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풀무원, ‘비건 레스토랑 경쟁’ 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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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풀무원, ‘비건 레스토랑 경쟁’ 막 올라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5.25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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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핵심 상권에 오픈…시장 확대 나서
업체별 콘셉트, 고급화-대중화로 엇갈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농심 포리스트 키친과 풀무원 플랜튜드 ⓒ각 사

농심과 풀무원이 나란히 비건(Vegan)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대체육 경쟁에 나선다. 대체육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식물성 식품 시장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 선점 효과가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풀무원은 일제히 외식업계 핵심 상권인 강남 지역에 비건 레스토랑을 연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받은 ‘플랜튜드(Plantude)’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오픈했다. 144.6㎡ 규모로 조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오픈 키친 형태다. 다이닝 부스 석부터 혼밥족을 위한 1인석 등 총 47석이 마련됐다. 

농심은 송파구 롯데월드몰을 낙점했다. 171.5㎡ 규모로 자리는 34석이다. 포리스트 키친은 향후 글로벌인증인 ‘이브비건’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이브비건 인증은 매장이 오픈된 뒤 제대로 된 비건 식재료를 사용 여부 등 모든 과정을 확인한 뒤 부여받을 수 있다. 인증을 받기까지 1~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비건 레스토랑이지만 콘셉트는 다르다. 풀무원의 경우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퓨전 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한다.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으로 구성됐다. 전 메뉴는 100% 식물성 식재료다. 가격대는 1만 원 대 안팎으로 책정됐다.

메뉴 13종은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카츠 채소 덮밥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 △크럼블두부 비빔밥&순두부 스튜 △라따뚜이 로텔레 파스타 △두부 페이퍼 라자냐 △무자다라 △두부 가라아게 메밀면 △아보카도 스파이시 찹샐러드 △콘 시저 샐러드 with 구운채소 △플랜튜드 또띠아 랩 △모듬 버섯 두부 강정 △토마토 순두부 스튜이다.

반면, 농심 포리스트 키친은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파인다이닝 콘셉트다. 가격대도 풀무원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런치는 5만5000원, 디너는 7만7000원이다. 주요 메뉴는 양식이다. 농심 측은 기존 대다수 비건 레스토랑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파인 다이닝 콘셉트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비건 푸드에 대한 색다른 경험과 인식개선에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2040세대 사이에서 파인 다이닝과 오마카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비용이 들더라도 색다른 경험을 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라며 “포리스트 키친은 프리미엄 다이닝을 맛보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까지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총괄셰프도 미국 뉴욕의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태형 총괄셰프다. 대표 메뉴는 코스의 첫 요리이자 레스토랑의 이름을 담은 ‘작은 숲’이다. 제철 채소를 이용한 한입거리 음식과 콩 커스터드, 콩꼬치 등을 담았다. 코스요리 메뉴는 작은 숲,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초당 옥수수, 코코넛, 뿌리채소, 흑마늘, 야생버섯, 세모가사리, 참외, 루바브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작은 숲과 코코넛, 흑마늘 3가지 요리에는 대체육이 사용됐다.

김 총괄셰프는 “지역농가와 협업해 고품질 채식 식재료를 엄선했고 각 식재료 본연의 맛과 대체육과의 조화를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며 “메뉴마다 재료에 얽힌 스토리를 입혀 코스를 즐기는 데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앞으로 제철 식재료로 만든 새로운 메뉴를 선보여 비건 푸드의 다양함을 전해드리겠다”고 전했다.

농심 포리스트 키친 디너 코스(왼쪽)와 풀무원 플랜튜드 대표 메뉴 ⓒ각 사

출점 전략도 차이가 있다. 농심은 비건 레스토랑을 대체육 사업 확대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접근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우선 포리스트 키친 한 매장을 성공시키고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추가 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어 “국내에서는 비건 문화가 아직 확고히 자리잡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을 통해 비건 식문화를 잘 전달하고 소통하면서 비건 문화를 넓혀가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풀무원은 플랜튜드를 발판으로 비건 외식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실제 회사 측은 이번에 오픈한 플랜튜드 매장을 1호점이라고 명시했다. 내부적으로 2호점 오픈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풀무원이 지속가능식품 사업 기반의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비건 사업 확장은 예견된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 20일 오픈한 뒤 첫 주말 저녁에는 일부 대표 메뉴가 품절됐을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며 “비(非) 비건 인구도 유입시킬 수 있도록 대중적인 메뉴와 가격으로 접근한 효과”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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