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아모레퍼시픽도 ‘횡령’…ESG경영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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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아모레퍼시픽도 ‘횡령’…ESG경영 무색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5.18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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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

최근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횡령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간 업체들이 강조해온 ESG 경영이 무색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침체돼 있는 가운데 비위까지 발생하며 업계 안팎 분위기도 또다시 침울해지는 분위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과 클리오에서 수십억 원대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내부 감사를 통해 일부 직원의 횡령 등 비위 사실을 적발했다. 횡령 가담자는 3명이며, 액수는 약 35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부 정기 감사를 통해 해당 비위 사실을 확인했고,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해당자 전원에 대한 징계조치(해고)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규정에 따라 징계조치 결과와 재발방지책을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에 보고하고 사내에도 공지했다고 부연했다. 

클리오에서도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클리오 직원 A씨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약 1년간 홈쇼핑 화장품 판매업체에서 받은 매출 일부를 개인 통장으로 빼돌려 18억9000만 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이는 2020년 클리오 연간 영업이익 62억 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A씨는 횡령액 대부분을 도박에 탕진해 추징 보전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클리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측이 산정한 횡령 피해규모는 △매출채권 11억1709만 원 △재고자산 5억606만9000원 △거래처 피해보상액 5억9721만1000원으로 총 22억2037만 원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발생한 이번 횡령 사태는 관련 기업들의 신뢰도에 흠집을 낼 수밖에 없는 악재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화장품업계가ESG 경영을 강조하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와 투자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측면에서 더욱 악재로 다가오는 눈치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업계 ESG 대표 기업으로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ESG 경영을 강조해온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가능경영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ESG 전문가로 알려진 김종대 인하대학교 경영학 교수 겸 인하대 지속가능경영연구소 ESG 센터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ESG 고도화에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다.

클리오도 ESG 상생과 친환경 경영을 위해 협력사 대상 △ESG 행동규범 실천 서약 △공정거래 자율준수 편람과 그린구매 지침서 공개 △중견기업-스타트업 동반 성장 실현 △소비자 캠페인 전개 △성동구 지역 상생 활동 등 다양한 ESG 활동을 진행 중이었다.

일각에선 횡령 사건을 단순히 직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은행권까지 줄줄이 업계를 불문하고 횡령 사태가 터진 점을 감안하면, 산업계 곳곳 내부 시스템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에 향후 회사가 얼마나 강도 높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신뢰 회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클리오와 아모레퍼시픽은 우선 횡령 직원을 경찰에 고소했다. 클리오는 횡령 직원에 대해 인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해고 조치했고 지난 2월 4일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또한 피해 금액의 환수를 위해 해당 직원의 임차보증금과 은행 계좌에 대해 가압류를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도 18일 중 횡령으로 적발된 3명을 대상으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임직원들의 자율적인 영업활동을 보장하면서도 불법 해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구조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영업 활동 전반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불미스러운 일로 아모레퍼시픽을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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