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에서 시작된 ‘강용석’ 출마…‘입당요청부터 완주까지’ [與 경기지사 패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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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에서 시작된 ‘강용석’ 출마…‘입당요청부터 완주까지’ [與 경기지사 패인 논란]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6.02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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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8913표 차이로 김은혜에 승리
강용석 5만4758표로 책임론 불거져
여권 단일화 물밑 협상 진실공방 가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여권 내 경기도지사 패인을 둘러싸고 공방이 오가는 상황에서 시사오늘은 ‘강용석 변수’를 중심으로 지난 두 달 간의 일지를 정리해봤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여권 내 경기도지사 패인을 둘러싸고 공방이 오가는 상황에서 <시사오늘>은 ‘강용석 변수’를 중심으로 지난 두 달 간의 일지를 정리해봤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당선인이 승리를 거머쥐며 마무리됐다. 김동연 당선인은 282만7593표(49.06%)를 얻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281만8680표·48.91%)를 8913표 차로 앞섰다. 무소속 강용석 후보는 5만4758표(0.95%)를 얻었다. 이에 김은혜·강용석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아 보수 지지층 표가 나뉘어 국민의힘이 패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여권 내 경기도지사 패인을 둘러싸고 많은 공방이 오가는 상황이다. <시사오늘>은 ‘강용석 변수’를 중심으로 정계 복귀에서 출마까지 지난 두 달간의 일지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3월 31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도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4월 4일에는 강용석 후보가 경기 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사심 없는 경기도지사가 되겠다. 경기도가 대선 패배자의 불펜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기도민과 함께 거부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강 후보는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2010년 아나운서 비하 발언 등으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제명된 바 있다. 

4월 5일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강 후보의 재입당을 승인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당헌·당규를 토대로 제명 처분을 받은 자는 5년 이내 재입당할 수 없지만 강 후보는 제명된 지 12년이 지나 요건에 부합한다고 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날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다음 날인 4월 6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4월 7일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강용석 후보의 복당안을 불허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 후보의 복당안에 대해 “최고위원들 의사를 묻기 위해 투표했고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어 투표 세부 결과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다. 다수인 것만 알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복당 부결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이미 다 최고위원들이 각자 입장을 갖고 계실 것이라 생각해서 상호 토론은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지 못하게 된 강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4월 9일에는 이준석 대표가 강용석 후보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강 후보가 복당을 시켜주면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한 영상을 지우고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4월 2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국민의힘 경기지사 경선 결과, 김은혜 후보가 현역 의원 감산점 5%를 반영하고도 52.67% 지지를 얻어 유승민 전 의원(44.56%)을 꺾고 최종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60.31% 지지율을 얻어 김은혜 후보(39.7%)를 앞섰으나 당원 여론을 반영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28.82% 지지율을 얻어 71.18% 지지를 받은 김은혜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4월 25일 김동연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2일 열린 KBS 토론회에서 강용석 후보는 김동연·김은혜 후보 공약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 연합뉴스

5월 6일 강용석 후보는 본인을 제외한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는 토론회 초청 대상”이라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5월 9일 수원지법 민사31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강 예비후보가 5.6%의 평균 지지율을 얻어 후보자 초청 기준을 충족했다”며 “강 예비후보를 제외한 채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김동연·김은혜 후보가 녹화한 토론회는 방송이 무산됐다.

5월 12일 열린 KBS 토론회에서 강용석 후보는 김동연·김은혜 후보 공약을 두고 “사골도 아니고 옛날 공약을 우리고 또 우린 듯이 너무 비슷하다”며 “두 후보 모두 수원 군공항 이전, 과천경마장 이야기를 하는데 군공항 이전은 제가 출마할 때 발표한 것”이라며 원작자 표시를 요구했다. 또 강 후보는 김은혜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하이퍼 루프의 비현실성과 김동연 당선인의 과거 ‘택시 기사 폭행’ 의혹 등을 제기해 공세를 퍼부었다. 

5월 14일 강용석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우파 후보 단일화를 원한다“며 양자 TV 토론 3회 실시, 당적을 뺀 후보 이름만 넣어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결과에 따라 승복하고 선거운동에 적극 협력할 것을 제시했다.

5월 17일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는 페이스북에 “어느 누구에게도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관련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으며 단일화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과의 단일화는 검토도 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5월 18일 안철수 분당갑 보궐선거 후보는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을 한 것에 대해 “강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3∼5%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건 실체가 있는 것”이라며 “승패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 후보가 좀 더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 입장을 표했다.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전북대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안 당선인의 단일화 관련 발언에 대해 “(당과) 다른 메시지를 내려면 상의했으면 좋겠다”며 “그럴 거면 선대위원장을 하셨어야 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5월 22일 안철수 후보는 MBN <시사스페셜> 생방송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여권 후보들은 하나 돼 나오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한 구도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며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도 예전에 경험은 있지만 결국은 후보자의 결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은혜 후보는 4월 말 강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지켜야 할 선을 지킬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으나 5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조금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변화된 스탠스를 취했다. 그러면서 “당원, 국민 여러분이 저를 선택해 주셨기 때문에 저의 정치적 결정을 혼자 할 수는 없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자리인 만큼 당원의 뜻을 수용한다”는 취지로 여지를 남겼다. 

5월 23일 SBS에서 방송된 경기도선거방송토론회 주관 TV 토론회에서 강용석 후보는 김은혜 후보의 남편 건물 재산누락 의혹을 제기했고,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의 KT 전무 시절 신입사원 공채 부정 청탁 의혹,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거액 후원금 보도를 두고 공격했다.

또 같은 날 강용석 후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26일 방송되는 경기지사 초청 토론회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틀 뒤인 25일에는 “경기지사 선거 득표율 10% 넘으면 창당을 약속”한다며 신당 계획을 시사했다. 

결과적으로 27~28일 사전투표일 기간 뒤 강용석 후보는 본 선거인 6월 1일 0.95% 득표를 얻으며 완주했고 김은혜 후보는 불과 8913표 차로 낙선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 대표는 2일 김은혜 후보의 낙선 원인 중 하나로 ’강용석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를 꼽는 일부 주장과 관련해 “김은혜 캠프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과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며 “이 분은 무조건 이준석 대표 모르게 진행해야 한다, 이 대표는 강 후보와 단일화를 반대하기 때문에 비밀리에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은혜 캠프가 이 대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했다”고 주장했다.

“나는 강용석의 명예회복 이외에는 어떠한 조건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단일화를 추진했다”며 “하지만 강용석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무조건적인 단일화에 반대했다. 이렇게 몰래 저의 뒤통수를 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 캠프 권유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김은혜 측이 단일화 협상을 파기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또 다른 내막을 공개했다. “김세의 전 후원회장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김은혜 측과 단일화 협상을 이어갔다”며 “28일까지 이어간 단일화 협상에서 저희 후보 측이 제시한 조건은 ‘공동선대위원장’ 단 하나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공동선대위원장 하나만 조건으로 걸고 단일화를 시도했다”며 “28일 김은혜 캠프 측으로부터 최종 거부 의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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