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영광의 나라로…“자유·자유·자유” 사자후에 ‘윤석열’ 연호 터졌다 [20대 대통령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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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영광의 나라로…“자유·자유·자유” 사자후에 ‘윤석열’ 연호 터졌다 [20대 대통령 취임식]
  • 윤진석 기자,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5.10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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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현장’ 
文 전 대통령, 朴 전 대통령과 한 자리… ‘격세지감’
취임사, 국정 비전과 기조 담아… 자유 키워드‘강조’
여야 정치권, 새정부에 보내는 ‘축하와 당부 잇따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자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오전 국회 잔디 광장 앞마당에서 4만 1000명의 축하 인사들의 환호를 받으며 개최됐다.ⓒ시사오늘(그래픽 : 김유종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오전 국회 잔디 광장 앞마당에서 4만 1000명의 축하 인사들의 환호를 받으며 개최됐다.ⓒ시사오늘(그래픽 : 김유종 기자)

“희망과 영광의 나라로” …. 20대 대통령 취임식 주제가의 여운을 뒤로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자유‧자유!”를 외치며 사자후를 터트렸다. 취임 일성에 화답하듯 4만여 명의 국민 초청석 사이에서 “윤석열” “윤석열” “윤석열” 연호가 쏟아졌다. 검찰 출신의 정치 신인으로 당선된 윤석열 정부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는 순간이었다. 

20대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오전 11시 국민 주권의 상징인 국회 앞마당에서 열렸다. 역대 취임식은 통상 2월의 추위 속에서 거행됐지만 20대 대선은 3월에 있었던 터라 처음으로 따스한 5월의 햇살 아래 열려 화창함을 더했다. 

 

소통의 걸음을 내딛다


‘다시 쓰는 대한민국, 국민의 나라’를 주제로 식전행사가 끝나자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검은색 차량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나선 김건희 여사는 단아한 하얀색 정장풍의 원피스를 입었다. 취임식 입장에 앞서 대통령 내외는 광주에 사는 이서영(6세)‧대구의 변정준(10세) 어린이로부터 국민통합과 동서화합의 염원을 담은 꽃다발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에 임했다. 

행사는 잔디광장을 기준으로 바깥은 삼엄한 통제 속에서, 안쪽은 시작부터 끝까지 국민과의 소통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대통령도 국회까지 걸어가며 소통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식장 입구부터 본관 앞 단상까지 180m가량 길이 되는 잔디 마당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손을 내민 초청객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국민 주권의 시대를 강조하듯 대통령은 국민 희망 대표 20인과 나란히 동행했다. 장애 극북 후 피트니스 선수로 재기에 성공한 김나윤(여‧29)씨부터 ‘방호복 화투’ 사진으로 감동을 안겨줬던 코로나 극복 간호사 송주연(여‧47), 대형화재서 40여 명을 구한 시민영웅 이승진(남‧57) 등이 함께했다. 오전 현충원 참배 때 수행했던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의 얼굴도 보였다. 

 

팡파르와 함께 ‘개막’


20대 대통령 취임식이 국회 앞마당에서 10일 오전 개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자유와 공정 연대 등의 국정기조를 강조했다.ⓒ사진공동취재단
20대 대통령 취임식이 국회 앞마당에서 10일 오전 개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자유와 공정 연대 등의 국정기조를 강조했다.ⓒ사진공동취재단

4만 여 명의 국민 초청객석과 국내외 각계 대표가 자리한 800여 명의 단상 위로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형형색색 그림들이 큰 화폭에 담겨 갖가지 꿈을 실어 보냈다. 봉황 두 마리가 마주보며 날갯짓을 하고 그 앞으로 무궁화가 활짝 피어난 형상이 태극 문양과 함께 역동적으로 펼쳐졌다. 74년 만에 청와대를 개방하는 역사적 순간이 실시간으로 중계돼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윤 대통령이 단상에 올랐을 때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들의 눈에 모두 담겨진 점 또한 9년 만에 열리는 취임식 현장의 역사적 순간을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탄핵 정국과 장미 대선을 거쳤던 5년 전 문 전 대통령 취임식은 약식으로 진행돼 생략된 바 있다. 격동의 파노라마를 써내려갔던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환송식까지 함께했다는 점이 격세지감으로 다가왔다. 故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故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 20대 대선의 동반자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눈에 띄었다. 5대 그룹 총수 자격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초대받았다. 

