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만만한 경상도 봉하마을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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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만만한 경상도 봉하마을만 방문?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8.21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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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껄끄러운 故 장준하 선생 묘역에도 고개 숙일지 궁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고 한다. 박 후보는 "대한민국의 한 축을 이루고 계신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참배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그는 대선후보로서의 첫 일정으로 앞서 이날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고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 가운데, 박 후보가 봉하마을을 찾는 것을 보게 될 고(故) 장준하 선생의 유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떠오른다. 가뜩이나 망치 같은 것에 머리를 맞아 타살 된 것이라는 추측을 낳는 장 선생의 유골이 최근 세상에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장 선생의 37주기 추모식이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공원에서 추모공원 제막식과 함께 열렸다. 당시 행사장에는 민주당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참석한 것과 달리 새누리당 의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장 선생은 광복군 출신으로 민주화투쟁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 같은 인물의 추모식에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놓고 '박근혜 눈치보기'라는 얘기가 돌았다.

장 선생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타살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후보의 대선가도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터에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장 선생 추모식을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특히, 박 후보가 정치적으로 이득이 되는 전직 대통령만 찾아다니는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서 그 순수성에 물음표를 찍게 된다.

이날 박 후보가 참배한 이승만 대통령은 보수·우파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을 상징한다. 박 후보가 보수·우파와 호남 표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은 PK(부산·경남)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박 후보가 PK지역에 있는 노 전 대통령 지지층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물음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PK에는 박 후보를 좋아하는 '할메'와 '아즈메'도 많으니 박 후보로서는 이 지역에 위치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는게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승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장준하 선생은 아무리 봐도 박 후보에게 당장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타살 의혹이 진실로 밝혀지면 대선판이 흔들리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비록, 진상규명이 되지 않더라도 타살 의혹 논란이 커지는 것만으로도 박 후보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박근혜 후보의 갑작스런 봉하마을 방문과 맞물려 죽은자들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취급'될 수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장준하 선생 묘역을 참배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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