다. 전체 사원 수가 감소한 것은 물론, 전반적인 고용 관련 지표(사회관리 지표)도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그해 유한킴벌리는 팬데믹으로 인해 손소독제, 마스크, 보호복 등 위생용품 수요가 폭등하면서 매출이 1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바 있다. 유한킴벌리의 '사람이 희망이다-2021 지속가능성보고서'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또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수혜를 입은 기업이라는 측면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로 여겨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유한킴벌리의 매출·영업이익은 2017년 1조3568억 원·1877억4041만 원, 2018년 1조3271억 원·1483억3574만 원, 2019년 1조3331억 원·1733억8081만 원, 2020년 1조4977억 원·1733억4548만 원, 2021년 1조4671억 원·2159억2009만 원 등이다. 2017년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논란 파동으로 부진을 겪다가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1조5000만 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매출을 올리고, 2021년에는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넘긴 것이다.

이는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미국계 개인용품 제조업체 킴벌리 클라크(헝가리 자회사 Kimberly-Clark Trading LLC.)에게 라이센스·기술지원 비용, 배당금 명목으로 매년 1000억 원 이상을 지급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른 국내 업체들에 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에 투자할 여력이 그만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한킴벌리가 킴벌리 클라크 측에 보낸 배당금과 기술사용료는 팬데믹 전인 2018~2019년 총 2585억9489만 원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된 후인 2020~2021년 총 2703억9884만 원으로 4.5% 확대됐다. 특히 배당의 경우 당기순이익 대부분(배당성향 약 99%)을 내줬다(관련기사: 코로나 속 수천억 국부유출…유한킴벌리의 아쉬운 두 얼굴 [시사텔링],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028).

다만, 올해에는 최근 수년과 다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4월부터 2022년도 신입·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각 분야별로 한 자릿수이긴 하나 생활용품영업, 제조생산, SCM혁신, 생활용품 제품개발, RA(Regulatory Affairs, 제품 인허가), 재무 원가기획 등 인재 모집 직군이 다양하다.

아울러 진재승 사장은 지난 28일 IPS산업정책연구원 산하 '윤경(윤리경영) ESG 포럼' 주최로 열린 '제19회 윤경 CEO 서약식'에 참여해 ESG 경영 실천과 확산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 사회, 환경 기반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유한킴벌리가 대표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무인 채용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유한킴벌리 CI.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수혜를 누리면서도 기부금은 되레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 CI.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수혜를 누리면서도 기부금은 되레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 유한킴벌리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