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박근혜 만난 자리에서 정운찬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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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박근혜 만난 자리에서 정운찬 얘기?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8.22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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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찾아온 朴에게 ˝애국심 없다˝… 鄭 세종시 발언 떠올라 ´눈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애국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대선후보 당선 인사차 22일 상도동 자택을 찾은 박근혜 후보에게 "내가 전직 대통령의 한 사람으로 언제나 우리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예전에는 정치를 할 때 애국심이라는 말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애국심 갖고 무엇을 한다는 말이 이제 없어졌다"며 "정치인이 애국심이라는 말을 안 쓰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도 밝혔다.

YS의 이날 발언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그동안 세종시와 관련해 한 발언과 매우 비슷하다. 특히 정 전 총리가 최근 YS와 친밀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 전 총리는 얼마전 한 방송에 출연,  "박 후보가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할 때에는 애국심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했다"며 '애국심' 얘기를 꺼냈다.

그는 또, "세종시를 더 좋게 만들려면 기업도시, 문화도시, 교육도시, 과학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박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정말 안타까웠다"면서 "(박 의원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좋은 덕목이라도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옳지 못하게 한 것 같아 실망했다"고 전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010년 세종시 정국 당시에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역사인식과 애국심이 있다면 과거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세종시 원안을 지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애국심' 얘기를 한 바 있다.

▲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뉴시스
앞서, 지난 달 11일 김 전 대통령은 박 후보를 '칠푼이'에 비유했다.

YS가 이처럼 박 후보를 칠푼이라고 표현한 이유 중의 하나로 YS의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재미 좀 봤다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 남북통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주도하에 망국적인 수도분할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을 꼽았다. 김 전 부소장도 이날 면담 자리에 배석,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을 종합할 때 이날 YS의 '애국심' 발언은 박 후보의 그 간 세종시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YS의 '애국심' 발언에 "김 전 대통령의 말대로 정치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애국심"이라며 "애국심이 바탕이 돼야 모든 것을 사심없이 할 수 있다. 그 마음이 바로 안 서면 하는 일마다 국익을 해칠 수 있고 국민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고만 답했다. 단순히 원론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을 축하한다"면서 "앞으로 많은 산을 넘으셔야 할 텐데 하여튼 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나라가 참 어렵다"며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려운 때니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중요한데 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박 후보가 "앞으로 열심히 해서 통합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김 전 대통령은 "그러세요. 나도 관심이 많다. 열심히 하시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배석한 이상일 캠프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08년 10월1일 김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옹 타계 당시 박 후보의 조문 이후 근 4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너무 늦게 정치 대선배를 찾았다'고 비판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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