국빈으로는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더글러스 엠호프 해리스 미국 부통령 부군, 조지 퓨리 캐나다 상원의장,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 외교 사절이 참석했다.

개회식은 애국가 제창 및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에 이어 3군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며 시작됐다. 천안함 생존자 전중영 씨 등 국가를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해온 숨은 영웅 네 명의 낭독사가 끝나자 윤 대통령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되는 취임 선서를 읊어나갔다. 성악가 연광철 씨와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 레인보우의 무대를 뒤로하고 예포대의 21발의 축포가 발사됐다. 

 

국정 키워드 ‘자유’


김부겸 국무총리가 단상으로 나와 윤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감사를 표하면서 식사를 이어나갔다. “공정과 상식 자유와 통합의 대한민국을 열어나간다는 웅대한 포부를 천명하고 오늘 그 첫발을 내딛는다. 앞으로 5년 동안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이어나가기를 온 국민과 함께 기원합니다.”

드디어 취임식 현장의 백미인 윤 대통령의 취임사가 시작됐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5년 동안 나라를 어떻게 이끌지가 담긴 취임사에는 기본적으로 양극화 해소와 국민통합과 함께 ‘자유-인권-공정-연대’라는 국정 기조를 새정부의 비전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함축적으로 엿보였다. 

무엇보다 취임사의 키워드는 ‘자유’였다. ‘자유’가 총 35회, 시민 15회, 평화가 12회 등장했다. 연설에서 대통령은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지적했다.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웃음기를 빼고, 한 단어 한 단어 호소하듯 진중하게 취임 연설에 임했다. ‘자유’에 힘을 팍 주면서 톤을 고조시킬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선 과학과 진실이 전제돼야 한다”며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유가 숨 쉰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이 꽃피었습니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돼야 하고 보편적 가치인 자유가 지켜져야 합니다. 자유가 유린되면 모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합니다.”

연설은 비교적 일찍 끝났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은 20여분 가량의 취임사를 준비해왔지만 윤 대통령은 행동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본인이 직접 연설문을 12분가량으로 줄였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취임준비위 안혜진 대변인은 이번 취임사의 특징 관련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취임사가 장황하고 유려한 미사여구로 구성되지 않았다. 국민을 섬기는 나라,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 진정성을 보여주는 언어로 함축됐다”고 설명했다. 

취임식은 윤 대통령의 연설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통령 내외는 다시 국회 정문까지 걸으며 국민과 소통했다. 이날 일정은 취임식 외에도 오후 4시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경축 행사가 열렸다. 저녁에는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외빈 초청 만찬 등이 더해진다. 해외 사절단 등 축사는 저녁에 있을 외교 만찬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용산 시대로…바람과 당부


앞으로 용산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여야 각 당은 새정부 출범에 대한 논평을 통해 축하와 다짐, 당부를 보내왔다. 국민의힘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본 소감을 전하며 “국민께서 만들어주신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며 “대한민국 법치와 정의의 가치를 지키고, 튼튼한 안보 속에서 모든 국민이 꿈을 실현하는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부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엄중한 민생의 과제를 정면으로 마주 보고 풀어가길 바란다”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 민생제일, 협치의 길로 나선다면 적극적인 국정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논평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행정부가 ‘불평등 문제, 기후 위기, 안전 사회, 평등 인권’ 등 사회적 과제를 협의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실질적인 ‘여야정협의체’를 운영할 것을 제안하고 촉구한다”며 “야당과 대화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진다면, 여야 정당과 국회는 시민의 공익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고 시민들은 정치적 신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겨뤘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 등 굵직한 정치권 인사들의 당부와 바람도 전해졌다. 이 고문은 페이스북을 통해 “초당적 협치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만들어 달라”며 “저와 더불어민주당도 야당으로서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제대로 견제하며 ‘잘하기 경쟁’에 집중하겠다”고 적었다. 

YS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는 취임식이 끝난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강조한 것처럼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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