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실용주의자의 낭만적 선택 의미는 [정치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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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실용주의자의 낭만적 선택 의미는 [정치人]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2.05.31 11: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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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신과 강원대망론을 등에 지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의 이번 강원도지사 출정은 어떤 의미일까. ⓒ시사오늘DB=권희정 기자

이광재는 전선에 홀로 남았다. 

문재인은 돌아갔고 김경수는 갇혔다. 이해찬은 퇴장했으며 안희정은 무너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참여정부를 열었던 핵심 인사들은 이제 거의 없다. 그런데 이광재는 12년 만에 다시 지방선거에 나섰다. 그의 고향, 하지만 '정치적 변방' 강원도에서다. 거의 모든 참모진이 말렸다는 후문 속에서도 출마를 강행했다. 마지막 친노(親盧), 이광재의 이번 강원도지사 출정은 어떤 의미일까. 잠시 시간을 되돌려 그의 발자국을 살펴보자.

이광재는 실용 주의자다. 1988년 초선 의원이던 노무현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정당과 색깔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다. 

삼당 합당 당시 꼬마민주당에 노무현과 함께 남았지만, 같은 강원도 출신인 조순 전 서울시장이 도움을 요청하자 1995년 지방선거에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노무현 낙선 후엔 1996년엔 통일민주당 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김덕룡(DR)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도왔다. 1997년엔 한나라당 조순 총재의 비서실에 잠시 몸 담기도 했다. '성골'에 천착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 정치 풍토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이광재는 이념에 구애받지 않고 효율을 추구했다. 그가 국정상황실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진보 진영의 비판을 무릅쓰고 '경제 재도약을 위한 10대 긴급 제언’ 심포지엄을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연 일은 그의 성향을 대표할 만한 일화다. DR은 이광재에 대해 "안희정이 원칙을 따진다면 이광재는 목표 달성을 더 중요시하는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실용주의자에게 이번 선거는 불출마가 답이었을지 모른다. 12년 전과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이제 막 야당이 된 정당에서 추격자의 입장으로 나서는 선거다. '친문(親文)'의 시대에도 야인으로 지내며 옛 동지들의 대선 도전을 지켜만 봤다. 그래서 이광재는 집권 여당의 '예산 폭탄 카드'도, '친문 팬덤의 도움' 카드도 꺼내기 어렵다. 쉬울 리 없다.

그렇다면 이번 출마엔 이광재의 다른 일면이 강하게 작용했을 확률이 높다. 마지막 친노로서의 정체성이다. 당적 변경을 불사하는 소위 '실용주의적' 정치 행보에도 불구하고, 이광재가 노무현의 가장 가까운 동지라는 사실엔 아무도 이견을 내밀지 않는다.

친노의 정치적 핵심가치는 도전이며, 나름의 낭만적 기치가 있다. 김부겸과 김영춘이 맥을 이어왔던 지역주의 타파나 참여정부의 남겨진 숙제인 지역균형 발전 등이 그것이다. 한때 '노사모 신드롬'까지 일어났을 만큼 국민들은 그 낭만에 열광했었다. 이를 이어갈 친노의 직계는 현재로선 이광재 한 사람 남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광재의 이번 출정이 갖는 의미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등에 지고 띄운 승부수다.

'강원대망론'의 운명도 걸렸다. 수차례의 수도권 출마 권유에도 불구하고, '큰 정치를 하려면 우선 고향에서 잘 해야 한다'는 신념하에 이광재는 단 한 번도 강원도를 떠나지 않았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고향 평창에서 배지를 달았다. 예산을 잘 따내고 민원을 잘 처리해 '지역구 관리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박연차 게이트로 2011년 지사직을 상실했지만 강원도 내에서 그를 향한 기대와 지지는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직후 열린 재보선서 같은 당 최문순 지사 당선 배경엔 '이광재 동정론'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게 '강원도의 아이콘'이 된 이광재는 대권으로 가기 위한 승부수가 고향에서 자신의 실패를 만회하고 발밑을 탄탄하게 다지는 길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래서 대권판의 강원발 지각변동이 가능할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도전의 성패는 알 수 없다. 다만 이광재의 이번 도전으로 인해, 노무현 정신의 계승과 정치 변방 강원 대망론이 분수령에 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실용 주의자의 낭만적 선택, 과연 그 결과는 어떨까.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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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2022-05-31 11:53:17
행복한 강원도, 발전하는 강원도는 특별한 자치도지사 이광재가 도민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강원도의 자랑, 강원도의 효자, 강원도의 아들과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