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인선, 안일한 건지? 안이한 건지? [시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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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인선, 안일한 건지? 안이한 건지? [시사텔링]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5.14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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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다문화 비서관은 ‘관용’이 기본 조건…자진 사의는 수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님, 안일이든, 안이하던 김성회 비서관을 교체하세요. 사진출처: 20대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님, 안일이든, 안이하던 김성회 비서관을 교체하세요. 사진출처: 제20대 대통령실

안일한 건지? 아니면 안이한 건지요?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네요.

윤 대통령이 인물 안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다중 의혹에 이어 동성애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두고 과거 혐오, 비하 발언을 한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 거취 문제가 정국의 핵심 뇌관이 됐네요.

김성회 비서관은 왜곡된 역사의식과 젠더 가치관을 가졌다는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3월 인터넷매체인 <제3의 길> 기고문에서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 노리개였다”며 “일본군 만행에 대한 분노의 절반이라도 조선시대 노예제에 대해서도 탐구하고 분노하자. 국뽕에 취해 다른 나라에 삿대질하기 전에 우리 역사의 꼬라지를 제대로 알고 분노하자”고 주장했지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김 비서관은 자신의 과거 글이 논란이 되자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조선시대에는) 결국 여성 인구의 절반이 언제든 주인인 양반들의 성적 쾌락의 대상이었다. 그런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자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대통령 비서관이라는 자기 신분을 망각한 부적절한 언행이죠. 정부조직법 제14조는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을 둔다고 규정합니다. 특히 대통령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종교와 인종, 다문화 등 사회 갈등 해결을 위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지요. ‘관용’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김 비서관의 과거 위안부, 동성애 관련 발언이 잇따라 폭로되고 있습니다.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격이죠. 김 비서관이 과거 페이스북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금을 ‘밀린 화대’라고 표현한 것이 알려졌습니다. 이에 김 비서관은 10일 페이스북에 “지나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깨끗이 사과드린다”라고 사과했지만 이번 12일 글로 자해를 저지른 셈입니다.

‘동성애는 정신병’이라는 발언도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네요. 김 비서관은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혐오 발언의 성격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며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기본 인식은 변하지 않은 듯 합니다.

그는 “저 개인적으로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많은 경우는 후천적인 버릇이나 습관을 자신의 본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본다. 그런 경우에도 동성애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보다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했죠. 동성애와 흡연자를 동일시한다는 인식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요?

더군다나 자신에 대한 합리적 비판에 대해 색깔론으로 대응했습니다. 김 비서관은 “비서관 임명 발표 뒤 일부 언론들이 집요하게 저를 파헤치고 있다”며 “그동안 제가 내로남불 586 세력과 종북주사파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것에 대한 앙갚음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궤변을 늘어 놓았습니다. 본인 스스로 자신을 향한 비판에 관용이 없는데 대통령의 종교와 다문화 갈등 해법을 보좌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듭니다.

결국 논란을 일으킨 김 비서관이 자진 사퇴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해 관용의 정신이 충만한 전문가를 영입하기 바랍니다.

‘안일하다’는 편안함이나 안락함만을 쫓거나 누리려는 태도가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안이하다’는 너무 편안해 긴장이 풀려 있거나 주의력이 떨어진 태도죠.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가 안일한 건지? 아니면 안이한 건지? 매우 궁금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공정과 상식에 맞는 인사, 잊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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