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양대노조 일어섰다…“승무원 3명이 200명 담당”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한항공-아시아나, 양대노조 일어섰다…“승무원 3명이 200명 담당”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5.27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 승무원 3명이 200명 일반석 담당…"안전 점검, 형식적 20분"
아시아나, 평균 비행시간 80시간에서 110시간으로…하청업체 사정 '심각'
직원들 "대한항공 타지 마라" 호소…"승무원 인력 쥐어짜 서비스 충당"
노조 "지옥의 2년 버텼는데 또 다른 업무 지옥…안전한 노동 회복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시사오늘
국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항공업계 인력난을 토로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의 경우 승무원 8명이 승객 300명 책임지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비행가용 인원이 충분하지 않아 평균 비행시간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공

국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항공업계 인력난을 토로하고 나섰다. 최근 오미크론 확산이 줄어들면서 여객 노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코로나로 인한 인력 감축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의 경우 승무원 8명이 승객 300명 책임지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비행 가용 인원이 충분하지 않아 평균 비행시간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대한항공 서비스 품질 저하’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한항공, 8명이 300명 안전 책임져…아시아나, 평균 비행시간 30%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소속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와 아시아나항공노조는 윤석열 정부에게 보내는 성명서를 통해 현장 노동 강도 증가 현실을 호소하고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양 노조는 김포·인천공항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총 5816명의 서명을 모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올해 연말까지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여객 수를 감당하려면 인원 충원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노조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객실 승무원 8명이 승객 300명을 책임지고 있어 안전·보안업무의 위험도가 증가한 상황이다. 

노조 측은 특히 예약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 노선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 지적했다. 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는 객실승무원은 현지 체류 없이 바로 편승근무(Extra)로 일반석에 앉아 귀국하는데, 이로 인해 업무 피로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정비직의 경우는 법적 제한이나 업무 특성상 근무 인원 감축이나 휴업률에 대한 제한이 많지만, 객실승무직은 회사가 임의로 근무 인원을 줄여 노동 강도를 높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라며 “근무 인원 감축으로 현재 3명의 객실승무원이 200여 명 이상이 탑승하는 일반석 전체의 △안전·보안 점검 △서비스 용품 탑재 점검·준비 등을 2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실시해야 한다. 안전·보안 점검은 형식적으로 이뤄지거나 생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 노조 역시 캐빈 승무원과 하청업체 인력 부족 현상을 꼬집었다. 

노조 측은 “승무원들의 무급·유급 휴직으로 비행 인원이 충분하지 않아 코로나 이전 평균 비행시간 80~100시간에 비해 110~130으로 증가했다”며 “공항서비스 직원들도 Load Factor(탑재율)가 늘어남에 따라 무급 휴직 일수를 더욱 줄이고 인원을 충원해야 하지만, 회사는 새로운 스케줄 패턴을 만들어 근무 인원에게 업무를 더욱 가중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운반·탑재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 역시 초과근무가 늘어나도 휴직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인천공항 환승투어’를 담당하는 사업장도 직원 1명당 80명의 투어를 책임지는 등 ‘과로의 일상화’를 호소 중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기내식 하청업체의 경우 정부가 오는 6월 1일부터 기내 음료 섭취를 허락해 기내식 보급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장에선 매월 인원 증감이 1~2명에 그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 연장근무 없는 정상조업 상황임에도 전원 투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반발했다. 

 

대한항공 블라인드 ‘시끌’…"회사가 인력 쥐어짜 서비스 때운다"


국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항공업계 인력난을 비토하고 나섰다. ⓒ블라인드 캡쳐
국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항공업계 인력난을 비토하고 나섰다. ⓒ블라인드 캡쳐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대한항공 구성원들이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말라”는 자조섞인 글이 큰 호응을 얻은 현상도 현장 직원들의 불만 폭발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소속의 A씨는 “콜라와 주스 등 음료를 요청해도 기내에 없어서 못 드린다. 캔 음료 하나를 컵 석 잔에 나눠 드리고, 심지어 생수도 모자라게 실려 장거리 비행 때는 물도 아껴 드린다”며 “해외에서 음료가 부족해 지점에 한 상자 주문한 사무장은 징계 받고, 사비로 지출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직원들도 해당 글의 댓글로 “비행마다 기내용품이 부족하다. 고작 콜라, 물 하나 더 찾아보겠다고 온 클래스를 돌고 다닌다”, “왕복 몇 백만 원 내도 원하는 식사는 부족하게 실려서 먹기 어렵고, 목말라도 맥주나 콜라는 딱 한 잔만 마실 수 있는 데다 이조차도 늦게 주문하면 없어서 물만 마셔야 한다”, “요즘 너무 힘들다. 우리도 주기 싫어서 안 주는 게 아니고 기내에 너무 적은 수가 실린다”고 호소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승객 수와 서비스가 회복한 상황에서, 승무원 수는 대폭 줄이고 탑재용품도 절반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직원 C씨는 “회사는 부족한 인력 쥐어짜서 인적 서비스로 때우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 승무원들 역시 밝고 행복하게 서비스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지옥과 같은 2년을 버텨 온 공항항공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지옥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며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공항항공노동자들에게, 일상회복이란 안전한 일터와 노동조건의 회복이라는 점을 (윤석열 정부와 기업들이) 꼭 염두해두길 바란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