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자축’ 대한항공, ‘인력 부족’ 자회사 노동자는 목숨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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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자축’ 대한항공, ‘인력 부족’ 자회사 노동자는 목숨 잃었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4.29 16: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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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지상조업 자회사 한국공항 노동자 사망…중대재해법 대상
노조 "코로나 인력 감축 상태에서 정비 업무 확대…화물 노동자 과로"
한국공항 직원 15% 줄어…아시아나·제주항공 등 조업사도 26.5%↓
항공업계, 포스트 코로나 속 중대재해법 직면…"즉각 인력 충원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항공 화물 사업 호조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대한항공이 3년 만에 성과급을 지급하며 자축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 노동자가 사망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다수 항공사들이 코로나19 경영 위기를 이유로 지상조업서비스 자회사들의 인력을 감축해 왔기 때문이다. ⓒ노조 제공
항공 화물 사업 호조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대한항공이 3년 만에 성과급을 지급하며 자축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 노동자가 사망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다수 항공사들이 코로나19 경영 위기를 이유로 지상조업서비스 자회사들의 인력을 감축해 왔기 때문이다. ⓒ노조 제공

항공 화물 사업 호조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한항공이 3년 만에 성과급을 지급하며 자축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 노동자는 인력 부족 문제로 사망에 이르러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다수 항공사들은 코로나19 경영 위기를 이유로 지상조업서비스 자회사들의 인력을 대거 감축해 왔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도약을 앞두고 국제선 기지개를 펴고 있는 업계에선 안전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 중대재해법 위반 조사…“코로나 인력 감축 탓” 지적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국공항’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작업 중지 명령을 받고 현재 조사 중이다. 한국공항은 국내 모든 공항에서 50여 개 항공사에 항공기 지상조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50% 수준을 과점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2021년 말 기준 대한항공이 지분 59.5%를 보유한 업체다. 

한국공항에 근무하는 정비노동자 A씨는 지난 26일 항공기 견인용 토잉카를 점검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했다. 노동조합 측은 한국공항이 코로나19로 인력을 감축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이어나갔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작업은 분야가 서로 다른 유압점검조와 전기점검조가 동시에 투입돼 진행했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이고 위험한 일”이라며 “두 작업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했고, 그동안 실제로 그렇게 진행됐다. 하지만 한국공항이 코로나19를 빌미로 144명에서 109명으로 대거 감축한 정비인력을 회복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정비 업무를 과거 수준으로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공항 직원은 코로나 이전(2019년 말) 정규직·기간제 3059명, 파견직(소속 외 근로자) 3024명에서 지난해 각각 2602명, 1396명까지 줄었다. 정규직·기간제는 14.9%, 파견직은 53.8% 각각 감소한 것이다.

 

대한항공 '화물 대박'의 이면…정비노동자는 고충 늘었다


ⓒ대한항공
민주노총 조성애 노동안전보건국장은 “항공 이용 승객이 줄어 여객기 관련 업무는 줄었지만, 카고(화물)을 실어 나르는 항공기는 오히려 늘어나 사상 최대의 흑자를 내고 모기업인 대한항공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대한항공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에 “장비 가동률과 운항편수가 많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인력 감소치만 놓고 인력이 부족하다 말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자 노조 측은 해당 사고가 발생한 토잉카 장비는 대한항공의 ‘화물 호황’으로 오히려 늘었다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사고가 발생한 토우바레스(토잉카 종류)는 격주 점검 항목이 30종, 한 달 점검 항목은 56종, 분기별 110종이 넘는다”며 “한국항공은 다양한 토잉카를 거의 50여대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고인 포함 정비노동자들이 점검했던 토잉카, MD로다(화물 이동), 디아이싱(제빙 방빙) 등은 꾸준히 늘어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화물사업 확대 덕분에 연결 기준 매출 9조168억 원, 영업이익 1조418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4%, 영업이익은 1221% 급증한 역대급 실적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대박’을 자축하듯 오는 31일 임직원들에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3월 이후 3년 만으로, 국내 항공사 중 올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회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민주노총 조성애 노동안전보건국장은 “항공 이용 승객이 줄어 여객기 관련 업무는 줄었지만, 카고(화물)를 실어 나르는 항공기는 오히려 늘어나 사상 최대 흑자를 내고 모기업인 대한항공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기간 동안 많은 노동자들이 공항에서 쫓겨나거나 유급휴가를 받을 때, 카고 분야 노동자는 단 하루도 유급휴가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대한항공-한국공항만 문제 아냐…아시아나·제주항공 등 조업사 26.5%


이 가운데 정부와 항공업계는 오는 5월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국제선 노선 운항을 증편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국제선 정기편 운항은 주100편씩 확대돼, 올해 연말까지 코로나 이전의 50% 수준이 복원될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항공 정비 업무와 화물 하역을 도맡는 '지상조업사'의 인력난과 안전 문제는 고려하지 않은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내 최대 지상조업 5개사인 △한국공항 △아시아나에어포트 △스위스포트코리아 △샤프에이에이션케이 △제이에이에스(JAS)의 지난해 기준 총 직원 수는 58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 26.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 8개 항공사 인력이 8.7% 줄어든 것에 비해 감축 규모도 크다. 

노조는 "2년여 간 굳게 닫힌 빗장이 풀리는 이때, 중대재해의 쓰나미가 밀려오기 전에 인력 충원을 즉각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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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직원 2022-05-02 10:33:15
대한항공은 대한민국에 필요한 기업이라고 언론플레이하는 그들에게 필요한 기사입니다. 한국 항공 업계의 독과점을 지원해주는 그래서 대한항공만 배풀려 주고 항공 여행 발전을 방해해는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워회에게도 필요한 기사입니다. 기자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