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처럼 장거리?…제주항공은 단거리로 ‘존버’한다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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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처럼 장거리?…제주항공은 단거리로 ‘존버’한다 [현장에서]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6.07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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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제주항공, 원가경쟁력과 재무건전성으로 국내 업계 2위 도약"
"B737-8 40대로 기종 단일화…흑자 전환, 올해는 어려울 듯"
"유상증자·영구채로 자본잠식 우려 해소…화물 수익 충분히 가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7일 제주항공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김이배 대표이사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제주항공이 잘할 수 있는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제공
7일 제주항공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김이배 대표이사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제주항공이 잘할 수 있는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제공

“(전 세계적으로) LCC가 장거리에 도전해 성공한 경우는 없다. 한국의 항공 시장 역시 LCC의 장거리 진출 성공 가능성을 담보해줄 만한 특별한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 ‘고려해보겠다. 나중에 하겠다’고 모호하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성 없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기존 단거리 경쟁력에 충실해서 지금의 ‘LCC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김이배 대표

제주항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략으로 비도진세(備跳進世)를 내세웠다. 도약을 준비해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원가경쟁력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항공기 ‘B737-8’을 중심으로 LCC(저비용항공사) 선두에 서겠다는 계획이다.

7일 제주항공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김이배 대표이사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제주항공이 잘할 수 있는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설립 이래 최초로 대형기(A330-300)를 도입하면서 장거리 취항에 도전한 티웨이항공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장거리 도전? NO…B737-8 단일 기종으로 원가 절감할 것”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LCC 핵심 사업인 단거리 운항과 원가 절감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중단거리 노선 수요를 복원하는 게 1차 목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공룡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2위 사업자로 도약하는 게 제2차 목표다. 

우선 제주항공은 B737-8 40대 위주의 단일 기종 정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기재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일 기종 항공기를 대량 구매할 경우 항공기 제조사에서 할인율을 높여주는 데다 정비·운항 스케줄 관리에도 용이해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게 제주항공의 설명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737-8 4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해당 기종은 운항거리가 기존 항공기 대비 길고, 연비가 14% 정도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B737-8는 기존 기종과 85% 일치해 (정비 시스템을) 대부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정비사는 2주, 운항승무원은 이틀만 교육받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흑자 전환? 어렵다…화물 원가 경쟁력 타기업보다 커"


제주항공은 턴어라운드(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 올해 안으론 어렵고,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무 건전성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턴어라운드(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 올해 안으론 어렵고,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무 건전성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턴어라운드(흑자전환) 시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일본·중국 국제 노선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올해 안으론 어렵고 빨라야 다음해 하반기에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재무 건전성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이 늘었기 때문에 추가 유상증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사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790억 원을 발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연말 결손금 누적에 따른 부분자본잠식 우려를 미리 차단한 셈이다.

김이배 대표는 “오는 2023년 하반기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정상화될 것 같다. 그나마 한국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여행)가 60% 수준으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보다 커서 회복이 빠른 편”이라면서 “2020년과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현재 2200억 원 상당의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영업창출 현금이 과거보다 많아져 유상증자가 당장에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되는 ‘화물 무용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화물 무용론이란 화물 전용 대형기가 없는 LCC들이 화물 사업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전자상거래 화물 수요는 지속된다. 제주항공은 화물 사업에서 이미 정비 운항과 승무원 등 인프라와 기단을 갖추고 있어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며 "또한 40대 단일 기종으로 일정 기단을 꾸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도 있어 에어인천(화물 전문 항공사)보다 원가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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