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악몽, 6·1 지방선거 막판까지 ‘여론 향배 촉각’ [취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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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악몽, 6·1 지방선거 막판까지 ‘여론 향배 촉각’ [취재일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2.05.18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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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측 “막판까지 안심 못 해”…중도층 표심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상대편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보다 더블스코어 지지율 가까이 앞서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오 후보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상대편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보다 더블스코어 지지율 가까이 앞서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오 후보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서울시장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아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안심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선거 막판까지 여론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14∼15 양일간 서울 만18세 이상 803명에게 물은 결과 오 후보는 52.4%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27.2%)를 두 배 가까이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오 후보는 살얼음판에 빗대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막판 두 번이나 뒤집힌 경험이 있다”며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서울시민 판단과 표심은 정말 두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4·13 서울시장 재보궐에서도 오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큰 지지율 격차를 보이면서도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여조 불신 학습효과 ‘각인’


그는 과거 두세 차례 선거에서 악몽의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다. 선거기간 지지율이 높았지만, 결과적으로 역전패당했거나 간발의 차로 이겨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학습효과가 있다.

한 번은 2016년 4‧13총선에서다. <코리아리서치>가 <연합뉴스>-kbs 의뢰로 그해 3월 20~22일 종로 후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오 후보는 45.8%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28.5%)를 17.3%포인트나 따돌렸다. 투표 당일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 후보는 39.7%밖에 얻지 못했다. 정 후보는 52.6%로 압승을 거뒀다. 

2020년 4·15 총선 때도 있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던 오 후보는 지지율 상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보다 우세했고 본투표에서도 고 후보를 앞섰지만, 막판 사전투표 개표에서 뒤집혀 패배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유 있게 당선될 것으로 관측되다 아슬아슬하게 이겼던 2010년 6·2 지방선거 역시 오 후보에겐 악몽과 같은 기억으로 남았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선거기간이었던 5월 22일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당시 한나라당)는 57.1%로 민주당 한명숙 후보(31.3%)보다 25.8% 앞섰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두 후보 간 격차는 불과 0.6%포인트밖에 안 났다. 

 

“투표율 낮을까 봐 불안”


19일이면 6·1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기존의 학습효과를 떠올릴 오 후보가 또다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의 관훈토론이 있던 당일(17일)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오썸’(오세훈과 썸타자 줄임말) 캠프에 가봤다.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중심으로 꾸려진 선대위는 운동원들로 북적거렸다.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였지만 오 후보의 복심인 강철원 전 서울시 민생특보는 앓는 소리하기 바빴다. 지지 선언을 앞둔 한 장애인단체를 만나고 돌아온 그는 “유리하다는 데는 동감한다”면서도 낙관하기 어렵다며 말을 이었다. 

“모든 사람이 (오 후보가) 이긴다고 하잖아요. 6월 1일 밤 투표 결과에서 이겼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상 이긴 게 아니에요. 당연히 이긴다고 생각하고 투표율이 낮을까 봐 걱정입니다. 20대 대선만 봐도 윤석열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앞설 거라고들 했지만 결국 1%도 안 되는 격차였거든요. 

서울시장이 되면 차기대선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강 전 특보는 “지방선거를 이겨야 그다음도 있는 것”이라며 “이기지도 않았는데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후보께서도 (재보선 때부터) 5년 시장을 통해 필승의 성과를 꼭 내겠다고 한 바 있다”며 대권보단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후보의 의지를 어필했다. 

 

“여론 향배 지켜봐야”


마지막 날까지 긴장을 놓기 어렵다는 표정을 뒤로하고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같은 날(17일) 통화에서 “역전패당한 과거 경험도 있는 데다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강한 민주당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엄살을 부리는 것 같다”고 봤다. 이어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강행 등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해 유리한 상황으로는 보인다”며 “캐스팅보트인 중도층 표심잡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투표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처럼 일정하게 더블스코어 가까이  차이나는 경우는 웬만하면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덕수 총리 인준 강행이나 한미 정상회담 등을 놓고 서울시민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등이 향후 여론 추이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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