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는 위기?…신사업 지연·안전사고·실적부진 ‘삼중고’
스크롤 이동 상태바
쌍용C&E는 위기?…신사업 지연·안전사고·실적부진 ‘삼중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5.16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향후 전망은 낙관론-비관론 엇갈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  쌍용C&E(쌍용씨앤이, 구 쌍용양회공업) CI
잘나가던 쌍용씨엔이가 올해 들어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망은 낙관과 비관으로 엇갈린다 ⓒ 쌍용C&E(쌍용씨앤이, 구 쌍용양회공업) CI

코로나19 사태 가운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쌍용C&E(쌍용씨앤이, 구 쌍용양회공업)가 올해 들어 삼중고를 겪으며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엇갈리는 눈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쌍용씨앤이는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762억3900만 원, 영업이익 4억4600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8.6%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은 -154억7000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로는 최근 국내 산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쌍용씨앤이는 2020년 팬데믹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4.40% 감소했음에도 같은 기간 원가율(매출원가/매출)을 74.92%에서 71.72%로 3.2%p 개선시키며 영업이익을 9.13% 끌어올렸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2.96% 증가했음에도 원가율(74.45%) 방어에 실패하며 영업이익이 소폭(0.57%)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이 올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쌍용씨앤이 측 역시 이번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연탄 가격 폭등, 기타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 여파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올해는 시멘트 수요 증가와 판매가격 인상, 환경사업 확대 등을 통한 이익 증가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환경사업 발굴·확대로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겠다"고 실적 반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 전망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배적인 관측은 낙관론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택공급 확대 등 차기 정부 부동산 정책 기대감은 속도 조절 가능성으로 크게 반영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나 방향성 자체는 유효한 만큼, (쌍용씨앤이의) 시멘트 출하량 증가, 본업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신사업 지연과 연이은 안전사고,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등을 근거로 들어 비관론을 내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서 쌍용씨앤이의 실적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는 주된 이유는 강원 영월군 일대에서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축구장 26개 크기에 달하는 쓰레기매립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매립장 준공 시 쌍용씨앤이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조(兆)단위 수익이 돌아갈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은 쌍용씨앤이 주식 매수를 추천하면서 "향후 주가 변곡점은 쓰레기 매립지 승인 완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부터 지역사회 반발, 환경오염 우려, 유력 인사 연루·특혜 의혹 등 여러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2021년 국정감사에서 "쌍용씨앤이의 쓰레기매립장 건설 추진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지하수 오염에 취약한 석회암 지형이어서 설치하면 안 된다고 한다"며 쌍용씨앤이와 관계당국인 원주환경청을 압박하기도 했다. 또한 쌍용씨앤이 측조차도 올해 초 복수의 언론을 통해 "아직 사업 허가도 나지 않아 현재로선 사업 추진 여부를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해당 사업이 진행 중인 강원 일대 쌍용씨앤이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는 점도 비관론에 힘을 싣는 요인 중 하나로 분류된다. 쌍용씨엔이는 지난 2월 동해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강원 지역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1호로 지목됐다. 이에 지난 4월 민주노총 강원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동해공장은 2021년 5월과 7월, 2019년 12월 등 계속해서 중대재해가 터진 죽음의 공장이다. 매년 일터에서 끔찍한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했지만 쌍용씨앤이는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올해 강원 지역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쌍용씨앤이를 선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당 공장에서는 이달 초 또다시 현장 노동자 2명이 전기폭발로 인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또다시 터졌다. 핵심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 내 사건·사고로 거듭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는 건 쌍용씨앤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대목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신사업 투자 확대 속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우수했던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해진 부분도 쌍용씨앤이가 실적 반등을 위해 극복해야 할 점으로 분석된다. 쌍용씨앤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친환경사업을 강화하고자 강원 영월군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 추진, 폐기물처리업체(삼호환경기술·성광이엔텍·태봉산업·케이씨에코물류 등) 인수, 기존 설비 개선 등에 수천억 원을 투입했다. 쌍용씨앤이는 투자비 대부분을 녹색채권 등 회사채를 발행해 마련했고, 이 과정에서 부채가 쌓이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최근 3년간 쌍용씨앤이의 부채비율은 2019년 86.97%, 2020년 96.89%, 2021년 115.3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도 109.46%에서 155.89%로 개선됐다가 지난해 94.59%로 급감했다. 추가 투자 여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는 흐름이다.

다만, 쌍용씨앤이는 창립 60주년인 올해를 '종합환경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한 해로 삼아 친환경 등 신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해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회사 안팎에 천명했다. 쌍용씨앤이 측은 지난 12일 서울 본사와 전국 사업장에서 창립기념식을 열고 "대내외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오는 2030년까지 탈석탄, 100% 자가발전 실현 등을 내용으로 하는 ESG 경영 비전인 '그린 2030'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기반으로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해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100년을 준비하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